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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6탄) 석 가족 모두모인 자리, 남편의동영상

by 아들딸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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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tVOlrWOjrr0&t=23s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서른아홉 살, 결혼한 지 십오 년 된 평범한 주부예요. 아니, 평범했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더 이상 평범하지 않으니까요.

제가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정말 믿기 어려우실 거예요. 저도 당시에는 이런 일이 제게 일어날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에요. 제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뀐 그 날 얘기를 해드릴게요.

먼저 저희 부부가 어떤 사이였는지부터 말씀드려야겠어요. 솔직히 말하면, 행복한 부부는 아니었어요. 아니, 처음에는 괜찮았어요. 연애할 때도 좋았고, 신혼 초에도 나름 달콤했죠.

남편은 회사원이에요. 중견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성격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그냥 평범한 한국 남자예요. 가부장적이고, 집안일은 당연히 아내 몫이라고 생각하는 타입이죠.

결혼 초기에는 그런 게 크게 문제가 안 됐어요. 저도 워킹맘이었지만 그래도 참을 만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힘들어졌어요.

특히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정말 지옥이었어요. 밤에 아이가 울어도 남편은 꿈쩍도 안 해요. "내가 회사 다녀오는데 밤에까지 왜 깨워?" 이러면서요. 저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육아하고...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아이가 좀 크고 나서는 저는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어요. 그때부터 남편의 태도가 더 심해졌어요. "내가 돈 벌어오는데 집안일 정도는 자기가 해야지"라는 식으로 나오는 거예요.

설거지, 빨래, 청소, 요리... 모든 게 제 몫이었어요. 남편은 집에 오면 소파에 누워서 TV 보거나 핸드폰만 만지작거렸어요. 쓰레기 버리는 것조차 "왜 낮에 안버리고 내가 오니까 시키는거야?"라면서 안 했어요.

처음에는 참았어요. '남편이 밖에서 힘들게 일하는데 집에서는 편하게 해줘야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구는 걸 보니까 점점 화가 나더라고요.

"여보, 설거지 좀 도와줄래?"

"아, 나 피곤해. 내일 회사 가야 하는데."

"그럼 쓰레기라도 버리고 와줘."

"그런 건 네가 하는 거 아니야? 나 일시키려고 일부러 모아두는거야 뭐야?"

이런 식의 대화가 매일 반복됐어요. 저는 점점 지쳤고, 남편한테 서운함이 쌓여갔어요.

그리고 명절 때마다 싸움이었어요.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어디를 먼저 갈지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머물지, 용돈은 얼마나 드릴지... 모든 게 다툼의 원인이었어요.

"올해는 친정 먼저 가면 안 돼?"

"무슨 소리야? 당연히 시댁부터 가야지. 니가 맏며느리인데."

"우리 엄마아빠한테도 내가 맏딸이야. 기다리시는 우리부모님은 생각안해? 됐어, 그럼 올해는 친정에서 하룻밤 있다오자. 나도 오랜만에 집에서 엄마아빠랑 시간보내고 싶단 말이야."

"친정에서 뭘 하룻밤을 자? 인사만 하고 오는 거지."

이런 식으로 매번 싸웠어요. 용돈 문제도 마찬가지였어요.

"시부모님께는 오십만 원 드리고, 우리 부모님께는 삼십만 원?"

"그게뭐. 내가 벌어서 내가 우리 부모님한테 더 드린다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차이가 나는 거 아니야?"

"뭐가 차이가 나? 장남은 원래 그런 거야."

저는 이런 대화를 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어요. 왜 제 부모님은 항상 뒷전일까? 왜 제 마음은 고려하지 않을까?

그래도 참았어요. 결혼했으면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남편도 나름대로 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랑도 의심스러워졌어요. 정말 저를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편한 가정부로 생각하는 걸까?

남편은 집에서 정말 아무것도 안 했어요. 양말도 벗어 놓으면 뒤집은 채로 그대로, 밥그릇도 먹고 나서 그대로... 저는 남편 뒤치다꺼리만 하는 것 같았어요.

