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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7탄)친아들을 납치한 전남편

XX해주면 돌려주겠다는데...

by 아들딸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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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a8Kv0GFRQ34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서른여덟 살이 된 김미영이라고 합니다. 오늘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야기는 정말 믿기 어려우실 거예요. 저도 당시에는 이런 일이 제게 일어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결말은... 정말 속이 시원하거든요.

혹시 이혼하고 나서도 전 남편이 계속 괴롭히는 분들 계시죠? 아니면 양육비도 안 주면서 면접교섭권만 악용하는 전 남편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 오늘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시면 정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스물두 살 때였어요. 대학교 4학년이었는데, 과 선배였던 박정훈이라는 남자와 만나게 됐거든요. 저보다 네 살 위였고, 당시에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첫 만남이 좀 특별했는데요. 과 MT에서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토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다른 남자애들은 다 피하는데, 정훈이만 제 머리를 잡아주면서 등을 쓸어주더라고요.

"괜찮아? 물 좀 마셔."

그때 정말 고마웠어요. 그 이후로 자주 만나게 됐고, 졸업하고 나서 바로 결혼했거든요.

신혼 초에는 정말 행복했어요. 정훈이가 가정적이고 책임감도 강했거든요. 결혼하고 5년 동안은 정말 좋았어요.

"여보, 오늘 뭐 먹고 싶어?"

"음... 미영이가 해주는 건 뭐든 맛있어."

이런 식으로 다정하게 지냈어요. 저도 직장을 다니면서 나름 워킹맘으로 잘 살았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몰랐어요. 아이가 생기면 누구든 적응하느라 힘들잖아요.

현우가 태어난 게 2019년이었는데요. 정말 예쁜 아기였어요. 그런데 신생아는 밤낮이 바뀌어 있잖아요. 저는 낮에 일하고 밤에는 아이 돌보고...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정훈이는 아이가 울어도 꿈쩍도 안 하는 거예요.

"여보, 현우가 울어. 좀 도와줘."

"나 내일 회사 가야 하는데 깨우면 어떡해?"

이런 식으로 나오더라고요. 처음에는 '남편이 밖에서 힘들게 일하니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점점 정도가 심해지더라고요.

한 번은 새벽 두 시에 현우가 갑자기 열이 나서 응급실에 가야 했는데, 정훈이를 깨웠더니 "택시 타고 가"라고 하는 거예요.

"여보, 현우가 아픈데 같이 가줘."

"나 내일 중요한 회의 있어. 너 혼자 갈 수 있잖아."

그때 정말 서러웠어요. 갓난아기를 안고 새벽에 혼자 택시 타고 병원에 갔거든요.

그리고 아이가 좀 크고 나서는 제가 직장을 그만뒀어요. 육아에 전념하려고요. 그때부터 정훈이 태도가 더 심해졌어요.

"내가 돈 벌어오는데 집안일 정도는 당연히 네가 해야지."

설거지, 빨래, 청소, 요리... 모든 게 제 몫이었어요. 정훈이는 집에 와서 소파에 누워서 TV만 보거나 핸드폰만 만지작거렸어요.

"여보, 쓰레기 좀 버리고 와줘."

"왜 낮에 안 버리고 내가 오니까 시키는 거야?"

정말 어이없었어요. 낮에 아이 돌보느라 얼마나 바쁜데요.

"그럼 설거지라도 도와줘."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먹는 밥 그릇을 내가 왜 닦아?"

이런 식이었어요. 저는 점점 지치고 서운함이 쌓여갔어요.

그런 생활이 몇 년 지나다 보니까 정훈이가 예전과 달라진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2022년쯤부터였나?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고, 술냄새도 자주 풍기고...

"여보, 요즘 왜 이렇게 늦어? 현우가 아빠 기다리다가 잠들었어."

"아, 회사 일이 바빠서. 너도 알잖아. 요즘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처음엔 정말 회사 일이 바쁜가 보다 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주말에도 회사에 간다고 하고, 전화해도 안 받고...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상한 게 있었어요. 정훈이가 핸드폰을 예전보다 훨씬 자주 보더라고요. 화장실 갈 때도 가져가고, 심지어 샤워할 때도 들고 들어가더라고요.

