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우연히 택배 기사님들의 일상에 관한 다큐를 봤다.
기계 같은 정확함과 로봇 같은 체력에 감탄이 나오고
가슴속에 품은 소설 같은 사연들에 홀리게 됐다.
더 알고 싶어, 도서관에서 택배 관련책을 빌렸다.
잘 나가는 자리에서 추락 후 택배를 하며 심신과 인생을 치유한 이야기,
만화가를 준비하며 까대기를 하다 까대기를 만화로 그린 이야기.
(이 만화 이름은 '까대기'(이종철 만화가)이다.)
좁은 골목 끝에 있던 빌라에 살던 시절,
택배 도착시간은 늘 늦었고,
명절시즌이면 하루 이틀 더 늦었었다.
매월 시댁에서 오는 아이스박스가 터져서 불만이었고,
분실되면 반드시 보상을 받겠다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었다.
물론, 소비자로서 요구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
하지만 이 책들을 읽고 나니,
사람이 하는 일인걸 좀 더 이해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달받는 자체로 감사한 일이다.
저 만화 끝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닿아 적어본다.
"모두들 몸도 마음도 파손주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