특히 주말이 되면 더 화가 났어요. 저는 주말에도 집안일, 육아로 쉴 틈이 없는데 남편은 친구들과 골프 가고, 술 먹고... 자유롭게 지내는 거예요.

"여보, 나도 좀 쉬고 싶어. 친구들이랑 영화라도 보러 가면 안 될까?"

"아이는 누가 봐? 그리고 저녁은?"

"하루 정도는 당신이 봐줄 수 있잖아. 저녁도 간단히 해 먹으면 되고."

"아, 복잡해. 다음에 해."

결국 제가 나가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남편의 자유는 당연한 권리고, 제 자유는 사치라는 듯이 행동했거든요.

이런 생활이 십오 년 동안 계속됐어요. 물론 좋은 순간들도 있었어요. 가끔은 남편이 다정하게 대해주기도 했고, 가족여행을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똑같았어요. 저는 그냥 집안일 하는 기계, 아이 돌보는 기계가 된 것 같았어요.

친구들을 만나면 가끔 투덜거렸어요. "우리 남편은 정말 집안일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해"라면서요. 그럼 친구들은 "남자들이 다 그렇지 뭐"라면서 위로해줬어요.

정말 다들 그런 걸까요? 저는 가끔 의심스러웠어요. 우리 부모님 세대는 그럴 수 있지만, 우리 세대도 똑같아야 하나?

그래도 저는 참았어요. 이혼이라는 생각은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아이 때문에라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작년부터 남편의 행동이 좀 이상해졌어요. 핸드폰을 더 자주 보고,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어요. 화장실에 갈 때도 핸드폰을 가져가고, 밤에 잠들기 전에도 계속 들여다보고...

"여보, 요즘 핸드폰을 너무 많이 보는 것 같은데?"

"회사 일이야. 요즘 바빠서."

그럴듯한 대답이었어요. 실제로 남편 회사가 바쁘긴 했거든요. 그래서 저도 의심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뭔가 이상했어요. 예전에는 없던 행동들이 생겼거든요. 샤워를 더 자주 하고, 옷도 예전보다 신경 써서 입고... 향수도 뿌리고 다니더라고요.

"여보, 향수 새로 샀어?"

"아, 회사 후배가 선물로 줬어."

이것도 그럴듯했어요. 회사 후배들이 가끔 선물을 주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점점 수상한 일들이 늘어났어요. 전화가 오면 다른 방으로 가서 받고, 핸드폰은 항상 뒤집어서 화면을 안보이기 하더라고요...

한 번은 남편이 샤워하러 간 사이에 핸드폰이 울려서 깜빡 보게 됐는데, 모르는 번호에서 온 메시지더라고요. 내용은 보지 못했지만 뭔가 수상했어요.

"여보, 아까 누가 문자 보냈어."

"아, 광고 문자겠지 뭐."

그런데 광고 문자치고는 남편이 너무 신경 쓰는 것 같았어요.

저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확실한 증거도 없었고, 혹시 제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몇 달 전부터는 남편이 돈 얘기를 자주 하기 시작했어요.

"요즘 회사 상황이 안 좋아서... 보너스가 줄 것 같아."

"생활비를 좀 줄여야겠어. 너무 씀씀이가 큰 것 같아."

저는 그냥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가 보다 했어요. 실제로 주변에서도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더 절약하려고 노력했어요. 장 볼 때도 더 꼼꼼히 따져보고, 외식도 줄이고...

그런데 남편은 자기 용돈은 그대로 쓰면서 제 생활비만 줄이는 거예요. 골프도 계속 다니고, 술값도 그대로...

"여보, 당신도 좀 줄여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뭘 줄여? 이것도 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야."

이런 식으로 둘러대는 거예요. 저는 점점 화가 났지만 그래도 참았어요.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왔어요. 추석이었어요. 저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댁에 먼저 가서 인사를 드리고, 오후에 친정에 가기로 했어요.

시댁에서는 별일 없이 지냈어요. 시어머니께서 준비해주신 음식도 맛있게 먹고, 아이들도 사촌들과 즐겁게 놀고...

오후 세시쯤에 친정으로 출발했어요. 차 안에서 남편이 말했어요.

"오늘은 일찍 들어가자. 내일 회사 가야 해서."

