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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nM4ncfmk5Y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일흔한 살이 된 박영자라고 합니다. 오늘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야기는 정말 믿기 어려우실 거예요. 저도 당시에는 이런 일이 제게 일어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하지만 결말은... 정말 속이 시원해요.
혹시 며느리 때문에 고생하시는 시어머니분들 계시죠? 겉으로는 착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며느리 때문에 힘드신 분들? 오늘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시면 정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야기 시작전에 좋아요 버튼과 구독, 그리고 알림 버튼을 눌러주시면 새로운 에피소드를 가장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어요. 추석에 가장 보고싶은 사람을 댓글에 달아보세요. 오늘 그분에게 꼭 전화가 올거에요. 그럼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제 아들 민수가 결혼한 지 벌써 3년이 됐어요. 며느리는 김수진이라는 여자인데, 처음에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했거든요. 예쁘기도 하고, 목소리도 상냥하고, 아들이 좋아하니까 저도 마음을 열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요.
첫 번째로 이상했던 건, 수진이가 저한테 하는 질문들이었어요.
"어머님, 혹시 이 집 언제 지어진 거예요?"
"이 동네 집값이 요즘 어떤가요?"
"어머님 혼자 계시기엔 너무 큰 집 아닌가요?"
처음에는 단순한 관심인 줄 알았어요. 며느리가 시집 재산에 관심을 갖는 게 이상한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만날 때마다 꼭 집 얘기를 꺼내는 거예요.
저희 집은 경기도 외곽 농촌 지역에 있는 한옥이에요. 제 시아버지가 지으신 집인데, 약 200평 정도 되거든요. 요즘엔 이런 한옥이 귀하다고 해서 땅값도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님, 서울로 이사 오시는 게 어때요? 병원도 가깝고 교통도 편리하고."
"이런 큰 집 관리하기 힘드시죠?"
"저희가 대신 관리해드릴까요?"
처음에는 며느리가 저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 줄 알았어요. 실제로 나이 들어서 큰 집에 혼자 사는 게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뭔가 느낌이 이상했어요. 마치 저를 이 집에서 내보내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두 번째로 이상했던 건, 수진이가 절대로 집안일을 안 한다는 거였어요.
명절 때마다 내려오면 그냥 앉아서 핸드폰만 보거든요. 저는 혼자서 차례상 준비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수진이는 "어머님이 워낙 잘하시니까"라는 말만 하면서 손끝 하나 까딱 안 해요.
한 번은 제가 몸살이 나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수진이가 와서는 "어머님, 점심은 언제 해주세요?"라고 묻더라고요. 자기가 해먹을 생각은 안 하고요.
"수진아, 미안한데 내가 좀 아픈 것 같으니까 네가 간단하게라도 해먹으면 안 될까?"
"어머님, 저는 요리를 잘 못해서... 어머님이 해주시는 게 훨씬 맛있어요."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이상했던 건, 수진이가 민수 앞에서와 저 앞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거였어요.
민수가 있을 때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며느리예요.
"어머님, 뭐 도와드릴까요?"
"어머님, 편하게 쉬세요."
"어머님, 건강 조심하세요."
이런 말들을 달달하게 하거든요. 그런데 민수가 없을 때는 완전히 달라져요. 말투도 차갑고, 표정도 딱딱해지고요.
한 번은 민수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수진이가 저한테 말하더라고요.
"어머님,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뭔데?"
"어머님이 너무 옛날 방식으로 사세요. 요즘 시대에는 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셔야 해요."
"합리적이라니?"
"이런 큰 집에서 혼자 사시는 게 합리적인가요? 돈도 많이 들고, 위험하기도 하고."
그때 민수가 돌아와서 대화가 끊어졌는데, 수진이가 바로 다시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더라고요.
저는 점점 수진이가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올해 들어서 수진이의 행동이 더 이상해졌어요.
먼저, 제 개인정보를 자꾸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어머님, 혹시 은행 계좌가 몇 개나 되세요?"
"통장은 어디에 보관하세요?"
"집 등기부등본 같은 거는 어디에 있어요?"