"왜 핸드폰을 그렇게 끼고 살아?"

"회사에서 급한 연락이 올까 봐서."

하지만 주말에도, 휴일에도 마찬가지였어요. 회사 연락이 그렇게 급할 리가 없는데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 이상한 건... 정훈이가 옷차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거의 츄리닝만 입고 다녔는데, 이제는 깔끔하게 입고, 향수도 뿌리더라고요.

"새 향수 샀어?"

"아, 회사 후배가 선물로 줬어."

그럴듯했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어요.

어느 날은 정훈이 옷을 빨래하다가 주머니에서 이상한 게 나왔어요. 호텔 영수증이었거든요. 그것도 꽤 비싼 호텔의...

"이거 뭐야? 언제 호텔 갔어?"

"아, 그게... 회사에서 외부 업체랑 미팅이 있어서."

"미팅을 호텔에서 해?"

"응, 그쪽에서 호텔 라운지에서 하자고 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안했어요.

또 다른 날에는 정훈이가 전화받는 걸 우연히 들었는데요.

"응... 나도 보고 싶어... 내일은 안 될 것 같고... 모레는 어때?"

목소리 톤이 평소와 다르더라고요. 좀 더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이었어요.

"누구랑 통화했어?"

"회사 동료야. 프로젝트 관련해서."

하지만 프로젝트 관련 통화치고는 너무... 애정 어린 목소리였어요.

그런 일들이 계속 쌓이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정훈이를 의심하게 됐어요. 혹시 다른 여자가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확실한 증거도 없고, 혹시 제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에 정말 결정적인 순간이 왔어요. 2023년 여름이었는데요. 정훈이가 샤워하러 들어간 사이에 핸드폰에서 카카오톡 알림이 울렸어요.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텐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화면을 봤어요. 발신자가 "지영♥"이었거든요.

"오빠, 오늘 밤에도 만날 수 있어? 보고 싶어 죽겠어 ㅠㅠ"

그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됐어요. 정말 바람을 피우고 있었던 거예요.

정훈이가 샤워에서 나와서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급하게 뭔가 답장을 보내더라고요. 그리고 저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하고요.

저는 그날 밤 잠을 한 잠도 못 잤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바로 따져물어볼까? 아니면 더 확실한 증거를 찾아볼까?

결국 저는 정훈이 핸드폰을 몰래 확인하기로 했어요. 며칠 후 기회가 왔어요. 정훈이가 현우랑 공원에 나간 사이에 집에 핸드폰을 두고 간 거예요.

패스워드를 입력했는데... 다행히 맞았어요. 정훈이는 현우 생일로 패스워드를 설정해둔 상태였거든요.

카카오톡을 확인하는 순간, 정말 충격이었어요. "지영♥"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과도 대화를 하고 있었거든요.

"자기야, 어제 정말 좋았어. 또 언제 만날까?"

"미영이한테는 야근이라고 했으니까 괜찮아."

"우리 아기,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

정말 토가 나올 것 같았어요.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었다는 거예요.

그날 밤 정훈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저는 핸드폰을 들이밀었어요.

"이게 뭐야?"

"뭐가?"

"이거 말이야. 지영이, 수진이, 혜리... 이게 다 뭐야?"

정훈이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라고요.

"여보, 이거는..."

"이거는 뭐야? 회사 동료들이랑 '자기야'라고 해? 호텔에서 만나?"

그날 저희는 정말 처절하게 싸웠어요. 정훈이는 처음엔 부인하다가 결국 인정하더라고요. 하지만 용서해달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저한테 잘못이 있다고 하는 거예요.

"너도 좀 반성해봐. 결혼하고 나서 너 얼마나 변했는데? 맨날 애 얘기만 하고, 나한테는 관심도 없고."

"뭐? 내가 언제?"

"맞잖아. 예전엔 그렇게 예뻤는데 지금은... 화장도 안 하고, 옷도 대충 입고."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자기가 바람을 피워놓고 제 탓을 하다니. 그날 저는 정말 많이 울었어요.

저는 도저히 참지못해서 말했어요.

"그럼 이혼하자."

"뭐?"

"이혼해. 나 더 이상 못 살겠어."