"알았어. 저녁만 먹고 올게."

평소와 다름없는 대화였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제 인생이 몇 시간 후에 완전히 바뀔 거라는 걸...

친정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네시쯤이었어요. 부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고, 남동생과 여동생 가족들도 이미 와 있었어요.

"언니 왔네! 올해는 좀 일찍 왔네?"

"응, 일찍 나왔어. 시댁에서 금방 나왔거든."

가족들과 둘러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했어요. 아이들은 또래 사촌들과 신나게 놀고, 어른들은 한 해 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누었어요.

평화로운 시간이었어요. 정말 평범한 추석 오후였죠. 그때까지만 해도...

저녁 준비를 위해 어머니와 여동생이 부엌에 갔어요. 저도 도우러 가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오늘은 손님이니까 그냥 앉아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거실에서 아버지, 남동생, 남편이랑 TV를 보고 있었어요. 뉴스가 나오고 있었는데, 추석 교통상황이나 날씨 같은 평범한 내용들이었어요.

그때였어요. 오후 여섯시쯤이었나? 갑자기 여동생이 부엌에서 소리를 질렀어요.

"언니! 언니 이거 봐!"

목소리가 너무 다급해서 저는 급하게 부엌으로 달려갔어요. 여동생이 핸드폰을 들고 있는데, 얼굴이 하얗게 질린 거예요.

"왜? 무슨 일이야?"

여동생이 핸드폰 화면을 보여줬어요. 카카오톡 메시지였는데...

그 순간 제 심장이 멈출 것 같았어요.

## 챕터 2: 그 영상

여동생의 핸드폰 화면에는 정말 믿기 어려운 내용의 메시지가 있었어요. 모르는 번호에서 온 메시지였는데, 영상 파일이 첨부되어 있었거든요.

"언니... 이거... 이거 형부 아니야?"

여동생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어요. 저는 그 영상을 클릭하기가 무서웠어요. 하지만 봐야 했어요.

영상을 재생하는 순간, 저는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분명히 제 남편이었어요. 벗은 모습으로... 정말 말하기도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있는 거예요.

"이게... 이게 뭐야?"

저는 중얼거렸어요.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그다음이었어요. 띠링, 띠링, 띠링... 연달아 핸드폰 알림음이 들렸어요. 어머니, 아버지, 남동생... 모두의 핸드폰에서 똑같은 알림음이 나는 거예요.

"어머, 이게 뭐지?"

어머니께서 핸드폰을 보시더니 갑자기 얼굴이 굳으셨어요.

"엄마, 뭐야? 무슨 문자야?"

남동생이 물어봤는데, 어머니는 대답을 못하시고 계속 화면만 쳐다보고 계시는 거예요.

저는 급하게 제 핸드폰을 확인했어요. 저에게도 똑같은 메시지가 와 있었어요. 여러 개의 모르는 번호에서...

아버지께서도 핸드폰을 보시더니 얼굴이 새파래지셨어요.

"이게... 이게 대체 뭔가?"

남동생과 여동생도 각자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었어요. 모두 같은 내용이었어요. 남편의 나체 영상...

그때 거실에서 남편이 황급히 옷을 챙겨 나가더라구요.

"여보! 여보 어디 가?"

남편도 자기 핸드폰에 뭔가 왔나 보더라고요. 저는 다리에 힘이 빠져서 주저앉을 뻔했어요.

"언니, 괜찮아?"

여동생이 저를 붙잡아줬어요. 하지만 괜찮을 리가 없었죠. 제 인생이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저는 간신히 일어나 남편을 따라 나갔어요. 여동생이 따라나오려는 걸 막고

그냥 나 혼자 갔다오겠노라고 했죠..

남편은 멀리가지 못했어요. 화단 뒤쪽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지요. 저를 발견한 남편이 힘겹게 입을 열었어요.

"여보, 나... 나..."

남편이 말을 더듬고 있었어요. 저는 그제야 확신했어요. 이 영상이 정말 남편이라는 걸...

"당신... 이게 뭐야?"

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어요.

"여보, 들어봐. 내가 설명할게..."