이런 질문들을 자연스럽게 대화 중에 섞어서 물어보더라고요. 처음에는 며느리니까 집안 사정을 알고 싶어 하는 건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너무 구체적이고 노골적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외출할 때마다 어디 가는지, 언제 돌아오는지 꼼꼼히 확인하더라고요.
"어머님, 오늘 시장 가세요?"
"몇 시쯤 돌아오실 거예요?"
"혹시 다른 곳도 들르실 거예요?"
마치 제 일정을 파악하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두 번째로 이상했던 건, 수진이가 갑자기 저한테 친절해지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그냥 시큰둥했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안부 전화를 자주 하고, 과일도 사다 주고, 마사지기계까지 선물로 주더라고요.
"어머님, 건강 챙기세요."
"어머님,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어머님께서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처음에는 며느리가 마음을 열었나 보다 하고 좋아했어요. 그런데 뭔가 어색하더라고요. 너무 갑작스럽게 변한 거라서요.
그리고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수진이가 저한테 이상한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어머님, 혹시 노인복지센터 같은 데 관심 있으세요?"
"요즘 실버타운이라고 해서 괜찮은 곳들이 많다던데..."
"서울에 좋은 요양원 하나 알고 있는데, 구경이라도 가보실래요?"
저는 아직 건강하고 정정한데 갑자기 요양원 얘기를 하니까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수진아, 나는 아직 그런 곳 갈 나이가 아니야."
"아, 요양원이 아니라 그냥... 편의시설이 좋은 곳이에요. 어머님께서 더 편하게 사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난 이 집이 좋아. 여기서 죽을 때까지 살 거야."
"하지만 혼자 계시기엔..."
이런 대화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까 수진이의 의도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저를 이 집에서 내보내려고 하는 거구나, 하고 깨달았죠.
그때부터 저는 수진이를 조심스럽게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7월쯤이었어요. 민수가 출장을 간 사이에 수진이가 혼자 집에 왔어요. 그전에는 민수 없이 혼자 온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어머님, 안녕하세요."
"어? 수진아? 민수는?"
"출장 갔어요. 저 혼자 왔어요."
"힘들게 굳이 혼자 왜왔어... 그냥 집에서 쉬지."
"어머님 안부가 궁금해서요."
그날 수진이는 평소보다 더 친절했어요. 저녁도 같이 해먹자고 하고, 마트에서 좋은 고기도 사와서 구워주고...
"어머님, 저 오늘 하룻밤 자고 가면 안 될까요?"
"그래, 물론이지."
그날 밤, 수진이가 갑자기 저한테 진지한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어머님, 솔직히 말씀드릴게 있어요."
"뭔데?"
"민수 오빠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왜? 회사 일 때문에?"
"그것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요."
"경제적인 문제?"
"아직 어머님께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하지만... 좀 심각해요."
수진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니까 저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심각한데?"
"빚이... 좀 있어요."
"빚? 얼마나?"
"2억 정도요."
"2억?"
저는 깜짝 놀랐어요. 민수가 그런 큰 빚을 졌다니...
"왜 그런 빚이 생겼어?"
"사업을 하려고 투자했는데 잘못됐어요. 어머님께는 걱정 끼쳐드릴까 봐서 말씀 안 드렸는데..."
"그럼 어떻게 하려고?"
"그게... 어머님께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
역시나, 수진이의 본색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뭘 부탁한다는 거야?"
"이 집... 혹시 팔 생각은 없으세요?"
"집을 팔라고?"
"어머님 혼자 계시기엔 너무 크고, 관리하기도 힘드시잖아요. 팔아서 서울에 작은 아파트 하나 사드리고, 나머지 돈으로 민수 빚을 정리하면..."
"안 돼."
저는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이 집은 절대 팔 수 없어. 이건 우리 집안의 뿌리야."
"하지만 민수 오빠가..."
"민수 빚은 민수가 해결해야지. 왜 내 집을 팔아서 해결해?"
수진이의 표정이 싹 변하더라고요.
"어머님도 너무하시네요. 아들이 그렇게 힘든데."
"힘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다른 방법이 어디 있어요? 어머님이 도와주지 않으면..."