"야, 김미영. 너 정말 후회할 줄 알아. 나 없으면 너 뭐야? 아무것도 아니잖아."

정말 독하게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이미 마음을 굳혔어요.

이혼 과정은 정말 지옥이었어요. 정훈이가 양육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거든요. 사실은 양육비를 안 주려고 그런 거였는데 말이죠.

결국 1년 넘게 법정 다툼을 했어요. 정말 같이 살며 사랑했던 사람 맞나 싶도록 더럽고 치사한 진흙탕 싸움이었죠.

"미영이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습니다."

"미영이는 경제능력이 없습니다."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정훈이 측에서 이런 식으로 나왔어요. 정말 기가 막혔어요. 자기는 바람피우면서 아이한테는 아버지가 필요하다니요.

하지만 다행히 정훈이의 불륜 증거가 확실했고, 제가 주 양육자였다는 것도 입증됐어요. 결국 2024년 초에 이혼이 확정됐고, 현우는 제가 키우게 됐어요. 양육비는 월 50만원으로 정해졌고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어요.

정훈이가 양육비를 제때 안 주는 거예요. 처음에는 한두 주 늦게 주더니, 나중에는 한 달씩 밀리고... 급기야 세 달째 안 주더라고요.

"정훈아, 양육비 언제 줄 거야?"

"돈이 없어. 요즘 사업이 안 돼."

"사업은 무슨 사업이야? 너 회사 다니잖아."

"회사 그만뒀어. 지금 사업 준비 중이야."

거짓말인 건 뻔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계속 다른 여자들이랑 놀아나느라 돈이 없었던 거더라고요.

양육비 지급명령까지 신청했지만, 정훈이는 "정말 돈이 없다"는 식으로 버티고 있었어요.

그래도 면접교섭권 때문에 한 달에 두 번은 현우를 보내줘야 했어요. 법원에서 정한 거라서요.

현우는 처음에는 아빠 보러 가는 걸 좋아했어요. 아직 어리니까 아빠가 왜 나쁜 사람인지 모르잖아요.

"엄마, 아빠가 치킨 사준대!"

"그래? 재미있게 놀고 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우가 아빠한테서 돌아올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더라고요.

"현우야, 아빠랑 뭐 했어?"

"아빠는 어떤 이모랑 계속 놀았어. 나는 혼자 핸드폰만 봤어."

정말 화가 났어요. 아이를 데려가서는 방치하고 자기는 여자들이랑 노는 거예요.

한 번은 현우가 울면서 돌아왔어요.

"엄마, 아빠가 이모랑 키스했어. 그리고 나보고 말하지 말라고 했어."

그때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일곱 살 아이 앞에서 그런 짓을 하다니...

정훈이한테 전화했어요.

"현우 앞에서 그러지 마."

"뭘 어쩌라고? 나도 만날 사람 있어."

"그럼 현우 없을 때 만나든가."

"너 혹시 지금 질투하냐? 와이프도 아닌데 왜 간섭해?"

정말 적반하장이었어요.

그 이후로 현우가 점점 아빠를 만나기 싫어하기 시작했어요.

"엄마, 나 아빠한테 안 가면 안 돼?"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빠가 무서워. 자꾸 화내고... 그리고 낯선 이모들이 너무 많아."

현우가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던 중에 올해 추석이 됐어요. 9월 28일이었는데, 정훈이가 현우를 데려간다고 하더라고요.

"추석이니까 현우랑 성묘도 가고 싶고."

"성묘는 좋은데, 시간 꼭 지켜. 저녁 7시까지 데려다 줘."

"알았어."

사실 저는 보내주기 싫었어요. 하지만 법원에서 정한 면접교섭권이니까 어쩔 수 없었죠.

그날 오후 2시에 현우를 보내줬어요. 현우는 새 옷을 입고 나름 신나 보였거든요.

"엄마, 다녀올게!"

"응, 조심히 다녀와. 무슨일 있으면 엄마한테 바로 전화해."

"알았어!"

그런데 7시가 됐는데도 현우가 안 오는 거예요. 정훈이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고요.

8시, 9시... 시간은 계속 지나가는데 연락이 안 되는 거예요.

10시쯤 되니까 정말 불안해지더라고요. 혹시 사고라도 났나 싶어서요.