"설명? 이걸 어떻게 설명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남편이 계속 사과만 했어요. 하지만 사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죠.

저는 그때까지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확신이 안 섰어요. 이런 일이 저에게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여보, 일단 집에 가자. 얘기하자."

저는 겨우 말을 꺼냈어요. 이런 상황에서 친정에 더 머물 수는 없었거든요.

친정집에 들어와 보니 다들 충격에 빠진 표정이었어요

남편은 아무 말도 못했어요.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어요.

아버지께서는 아예 말씀을 못하고 계셨어요. 너무 충격받으신 것 같았어요.

여동생이 화를 냈어요.

"형부, 이게 뭐야? 이런 짓을 왜 한 거야?"

"언니, 혼자 가지 마. 우리가 같이 갈게."

여동생이 말했지만 저는 거절했어요.

"괜찮아. 일단 집에 가서 정리하고 나서 연락할게."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향했어요. 차 안은 정말 어색했어요. 남편은 계속 운전에만 집중하는 척했고, 저는 창밖만 바라봤어요.

집에 도착해서 아이를 재우고, 저희는 거실에 마주 앉았어요.

"이제 설명해봐. 이게 대체 뭐야?"

저는 최대한 침착하게 물어봤어요.

남편이 한참 만에 입을 열었어요.

"몸캠피싱이야. 내가... 내가 바보같이 걸렸어."

"몸캠피싱? 그게 뭐야?"

저는 그런 게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남편이 설명했어요. 인터넷에서 만난 여자가 영상통화를 하자고 해서 했는데, 그때 녹화를 당한 거라고... 그리고 그 영상으로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얼마나 줬어?"

"지금까지... 한... 한 삼천만 원 정도..."

저는 깜짝 놀랐어요. 삼천만 원이라니...

"삼천만 원을 어디서 구한 거야?"

"적금 깨고... 대출 받고... 카드론도 받고..."

그제야 최근에 남편이 돈 얘기를 자주 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사기꾼들에게 돈을 주느라 집안 경제가 어려워진 거였어요.

"그런데 왜 갑자기 이걸 뿌린 거야?"

"더 이상 돈을 안 보내니까... 협박하는 거야. 내 주변 사람들한테 다 보내버리겠다고..."

"그래서 우리 가족들한테까지..."

말이 안 나왔어요. 이런 창피한 일이 우리 부모님, 형제들에게까지...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남편이 울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저는 동정심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화만 났어요.

"당신 때문에 우리 가족이 다 망신당했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정말 미안해. 처음에는 호기심에 시작한건데. 설마 이렇게 될 줄은..."

저는 남편의 변명을 듣고 있기가 싫었어요. 결국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그날 밤은 정말 긴 밤이었어요. 저는 잠을 한 잠도 못 잤어요. 계속 생각이 났거든요. 우리 부모님이 그 영상을 보고 얼마나 충격받으셨을까... 형제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다음날 아침,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언니, 괜찮아? 어젯밤에 잠 잤어?"

"응... 뭐... 그냥..."

"엄마 아빠가 많이 충격받으셨어. 특히 아빠가... 아침에 보니까 머리가 하얗게 세신 것 같아."

저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났어요. 우리 아버지가... 저희 때문에...

"그리고 언니, 이거 더 퍼질 가능성은 없어?"

"모르겠어. 남편한테 물어봐야겠어."

남편에게 물어보니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어요.

"회사 사람들 연락처도 알아냈어. 내 핸드폰을 해킹한 것 같아."

"그럼 회사에도 뿌릴 수 있다는 거야?"

"그럴 것 같아..."

정말 끝이 없었어요. 가족뿐만 아니라 남편 직장까지...

그리고 하루 이틀 지나니까 정말로 남편 회사 동료들에게도 그 영상이 전송됐어요.

남편이 회사에서 돌아와서는 완전히 넋이 나간 상태였어요.

"여보... 나 회사 못 다닐 것 같아."

"왜?"

"다들 아는 거야. 오늘 하루 종일 사람들이 수근수근거리고... 상사한테도 들어갔어."

남편의 직장 생활까지 위태로워진 거예요.