"수진아,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그날 밤, 수진이는 새벽까지 저를 설득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절대 안 된다고 했죠. 아무리 아들 빚이라고 해도 제 집을 팔 수는 없잖아요.
다음날 아침, 수진이가 돌아가면서 하는 말이...
"어머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시간이 많지 않아요."
뭔가 협박조의 말투였어요.
그 이후로 저는 민수한테 넌지시 물어봤어요.
"민수야, 혹시 요즘 힘든 일 있어?"
"왜요? 별일 없는데요."
"수진이가 그러는데 빚이 있다던데..."
"빚? 무슨 빚 말이에요?"
민수는 정말 모르는 것 같았어요. 그때 확신했죠. 수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
그 일이 있고 나서 저는 수진이를 더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몇 가지 이상한 점들을 발견했어요.
첫째, 수진이가 제 일정을 너무 자세히 알고 있다는 거예요. 제가 언제 시장 가는지, 언제 병원 가는지, 심지어 언제 교회에 가는지까지 다 알고 있더라고요. 민수한테 물어봤나 싶어서 민수한테 확인해봤는데, 민수는 그런 것들 잘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둘째, 수진이가 저한테 선물을 줄 때마다 꼭 영수증을 챙긴다는 거예요. 과일을 사다 줘도, 건강식품을 사다 줘도, 마사지기를 사다 줘도... 꼭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얼마짜리인지 알려주더라고요.
셋째, 수진이가 저한테 이상한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어머님, 혹시 치매 같은 거 걱정되지 않아요?"
"요즘 기억력이 어떠세요?"
"혼자 계시면 안전한지 걱정돼요."
마치 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민수한테 은근히 얘기해봤어요.
"민수야, 수진이가 요즘 좀 이상해."
"왜요? 뭐가 이상해요?"
"자꾸 집 얘기를 하고, 나한테 이상한 질문들을 하고..."
"어머니, 수진이는 어머니를 걱정해서 그러는 거예요."
"그런 것 같지 않아."
"어머니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시는 것 아닐까요?"
민수는 수진이 편을 들더라고요. 당연하죠. 아내니까.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수진이의 정체를 밝혀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일부러 미끼를 던지는 거였어요.
8월 어느 날, 수진이한테 전화를 했어요.
"수진아, 어머니가 너한테 말할 게 있어."
"무슨 일이세요?"
"집 얘기 말이야. 네가 그전에 한 말 생각해봤는데..."
"어떤 말씀이세요?"
"집을 파는 것도 한 번 생각해볼까 해서."
전화 너머로 수진이가 흥분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정말요? 어머님?"
"응. 하지만 조건이 있어."
"뭔가요?"
"민수 몰래 해야 해. 민수는 반대할 거거든."
"그럼 어떻게..."
"추석 때 민수 오지말라고 하고 우리끼리 얘기해보자."
"네! 알겠어요!"
수진이는 너무 기뻐하더라고요. 목소리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그 다음부터 수진이가 저한테 더 잘해주기 시작했어요. 전화도 자주 하고, 좋은 음식도 사다 주고...
"어머님, 건강 잘 챙기세요."
"어머님, 제가 더 자주 뵈러 갈게요."
"어머님, 정말 현명한 선택하신 것 같아요."
저는 마음속으로 웃었어요. 이제 수진이의 본색이 완전히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민수한테도 미리 얘기해뒀어요.
"민수야, 어머니가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
"뭔데요?"
"추석 때 수진이한테는 못 내려온다고 해."
"왜요?"
"수진이 테스트 좀 해보려고."
"테스트?"
"어머니 말 믿고 한 번만 해봐. 알겠지?"
민수는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제 말을 들어주기로 했어요.
드디어 추석이 됐어요. 9월 28일이었는데, 민수는 제 부탁대로 회사 일이 있어서 못 내려간다고 수진이한테 말했어요.
오후 2시쯤, 수진이가 큰 가방 두 개를 들고 왔어요.
"어머님! 왔어요!"
"어? 수진아? 혼자 왔어?"
"네, 민수 오빠는 회사 일로 못 왔어요."
