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13

감사일기

by 심쓴삘

신랑이 여권을 수령하는데 따라갔다.

기다리는 동안 구비된 여러 서식들을 보는데,

이혼신고서도 있었다.


이혼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쓰는 것.

서로의 주소와 이름을 쓰고, 친권자를 정하고.

아직은 이 서식을 사용하지 않아 감사하다.


저녁에 셰프님이 꼴레뇨를 챙겨주셨다.

셰프님의 화이트소스가 똑 떨어지자마자

입 짧은 둘째는 젓가락을 놔버렸다.

덕분에 첫째가 촉촉 바삭한 껍질을 독차지했다.

신랑과 나는 쫀득한 순살을 맥주와 삼켰다.

나도 껍질, 좋아하는데.

첫째가 손가락 한마디만큼 껍질을 줬다.

참. 감. 사. 하. 다.


내일을 마지막으로 첫째 담임선생님이 출산휴가를 떠난다.

그래서 반친구들끼리 파티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러니 6시에 일어나 아침을 차려달라고 한다.

뭔가에 저리 설렐 수 있다는 게 참 부러웠다.

옆에서 보면서 나도 함께 행복했다.

공유해 줘서 고마워!


오늘도 평균적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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