그 다음날에는 더 큰 충격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이 학교에서 연락이 왔어요.

"어머니, 혹시 집에 무슨 일 있으신가요? 오늘 몇몇 학부모님들이 이상한 영상을 받았다고 하시는데..."

아이 학교까지... 정말 끝이 없었어요.

저는 그때 깨달았어요. 이건 단순히 남편 한 사람의 실수가 아니라, 우리 가족 전체를 파괴하는 일이라는 걸...

남편은 계속 사과했어요. 하지만 사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어요.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었거든요.

저는 며칠 동안 정말 혼란스러웠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저는 결심을 했어요.

## 챕터 3: 무너진 신뢰

그 사건이 있고 나서 일주일이 지났을 때예요. 저는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밖에 나가기도 무서웠고, 사람들을 마주치는 것도 두려웠어요.

특히 아이 때문에 더 힘들었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물어보는 거예요.

"엄마, 친구들이 이상한 얘기를 하는데... 우리 아빠가 뭘 어떻게 했다는 거야?"

저는 그 순간 정말 죽고 싶었어요. 열두 살 아이가 이런 걸 들어야 하다니...

"아무것도 아니야. 친구들이 장난하는 거야."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이에게 진실을 말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아이도 바보가 아니에요.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어요.

"엄마, 아빠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아빠가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좀 받으시거든."

또 거짓말이었어요. 저는 제가 거짓말쟁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더 괴로웠어요.

남편은 정말 폐인이 된 것 같았어요. 회사에서는 눈치를 받고, 집에서는 제가 차갑게 대하니까...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있었어요.

"여보, 나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를 그만둘까?"

"그만두면 우리 생활은 어떻게 해?"

"그렇긴 한데... 이 상황에서 계속 다닐 수가 없어."

남편의 말도 이해는 됐어요. 회사에서 얼마나 눈치가 보일까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요.

"일단 참고 다녀.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도 잊을 거야."

저도 확신은 없었지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생겼어요. 남편이 받은 대출과 카드론 때문에 빚이 너무 많아진 거예요.

"여보, 이번 달 카드값이... 천오백만 원이야."

"뭐라고? 천오백?"

저는 깜짝 놀랐어요. 평소 카드값이 삼백만 원 정도였는데...

"카드론 이자가 너무 높아서... 그리고 대출 상환도 있고..."

남편의 설명을 들어보니 정말 심각했어요. 이자만 월 이백만 원이 넘었어요.

"이걸 어떻게 갚아?"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어."

남편은 머리를 싸매고 있었어요.

저는 그때 깨달았어요. 이 상황이 경제적으로도 우리를 파탄으로 이끌고 있다는 걸...

"당신이 한 일 때문에 우리가 빚더미에 앉았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사과만 하는 남편이 더욱 한심해 보였어요.

그리고 친정 쪽에서도 계속 연락이 왔어요.

"언니, 엄마가 며칠째 잠도 못 주무시고 있어. 너무 충격받으셔서..."

여동생의 말을 들으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어요.

"아빠도 마찬가지야. 친구분들 만나기도 부끄러워하시고..."

우리 부모님까지 이런 고생을 하시다니... 저는 정말 남편이 원망스러웠어요.

"언니, 이혼하는 거 생각해봐. 이런 남편과 계속 살 이유가 있어?"

여동생이 직접적으로 말했어요.

"나도... 생각해보고 있어."

사실 그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쉬운 결정이 아니잖아요.

"아이는 어떻게 할 거야?"

"그게 문제야. 아이한테는 아빠인데..."

"하지만 이런 아빠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까?"

여동생의 말이 일리 있었어요.

그리고 남동생도 저에게 조언했어요.

"누나, 형부 일 때문에 우리 가족이 다 피해를 봤어. 이거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야."

"그렇긴 한데..."

"특히 조카 생각해봐. 아이가 학교에서 얼마나 힘들까?"

남동생의 말도 맞았어요. 아이가 가장 걱정됐거든요.

집에서도 남편과의 대화가 점점 줄어들었어요. 뭘 얘기해도 결국 그 사건 얘기로 돌아오게 되니까...