수진이의 표정이 평소와 달랐어요. 뭔가 흥분되고 기대에 찬 표정이었어요.
"어머님, 오늘 정말 중요한 날이네요."
"그러게.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하자."
수진이는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집안을 둘러봤어요. 마치 이 집이 곧 자기 것이 될 거라는 표정으로요.
"어머님, 혹시 오늘 밤에 어디 가실 일 있으세요?"
"어디를 가? 명절인데."
"그럼 우리끼리 충분히 얘기할 수 있겠네요."
수진이가 가방에서 서류 뭉치를 꺼내더라고요.
"어머님, 이거 미리 준비해왔어요."
"뭐야, 이게?"
"집 매매 계약서요."
저는 깜짝 놀란 척했어요.
"벌써 준비했어?"
"네, 빨리 처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수진이가 서류를 펼쳐 보여줬는데, 정말 꼼꼼하게 준비했더라고요. 집 시세도 알아보고, 매수자도 정해놓고...
"이 매수자는 누구야?"
"제 지인이에요. 믿을 만한 사람이라 괜찮을 거예요."
"얼마에 파는 거야?"
"5억 5천만원이요."
"5억 5천?"
"시세보다 좀 싸지만 빨리 처리하려면..."
저는 속으로 웃었어요. 이 집 시세가 8억은 되는데 5억 5천이라니... 수진이가 중간에서 얼마나 빼먹으려고 하는지 뻔히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수진아, 이 계약서 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해요?"
"여기 집주인 이름이 내 이름이 아니라 민수 이름으로 돼있어."
수진이가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어요.
"아, 그건... 세금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한 거예요."
"세금?"
"네, 이렇게 하는 게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어요."
거짓말이었죠. 저는 바로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매수자... 김영희라고 했지? 이 사람이 누구야?"
"제가 잘 아는 언니예요."
"언니?"
"네, 고등학교 선배인데 사업을 하고 있어요."
"무슨 사업?"
"부동산... 관련 일을 해요."
수진이의 대답이 점점 부자연스러워졌어요.
그때 제가 연기를 시작했어요.
"수진아, 사실 어머니가 고민이 좀 있어."
"무슨 고민이세요?"
"이 집을 정말 팔아도 될까?"
"당연히 팔아야죠! 어머님한테도 좋고, 민수 오빠한테도 좋고..."
"하지만 민수가 알면 화내지 않을까?"
"괜찮아요. 나중에 설득하면 돼요."
수진이가 점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어머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뭔데?"
"어머님이 이 집에서 혼자 사시는 게 위험해 보여요. 만약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무슨 일?"
"예를 들어서... 치매 같은 거라도 오면 어떡해요?"
"내가 치매?"
"아직은 아니지만 나이가 있으시니까... 미리 대비하는 게 좋죠."
수진이가 저를 치매 환자 취급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요즘 노인분들 대상으로 한 사기도 많다던데... 어머님 같은 분이 당하실까 봐 걱정돼요."
"사기?"
"네. 그러니까 믿을 만한 사람한테 집을 맡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정말 뻔뻔하더라고요. 자기가 사기치면서 다른 사기꾼 조심하라고 하다니.
시간이 지나면서 수진이가 점점 조급해하기 시작했어요.
"어머님, 오늘 안으로 계약을 끝냈으면 좋겠는데..."
"왜 이렇게 급해?"
"매수자분이 다른 집도 보고 있거든요. 너무 늦으면 다른 데로 가실까 봐."
거짓말이었죠. 저는 이미 다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수진아, 어머니가 하나 궁금한 게 있어."
"뭔가요?"
"민수 빚이 정말로 2억이야?"
"네, 정말이에요."
"어디서 빌렸는데?"
"그게... 은행이랑 사채에서..."
"사채?"
"어쩔 수 없었어요. 은행에서 더 이상 빌려주지 않아서..."
수진이의 거짓말이 점점 커지고 있었어요.
"그럼 이자는 얼마나 내고 있어?"
"월 200만원 정도..."
"200만원?"
"네, 그래서 빨리 정리해야 해요."
