이번 연휴가 길었다 보니 몸과 마음이 편해 온갖 잡생각이 찾아왔다.
연휴 끝에 월요병처럼 병이 도져버렸다.
출근 전 날 밤, 누워 생각했다.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이 평범한 삶을 매일 반복하며 늙어가는 게 무슨 의미인가.
열심히 일하며 자식들 뒷바라지한 후 넉넉지 않은 노년을 맞이할 텐데..
맨몸으로 왔다가 수의 하나 건지고 가는 세상일 테지.
그리 뒤척이다가도 잠도 잘 못 자고.
다음날 아침 맞이한 오랜만의 출근길.
밀린 일들을 하나씩 쳐내고 보니 벌써 오후 5시.
연휴 동안 고생한 알바들에게 회삿돈으로 급여를 정산해 줬는데,
나에게 고맙다고 하니 머쓱해서 나도 역시 고맙다고 말했다.
오고 가는 좋은 말들 속에서 조금 행복해졌다.
저녁에는 연휴 동안 못했던 운동을 하러 헬스장으로 갔다.
평소에 하던 무게인데 좀 가볍다.
유산소를 해도 숨이 차지 않았다.
스트레칭을 하는데, 몸이 잘 접혔다.
발전한 몸 때문에 또 조금 행복해졌다.
그래, 조금씩이라도 행복하니 사는 거지.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살 맛 나지.
아직은 내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니 좋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