"여보, 저녁 뭐 먹을까?"

"아무거나..."

"오늘 아이 학교에서..."

"응..."

이런 식으로 성의 없이 대답하는 남편을 보면서 저는 더욱 실망했어요.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건, 남편이 또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걸 발견한 거예요.

어느 날 밤, 화장실에서 소리가 나서 가봤는데... 남편이 또 핸드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거예요.

"뭐 해?"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남편이 급하게 핸드폰을 감쳤어요.

"또 이상한 사이트 들어간 거야?"

"아니야! 진짜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남편의 표정을 보니까 뭔가 있다는 게 확실했어요.

"핸드폰 좀 보자."

"왜? 믿지 못해?"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믿어?"

결국 실랑이 끝에 핸드폰을 봤는데... 또 의심스러운 사이트들을 들어간 기록이 있었어요.

"당신 정신이 있어 없어? 이런 일을 당하고도 또?"

"그냥... 그냥 핸드폰에 뜨길래 봤을 뿐이야."

"봤을 뿐이라고? 이 일이 어떻게 시작된 줄 알면서?"

저는 정말 화가 났어요. 이런 사람과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밤, 저는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봤어요. 이 결혼을 계속해야 하나?

남편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어요. 사랑도 식었고요. 이런 상태로 계속 살 수는 없겠더라고요.

다음날 아침, 저는 남편에게 말했어요.

"우리 좀 떨어져 살자."

"뭐?"

"당분간 따로 살면서 생각 좀 해보자."

"여보, 제발... 나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기회를 몇 번 줘야 해? 이미 충분히 기회를 줬어."

"정말 다시는 이런 일 없을게. 맹세할게."

하지만 저는 남편의 말을 믿을 수 없었어요. 이미 믿음이 완전히 깨져버렸거든요.

"일단 우리 집에서 나가. 고시원이든 어디든 알아서 가."

"여보..."

"아이 앞에서는 평범하게 행동해. 아이한테 상처 주지 마."

남편은 울먹였지만, 결국 짐을 싸서 나갔어요.

아이에게는 "아빠가 회사 일로 출장을 좀 오래 가신다"고 했어요. 또 거짓말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남편이 나간 후, 집은 조용해졌어요. 하지만 마음은 전혀 평화롭지 않았어요.

과연 제가 옳은 선택을 한 걸까? 아이에게는 아빠가 필요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계속 들었어요.

그런데 며칠 지나니까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나 혼자 힘으로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는걸요...

집안일 하나 도와주지 않으면서 뒤치다꺼리만 늘리던 남편이 없으니까, 오히려 할 일이 줄었어요.

무엇보다 눈치 볼 일이 없어서 좋았어요. 남편 기분 맞춰주느라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는 심각했어요. 남편이 만든 빚은 그대로 있는데, 수입은 끊겼으니까...

"언니, 당분간 우리 집에서 지내지 그래?"

여동생이 제안했지만, 저는 거절했어요.

"아니야. 나 혼자 해볼게."

저는 일자리를 구해야 했어요. 십 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았는데, 다시 취업하는 게 쉬울 리 없었죠.

하지만 해야 했어요. 아이와 제 생활을 위해서라도...

이력서를 쓰면서 저는 느꼈어요. 그동안 제가 얼마나 남편에게 의존하며 살았는지...

이제는 제 발로 서야 할 때가 온 거예요.

## 챕터 4: 새로운 발견들

남편과 별거를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였어요. 저는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고, 남편은 가끔씩 아이를 보러 왔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어요.

남편이 만든 빚 때문에 은행에 갔는데, 거기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거예요.

"고객님, 남편분께서 작년부터 여러 차례 대출을 받으셨네요."

"네, 그건 알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 보시면...."

은행 직원이 보여준 서류를 보고 저는 깜짝 놀랐어요.

몸캠피싱 사기 이전에도 여러차례 대출을 받은 기록이 있더라고요.

"작년 삼월에 이천만 원, 오월에 천만 원...고객님은 모르셨던 건가요?"

"네... 저는 정말 몰랐어요?"

"어머.. 그러시군요"

저는 그때서야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몸캠피싱 사기는 올해 시작됐는데, 작년부터 이미 대출을 받았다고?