저는 마음속으로 웃었어요. 민수 월급이 300만원 정도인데 이자만 200만원을 낸다? 말이 안 되는 얘기죠.
그때 수진이가 갑자기 태도를 바꿨어요.
"어머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뭔데?"
"어머님이 너무 우유부단하세요."
"우유부단?"
"네. 결정을 해야 할 때는 확실하게 해야죠."
수진이의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어요.
"어머님, 이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후회하실 거예요."
"무슨 소리야?"
"어머님이 나이가 드시면서 판단력이 흐려지기 전에 정리하는 게 좋아요."
"뭐라고?"
"사실이잖아요. 70살이 넘으면 정신적으로도 예전 같지 않고..."
정말 기가 막혔어요. 자기가 사기를 치면서 제가 정신이 없다고 하다니.
"수진아, 지금 뭐 하는 거야?"
"현실적인 얘기를 하고 있어요."
수진이가 완전히 가면을 벗어버렸어요.
"어머님, 어차피 나중에는 요양원 가시게 될 텐데 미리 정리하는 게 나아요."
"요양원?"
"어머님 혼자서 언제까지 이런 큰 집에서 살 수 있겠어요?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고, 불이라도 나면 어떡하고..."
수진이가 저를 협박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오빠도 어머님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있어요."
"민수가?"
"네. 어머님이 너무 고집이 세시니까.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런 거 이해 못해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어머님, 시대가 변했어요. 이제는 효도도 방식이 달라졌어요. 무조건 부모 말씀만 들으며 사는 게 아니라, 서로 합리적으로 생각해야죠."
정말 뻔뻔하더라고요.
그때 저는 연기를 계속했어요.
"수진아, 그럼...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수진이 눈이 반짝 빛났어요.
"지금 여기서 계약서에 서명하시면 돼요."
"지금?"
"네. 더 이상 미룰 필요 없어요."
수진이가 펜을 꺼내서 제 앞에 밀어줬어요.
"어머님, 여기 서명만 하시면 모든 게 해결돼요."
그 순간, 저는 수진이의 진짜 정체를 확실히 알 수 있었어요. 이 여자는 처음부터 제 집을 노린 거였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 연기를 계속해야 했어요.
"수진아,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어."
"뭔가요?"
"민수한테 어떻게 설명하지?"
"나중에 제가 잘 설명할게요."
"어머님,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어요. 매수자분이 내일까지만 기다린다고 하거든요."
수진이가 점점 조급해했어요.
그때 제가 일부러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어요.
"수진아, 근데 너 왜 이렇게 급해하는 거야?"
"급한 게 아니라... 좋은 기회니까요."
"정말로 민수 때문이야?"
"당연하죠!"
하지만 수진이의 표정에서 뭔가 불안한 기색이 보였어요.
"그럼 민수한테 전화해서 물어보자."
"안 돼요!"
수진이가 깜짝 놀라며 제 손을 잡았어요.
"왜?"
"민수 오빠가... 민수 오빠가 알면 자존심 상해할 거예요."
"자존심?"
"네, 자기 빚 때문에 어머님 집까지 팔아야 한다는 게..."
또 거짓말이었어요.
"그럼 확인할 방법이 없네?"
"어머님이 저를 믿어주시면 돼요."
수진이가 제 손을 꼭 잡고 간절한 표정을 지었어요. 하지만 그 눈빛에서 저는 탐욕을 읽을 수 있었어요.
"알겠어. 그럼 서명할게."
제가 이렇게 말하자 수진이 얼굴이 환해졌어요.
"정말요? 어머님!"
"응. 민수를 위해서니까."
수진이가 펜을 다시 제 앞에 밀어줬어요.
"여기... 여기에 서명해주세요."
저는 펜을 잡고 서명하는 척했어요. 수진이 표정이 드디어 됐다는 듯이 반짝거렸죠.
"잠깐, 수진아."
"왜요?"
"이 서류 좀 더 자세히 읽어보자."
"아, 그럴 필요 없어요. 다 확인했거든요."
"그래도 내가 직접 읽어봐야지."
저는 서류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척하면서 시간을 끌었어요.
