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며칠간 우울의 터널에 있었다.
우울이라는 게 빠질수록 끝이 없었다.
나쁜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무는 게 신기할 정도.
빛이 들어올 틈 없는 어둠의 연속.
우울이라는 게 내 삶을 좀먹고 있는 게 느껴졌다.
벗어나고자 극한의 노력을 했다.
매장지원을 무사히 끝내서 감사하고.
새로 입고된 맥주를 가장 먼저 맛볼 수 있어서 감사하고.
쇼케이스 스티커가 한 번에 제거돼 감사하고.
작은 일 하나하나에 감사함을 느끼려 노력했고,
일부러라도 웃어보려 노력했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멈추고,
우울이 다가옴을 느끼면 몸을 더 움직였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니
비로소 중정에서 빛나고 있던 트리가 눈에 들어왔다.
트리가 설치된 지 며칠 됐는데, 이제야 보였다.
빛이 들어올 틈이 생겼다.
사람이 마음을 어떻게 먹는지,
어떻게 먹기 위해 노력하는지에 따라
인생은 다르게 느껴진다.
터널이 끝나,
참 감사하다.
행복하다, 지금 주어진 삶이.
누릴 수 있을 때 누리고 즐겨야 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