집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전화했어요.

"여보, 은행에서 확인해보니까 작년부터 대출을 받았던데? 몸캠피싱 때문이 아닌 다른 돈은 뭐에 쓴 거야?"

"그... 그게..."

남편이 말을 더듬었어요.

"뭐야? 숨기는 거 또 있어?"

"아니야... 그냥... 생활비가 부족해서..."

"거짓말하지 마. 생활비가 부족할 리 없어. 당신 월급으로 충분했잖아."

저는 더 이상 남편의 말을 믿을 수 없었어요.

"내일 직접 와서 설명해."

다음날 남편이 왔어요. 아이가 학교에 간 후에...

"자, 이제 정직하게 말해봐. 그 돈 뭐에 쓴 거야?"

남편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어요.

"코인이야..."

"코인?"

"작년부터 코인 투자를 했는데... 계속 손해가 나서..."

저는 어이가 없었어요.

"그래서 몰래 대출받아서 코인 한 거야?"

"처음에는 금방 돈을 벌 수 있을 줄 알았어. 한방에 본전을 찾을 줄 알았다고. 그런데 계속 떨어져서..."

"얼마나 잃었어?"

"한... 한 오천만 원 정도..."

저는 그 말을 듣고 현기증이 날 것 같았어요.

"오천만 원을? 미쳤어? 그 돈 어떻게 갚은건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또 사과만 하는 남편을 보니 정말 화가 났어요.

"그럼 몸캠피싱 사기로 잃은 돈이 삼천만 원이고, 코인으로 잃은 돈이 오천만 원이야? 총 팔천만 원?"

"그... 그런 셈이지..."

저는 정말 말이 안 나왔어요. 팔천만 원이라니...

"당신이 우리 가정을 완전히 망쳐놨네."

"여보, 정말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어쩔 수 없었다고? 당신이 선택한 일이잖아!"

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어요.

"나가. 지금 당장 나가!"

"여보..."

"나가라고!"

남편이 나간 후, 저는 혼자 앉아서 울었어요. 정말 이럴 수가 있나 싶었어요.

저는 그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어요.

"이혼하고 싶어요."

변호사가 제가 가져간 자료들을 보더니 말했어요.

"충분한 사유가 됩니다. 승소 가능성이 높아요."

"위자료는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이 정도면 삼천만 원 정도는 가능할 것 같은데요."

"빚은 어떻게 되나요?"

"남편 개인이 만든 빚이니까 부인께서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다행히 법적으로는 제가 유리한 상황이었어요.

집에 돌아와서 저는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정말 이혼하는 게 맞을까?

하지만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었어요. 남편은 저를 배신했고, 가정을 파탄으로 이끌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더 이상 이런 사람과 살고 싶지 않았어요.

다음날 남편에게 연락했어요.

"내일 만나자. 할 얘기가 있어."

"무슨 얘기?"

"이혼 얘기야."

"여보, 제발..."

"내일 2시에 카페에서 보자. 늦지 마."

그렇게 저는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 챕터 5: 새로운 시작

드디어 그날이 왔어요. 남편과 마지막 대화를 하는 날이었어요.

저는 카페에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지만, 그래도 떨렸어요.

남편이 들어왔을 때, 저는 그를 보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한때는 사랑했던 사람인데, 이제는 남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앉아."

저는 차갑게 말했어요.

"여보, 우리 한 번 더 대화해보자. 나 정말 반성하고 있어."

"반성? 이제 와서?"

저는 가방에서 서류들을 꺼냈어요. 이혼 서류, 재산 분할 협의서...

"이게 뭐야?"

남편이 서류들을 보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요.

"이혼장이야. 재산 분할은 심플하더라. 참나. 뭐가 있어야 나누지."

"여보... 이건..."

남편은 아무 말도 못했어요.

"이제 변명할 것도 없지? 다 끝났어."

"여보, 제발 한 번만 더..."

"아니야. 기회는 이미 많이 줬어. 당신은 그때마다 배신했고."

저는 단호하게 말했어요.

"아이는 어떻게 할 거야?"