정훈이 친구들한테도 전화해봤는데 아무도 모르겠다고 하고. 정훈이 어머니한테도 전화해봤지만 "우리도 모른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다음날까지 연락이 안 됐어요.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이 사람이 진짜 미쳤나? 아이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

저는 잠도 못 자고 미친 사람처럼 돌아다니면서 현우를 찾았어요. 정훈이가 자주 가던 pc방, 노래방, 당구장... 생각나는 곳은 다 찾아다녔어요.

그 다음날 오후에 드디어 정훈이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현우는 잘 데리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뭐? 지금 어디 있어? 당장 현우 데려와!"

"미영아, 우리 다시 얘기해보자."

그 순간 깨달았어요. 이 사람이 현우를 인질로 잡고 뭔가 요구를 하려는 거구나.

"무슨 소리야? 당장 현우 어디 있는지 말해!"

"나도 현우 아빠야 내가 설마 애를 어떻게 하겠어? 나도 그동안 현우 많이 보고싶었단 말이야."

"지금 장난해? 현우 당장 데려와!"

정훈이는 전화를 끊었고 바로 전원을 꺼버리더라고요.

정말 기가 막혔어요. 이 사람이 지금 아이 납치범이 된 거예요.

저는 바로 경찰서로 달려갔어요.

"신고할 게 있습니다. 제 전남편이 아이를 납치했어요."

"아, 그런데... 전남편분이면 친아버지시잖아요? 면접교섭권도 있으시고..."

"면접교섭 시간은 이미 끝났어요. 어제 저녁 7시까지였거든요. 그리고 지금 아이를 데리고 협박을 하고 있어요."

경찰도 처음엔 민사 문제라며 소극적이었어요. 하지만 정훈이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니까 그제서야 수사를 시작하더라고요.

그런데 정훈이는 정말 교활했어요. 계속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잡히지 않으려고 하는 거예요.

3일째 되던 날, 드디어 정훈이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미영아, 내 얘기 좀 들어봐."

"당신 미쳤어? 현우 바꿔봐. 애는 괜찮아?"

"나 현우 아빠야. 내가 현우를 위험하게 할 것 같아?"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어? 지금 당장 현우 어디 있는지 말해!"

"내 말도 좀 들어봐. 내가 오죽하면 이러겠어?"

"이유가 뭔데?"

"나... 양육비 좀 깎아줘."

"뭐?"

그 순간 정말 머리가 하얗게 됐어요.

"50만원도 지금 내한테는 너무 큰돈이야."

"지금 양육비 때문에 애를 납치한 거야?"

"나 정말 힘들어서 그래."

"당신 정말 제정신이 아니구나."

"양육비를 월 20만원으로 줄여줘. 그럼 현우 돌려줄게."

"당신 지금 미쳤어? 그게 말이 돼?"

"나도 먹고살기 힘들어. 50만원은 너무 많아."

"그럼 법원에 가서 조정 신청해. 왜 아이를 데려간 채로 협박해?"

"어쨌든 내 조건 들어주면 현우 돌려줄게."

저는 정말 이성의 끈이 끊어질 것 같았어요. 현우 생각에 숨도 제대로 안 쉬어지더라고요.

다행히 경찰이 정훈이를 찾았어요. 저와 통화를 하는 사이 기지국 추적을 통해 서울 근교의 어떤 모텔에서 찾아낸 거예요.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어요.

"아이를 찾았습니다. 지금 조사 중이니까 와주세요."

저는 바로 경찰서로 달려갔어요. 현우를 만나는 순간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엄마!"

"현우야!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현우는 3일 동안 정말 무서웠나 봐요. 제 품에서 한참을 울었어요.

"엄마, 아빠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해서... 무서웠어."

"이제 괜찮아. 엄마가 있으니까."

정훈이는 조사받고 있었는데, 저한테 보자고 하더라고요.

"미영아, 내가 잘못했어. 현우를 위험하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

"이건 납치야, 납치! 당신 지금 범죄자라고!"

"그냥... 양육비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부담스러우면 법정에서 얘기해야지, 왜 아이를 데리고 협박해?"

정훈이는 결국 미성년자 납치 혐의로 기소됐어요. 비록 친아버지지만 정해진 시간을 넘겨서 아이를 데리고 다닌 건 명백한 범죄였거든요.

