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비둘기를 봤다.
자주 만나지만,
오늘 아침엔 왠지 지그시 계속 보고 싶어졌다.
버스 하나를 보내고,
비둘기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봤다.
지그재그로 걷다가 원으로 걷기도 하고.
스티로폼 알갱이를 먹이로 착각해 삼키기도 했다.
목적지를 정해도 가기까지는 어렵겠다 싶었다.
하긴, 목적지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이 추운 날씨에,
쯧쯧..
출근한 후에도 비둘기가 계속 생각났다.
비둘기가 직진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검색해 봤다.
비둘기의 뇌는 비행에 최적화되어 있고 보행은 보조적이라고.
참, 새는 날 수 있지..
비둘기는 하늘을 날며,
저 짧은 거리도 못 날아서
이 추운 날에 버스를 기다리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볼지도.
비둘기가 먹는 스티로폼 알갱이나
내가 먹는 미세 플라스틱들이나.
너보다도 전혀 나을 것 없는 나인데,
어쭙잖은 자만심으로 내려다봐 미안하다.
다른 삶 말고 내 삶에나 충실하자!
고맙다, 비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