"당연히 엄마인 내가 키울 거야. 유책 배우자인 당신은 양육비만 주면 돼."

"면접교섭권은..."

"주말에 하루씩. 단, 아이가 원할 때만."

남편이 고개를 떨궜어요.

"여보... 정말 마지막이야?"

"응. 정말 마지막이야."

저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서류에 서명해서 보내. 늦지 마."

그렇게 저의 십오 년 결혼 생활이 끝났어요.

집에 돌아와서 아이에게 말하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엄마가 할 얘기가 있어."

"뭐야, 엄마?"

"아빠와 엄마가... 이제 함께 살지 않기로 했어."

아이의 얼굴이 굳었어요.

"이혼하는 거야?"

"응... 미안해."

아이가 울기 시작했어요. 저도 울었어요.

"나 때문이야?"

"아니야. 절대 너 때문이 아니야. 어른들 문제야."

저는 아이를 꽉 안아줬어요.

"아빠는 여전히 너를 사랑해. 그리고 엄마도 너를 사랑해. 그건 절대 변하지 않아."

아이가 한참을 울고 나서 말했어요.

"엄마, 우리 괜찮을까?"

"응. 우리 괜찮을 거야. 엄마가 잘 할 거야."

그렇게 저희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됐어요.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경제적으로도 어려웠고, 아이도 힘들어했어요.

하지만 조금씩 나아졌어요. 일자리도 구했고, 아이도 적응해갔어요.

무엇보다 저 자신이 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 남편 눈치를 보지 않으니까 훨씬 자유로웠어요.

"엄마, 요즘 표정이 밝아진 것 같아."

아이가 그렇게 말해줄 때, 저는 제가 옳은 선택을 했다는 걸 확신했어요.

이혼한 지 반년이 지났을 때, 저는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어요. 요리 클래스를 다니기 시작한 거예요.

거기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이혼한 분들, 혼자 사는 분들...

"언니, 이혼하고 어떠세요?"

같은 수강생이 물어봤어요.

"힘들지만... 후회는 안 해요."

정말 그랬어요. 힘들었지만 후회는 없었어요.

"저도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데... 용기가 안 나서요."

"충분히 고민하세요. 쉬운 결정은 아니니까요."

저는 그분에게 조언해줬어요.

"하지만 진짜 힘들면... 새로운 시작도 나쁘지 않아요."

일 년이 지났을 때, 저는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일도 안정적으로 하고 있었고, 아이도 잘 적응했어요. 무엇보다 저 자신이 행복했어요.

남편... 아니, 전 남편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하긴 했어요. 하지만 알고 싶지는 않았어요.

아이를 통해서 가끔 소식을 들었는데, 회사를 그만두고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빠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래."

아이가 그렇게 말할 때면, 저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어요. 미안해한다고 해서 용서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하지만 저는 더 이상 과거에 매달리지 않았어요. 앞으로의 제 인생이 더 중요했거든요.

이 년이 지났을 때, 저는 새로운 사랑도 만났어요.

요리 클래스에서 만난 분이었는데, 저처럼 이혼한 분이었어요. 아이도 있고, 나이도 비슷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친구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됐어요.

육 개월 정도 만나고 나서, 저는 아이에게 말했어요.

"엄마가... 좋은 분을 만나고 있어."

아이가 놀란 표정을 지었어요.

"남자친구야?"

"응... 그런 셈이지."

"재혼할 거야?"

"아직은 모르겠어. 하지만 좋은 분이야."

아이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했어요.

"엄마가 행복하면 나도 좋아."

그 말을 듣고 저는 정말 고마웠어요.

그렇게 삼 년이 흘렀어요. 저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있었고, 아이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어요. 새로운 연인과의 관계도 안정적이었고요.

그때 그 끔찍했던 추석날, 저는 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날이 제 진짜 인생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남편의 배신과 몸캠피싱 사건으로 모든 게 무너졌지만, 그 덕분에 저는 진짜 저를 찾을 수 있었어요.

더 이상 누군가의 그늘에 숨어 살지 않아요. 저는 제 인생의 주인공이에요.

그리고 정말 행복해요.

여러분도 포기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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