그런데 정훈이가 조사받는 과정에서 알고 보니까 이 사람이 사업을 한다고 했던 게 다 거짓말이었어요.

실제로는 어떤 여자랑 동거하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룸살롱 사장이더라고요. 경찰이 정훈이 휴대폰을 조사하다가 알게 된 건데, 그 여자 사업 자금을 대주느라 돈을 다 쓰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양육비 줄 돈이 없었구나."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자기 아들 양육비는 안 주면서 다른 여자 사업 자금은 대주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법원에서 정훈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고 보니까, 정훈이가 숨겨둔 재산이 있었던 거예요.

이혼할 때 재산 분할하면서 정훈이가 "돈이 없다, 빚만 있다"고 했었잖아요. 그래서 저도 별로 받은 게 없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정훈이 명의로 된 아파트가 하나 더 있었고, 주식도 몰래 사둔 게 있었던 거예요. 총 3억 정도 되더라고요.

이혼할 때 이걸 숨겼던 거죠.

제 변호사가 이 사실을 알고 바로 재산 은닉 혐의로 추가 고발했어요.

"박정훈 씨, 이혼할 때 재산 숨기셨네요? 이것도 범죄예요."

정훈이는 이제 아이 납치에 재산 은닉까지 두 가지 혐의를 받게 됐어요.

법원에서는 정훈이한테 벌금 500만원과 집행유예를 선고했어요. 그리고 숨겨둔 재산의 절반인 1억 5천만원을 저한테 추가로 주라고 했고요.

또한 앞으로 면접교섭권은 제한적으로만 허용한다고 했어요. 월 1회, 2시간만, 그것도 제가 동의하는 장소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요.

정말 속이 시원했어요.

모든 절차가 끝나고 법정에서 나오는데 어떤 여자가 저한테 다가오더라고요.

"혹시... 박정훈 씨 전 부인이세요?"

"네, 그런데요?"

"저는 김소희라고 하는데... 박정훈 씨랑 같이 살고 있는..."

아, 그 룸살롱 사장이었어요.

"저한테 할 말이 있어서요. 커피 한 잔 할까요?"

호기심이 생겨서 따라갔어요.

카페에서 그 여자가 말하길, 정훈이가 자기한테도 거짓말을 했다는 거예요.

"박정훈 씨가 저한테 이혼 이유를 완전히 다르게 얘기했어요. 부인분이 바람을 피워서 이혼했다고 하면서, 자기는 피해자라고..."

"뭐라고요?"

"네. 그래서 저도 박정훈 씨를 불쌍하게 생각했던 거예요.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완전히 반대였더라고요."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이 남자가 다른 여자한테까지 거짓말을 했던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알려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요?"

"박정훈 씨가 제 가게 돈을 빼돌렸어요."

"네? 빼돌렸다고요?"

김소희는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갔어요.

"제가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는데, 박정훈 씨가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해서 통장이랑 카드를 맡겼거든요. 그런데 며칠 전에 확인해보니까 2천만원이 없어진 거예요."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이 남자가 저한테만 그런 게 아니었던 거예요.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하실 거예요?"

"저도 고소할 예정이에요. 업무상 횡령죄로요.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다른여자들과 희희낙락 거리고 있더라구요. 혹시 필요하시면 제가 박정훈 씨 다른 여자들 만나는 증거들 드릴수 있어요. 제가 몰래 찍어둔 사진들이랑 녹음 파일들이요."

김소희는 휴대폰을 꺼내서 사진들을 보여줬어요. 정훈이가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자랑 호텔에 들어가는 사진, 고급 레스토랑에서 데이트하는 사진들이 있었어요.

"이 여자들 말고도 더 있어요. 박정훈 씨가 정말 말도안되는 바람둥이더라고요."

그 순간 저한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좋아요 소희씨, 이 증거들 저한테도 보내주세요"

집에 와서 현우를 재우고 나서,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았어요. 김소희가 보내준 증거들을 다시 자세히 보니까, 정말 충격적이더라고요.

정훈이가 만난 여자가 한두 명이 아니었어요. 최소 5~6명은 되는 것 같았고, 그 중에는 기혼 여성도 있었어요.

그때 저한테 계획이 하나 떠올랐어요. 정훈이가 제게 한 짓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거였어요.

우선 정훈이가 바람피운 여자들의 남편들이나 가족들한테 익명으로 증거를 보내기로 했어요.

첫 번째는 중견기업 임원의 부인이었어요. 회사 홈페이지에서 이메일 주소를 찾아서 익명 메일을 보냈죠.

"안녕하세요. 귀하의 부인이 박정훈(43세)이라는 남자와 불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사진과 카톡 내용까지 함께 보냈어요.

두 번째로는 정훈이가 다니던 회사에 내부 고발을 한 거예요. 김소희가 준 증거 중에 정훈이가 회사 법인카드로 여자들이랑 유흥비를 결제한 내역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치명적인 걸 준비했어요. 정훈이 어머니한테 편지를 보낸 거예요.

시어머니는 정훈이를 정말 아끼셨거든요. 아들이 바람을 피우고 아이까지 납치했다는 걸 알면 얼마나 실망하실까...

일주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정훈이한테서 화가 난 전화가 왔거든요.

"야, 김미영! 너 뭔 짓을 한 거야?"

"무슨 소리야?"

"다른 사람들한테 내 사진 보낸 거 너지? 너 미쳤어?"

"나 왜 그런 짓을 해?"

"그럼 누가 그랬어?"

"나 몰라. 네가 그동안 한 짓이 워낙 많으니까 누군가 복수하는 거 아니야?"

그 다음날에는 더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20대 여자의 남자친구가 정훈이를 찾아온 거예요. 김소희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목소리가 재밌어 죽겠다는 듯이 말하더군요

"미영씨, 박정훈 진짜 큰일났어요. 어떤 남자가 우리 가게로 와서 박정훈을 찾는데, 진짜 무섭게 생겼어요. 조폭같아요."

"어머머 그래서요?"

"자기 여자친구랑 바람피운 놈을 찾는다고... 박정훈이 지금 화장실에 숨어있어요."

정말 속이 시원했어요. 정훈이가 화장실에 숨어있다니요.

이틀 후에 가장 큰 폭탄이 터졌어요. 정훈이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온 거예요.

"미영아, 너 보내준 편지 받았어."

"아, 네..."

"정훈이가... 정말 그렇게 한 거야?"

시어머니 목소리가 정말 실망스러워 보였어요.

"네, 어머님. 다 사실이에요."

"그리고 현우까지... 진짜 납치했다고?"

"네... 3일 동안 연락도 안 되고... 정말 무서웠어요."

"이런...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시어머니는 그날부터 정훈이한테 연락을 끊으셨다고 해요. 나중에 알았는데, 정훈이가 어머니한테 매달리면서 용서해달라고 했지만 시어머니는 "니가 내 아들이 맞나?"하면서 쫓아내셨대요.

그리고 일주일 후, 정훈이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연락이 왔어요. 정훈이가 법인카드로 유흥비를 결제한 게 발각돼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정훈이는 회사에서도 쫓겨났어요.

정훈이는 완전히 몰락했어요. 직장도 잃고, 여자친구들도 다 떠나고, 어머니한테도 버림받고...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현우 마음이었어요. 현우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하는 말이, "엄마, 오늘 아빠한테서 전화 왔었어."

저는 현우를 무릎에 앉히고 말했어요.

"현우야, 아빠가 현우한테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

현우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어요.

"응. 아빠는 나쁜 사람이야."

정훈이한테 문자를 보냈어요.

"현우가 당신 만나기 싫어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연락하지 마세요."

정훈이한테서 바로 전화가 왔지만 저는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한 달 후, 김소희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미영씨, 박정훈이 고향으로 내려갔다고 해요."

정훈이가 결국 서울을 떠난 거였어요.

6개월 후, 정훈이의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사람이 연락을 했어요.

"정훈이가 지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우울증이 심해져서 입원까지 했었어요."

정훈이가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망가진 거였어요.

"정훈이가 자신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고 해요. 특히 현우에게 상처를 준것에 대해서 정말 후회하고 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저는 복잡한 기분이었어요. 정훈이가 망가진 걸 보니까 속은 시원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허무하기도 했어요.

그날 저녁, 현우가 물어보더라고요.

"엄마, 아빠는 지금 뭐 해?"

"아빠는... 자기가 잘못한 걸 후회하고 있어."

"아빠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해?"

"응, 그런 것 같아."

현우가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어요.

"그럼 됐어. 나한테는 엄마만 있으면 돼."

그 이후로 정말 평온한 일상이 시작됐어요. 정훈이한테서 받은 재산 분할금 1억 5천만원으로 전세집을 구했고, 현우는 새 학교에서 잘 적응했어요.

저도 정규직 일자리를 구했고, 경제적으로 안정됐어요. 무엇보다 매일 눈치 볼 일이 없어서 마음이 편했어요.

1년 후, 정말 뜻밖의 곳에서 정훈이 소식을 듣게 됐어요. 현우 학교 학부모 중 한 분이 "박정훈 씨가 경기도 쪽으로 이사를 온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많이 초라해 보이시더라고요"라고 했어요.

몇 주 후, 정말로 정훈이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목소리가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예전의 건방진 톤은 완전히 사라지고 되게 조심스럽고 약해진 느낌이었어요.

"현우는... 어떻게 지내?"

"잘 지내. 당신한테는 관심 없지만."

"그럴 줄 알았어... 미영아, 나 정말 미안해."

"지금 와서 미안하다고 하면 뭐가 달라져?"

한참 침묵이 흘렀어요.

"미영아, 나... 현우한테 용서받고 싶어."

"안됐지만. 현우는 당신을 무서워해. 아이를 더 이상 혼란스럽게 하지마"

정훈이 목소리에서 울음 섞인 소리가 들렸어요.

"현우한테... 아빠가 정말 미안하다고 전해줘."

그 후로도 정훈이한테서 가끔 연락이 왔어요. 하지만 만나자고 하거나 현우를 보고 싶다고 하지는 않았어요.

2년이 더 지났을 때, 저는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현우는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됐고, 정말 건강하고 밝게 자라고 있었거든요.

저도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했고, 승진도 했어요. 무엇보다 매일 눈치 보지 않고 살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어느 날 현우가 말하더라고요.

"엄마, 우리 가족이 다른 가족들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

현우의 말을 들으니까 정말 뿌듯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훈이에 대한 복수는 정말 완벽했어요. 그 사람은 모든 걸 잃었죠. 직장, 돈, 여자들, 심지어 자기 어머니까지...

하지만 진짜 복수는 따로 있었어요. 바로 현우와 제가 행복해지는 거였어요. 정훈이가 저희를 괴롭혔을 때 원했던 건 저희가 무너지는 거였잖아요. 근데 오히려 저희는 더 강해졌고, 더 행복해졌어요.

김소희한테서 가끔 연락이 오는데, 정훈이는 아직도 혼자 살고 있다고 해요. 새로운 여자도 못 만나고, 경제적으로도 여전히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자업자득이지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현재 저는 38살이고, 현우는 12살이에요. 저희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작년에는 새로운 사랑도 만났어요. 현우 다니던 상담센터 선생님이셨던 분인데, 정말 착하고 현우도 좋아해요.

"엄마, 선생님이 우리 아빠가 되면 좋겠어."

현우가 그렇게 말할 때,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그분과는 천천히 진행하고 있어요. 급할 거 없거든요. 저는 이제 제 인생을 제가 결정할 수 있어요.

정훈이한테는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아요. 굳이 과거를 들춰낼 필요도 없고요.

가끔 길에서 마주칠까 봐 걱정하기도 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어요. 아마 정훈이도 저희 앞에 나타나기 민망할 거예요.

여러분, 혹시 저처럼 힘든 상황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포기하지 마세요. 분명히 방법이 있어요.

복수라는 게 꼭 상대방을 망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에요. 자신이 더 행복해지는 것, 그게 진짜 복수일 수도 있거든요.

현우와 저는 정말 행복해요. 그리고 그게 정훈이한테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복수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가끔 정훈이가 저희 SNS를 몰래 찾아보는 것 같아요. 그때마다 저희가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보고 후회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정말 속이 시원해요.

이상으로 38살 김미영의 완벽한 복수 성공기였습니다. 끝까지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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