그러다가 일부러 이상한 점을 지적했어요.
"수진아, 이상한데?"
"뭐가요?"
"여기 매매가격이 5억 5천만원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4억으로 적혀있네?"
수진이 얼굴이 굳어졌어요.
"아, 그건... 세금 때문에..."
"세금?"
"네, 실제 거래가격을 낮게 적으면 세금을 적게 내거든요."
"그럼 나머지 1억 5천만원은?"
"따로 현금으로 받으시면 돼요."
거짓말이었죠. 저는 이미 다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현금으로 받는다는 약속이 어디에도 안 적혀있네?"
"아, 그건... 구두로 약속한 거예요."
"구두로?"
"네, 서류에 적으면 나중에 세금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수진이의 말이 점점 앞뒤가 안 맞기 시작했어요.
"수진아, 나 이거 좀 이상한 것 같은데..."
"뭐가 이상해요?"
"일반적으로 부동산 거래가 이렇게 이뤄져?"
"요즘은 다 이렇게 해요."
"정말?"
"네, 어머님이 너무 의심 많으세요."
그때 저는 결정적인 질문을 했어요.
"수진아, 솔직히 말해봐. 민수가 정말로 빚이 있어?"
"당연히 있죠!"
"그럼 증명해봐."
"증명?"
"빚 관련 서류 같은 거 있잖아. 차용증이라든지..."
수진이가 당황하기 시작했어요.
"그건... 그건 민수 오빠가 가지고 있어요."
"그럼 민수한테 전화해서 확인해보자."
"안 돼요!"
"왜 안 돼?"
"민수 오빠가 지금 회의 중이라서..."
"그럼 나중에라도 확인해봐야지."
"어머님, 왜 이렇게 의심하세요?"
수진이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어요.
"의심하는 게 아니라 확인하는 거야."
"확인할 필요 없어요. 제가 말하는 게 다 사실이니까."
"하지만..."
"어머님!"
수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어머님 정말 너무 하세요!"
"뭐라고?"
"저희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인데도 의심만 하시고!"
수진이가 완전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어머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희한테 정말 급한 일이 있어요."
"급한 일?"
"네, 내일까지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큰일 나요."
"큰일?"
"민수 오빠가... 민수 오빠가 정말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또 거짓말로 저를 협박하려고 하는 거였어요.
그때 저는 연기를 그만두고 진짜 본심을 드러내기로 했어요.
"수진아."
"네?"
"너 지금 나를 바보로 보는 거야?"
"무슨 말씀이세요?"
"70살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야?"
수진이 표정이 변했어요.
"어머님, 무슨..."
"민수 빚은 처음부터 없었던 거 맞지?"
"그게 아니에요!"
"그럼 증명해봐. 지금 당장 민수한테 전화해서 확인해봐."
수진이가 말문이 막혔어요.
"못 하겠네? 왜? 거짓말이니까?"
"어머님..."
"수진아, 너 지금까지 나한테 거짓말한 거야?"
그때 수진이가 완전히 화를 내기 시작했어요.
"어머님, 진짜 답답하네요!"
"뭐가 답답해?"
"어머님같은 분들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힘든 거예요!"
"무슨 소리야?"
"그 집 하나 가지고 있어봤자 뭐해요? 어차피 나중에 다 우리 거 될 건데!"
드디어 수진이의 진심이 나왔어요.
"아, 그래? 결국 이거구나."
"맞아요! 어차피 어머님이 돌아가시면 오빠가 상속받을 거잖아요. 그럼 결국 우리 거예요!"
"그래서 미리 빼앗으려고 한 거구나."
"빼앗는 게 아니라 합리적으로 처리하려는 거예요!"
정말 뻔뻔하더라고요.
"수진아, 그런데 한 가지 네가 모르는 게 있어."
"뭔가요?"
"나도 바보가 아니야."
저는 핸드폰을 꺼내서 수진이에게 보여줬어요.
"이게 뭔지 알아?"
"뭔데요?"
"녹음기야. 니가 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다 녹음됐어."
수진이 얼굴이 하얗게 변했어요.
"뭐라고요?"
"네가 나한테 한 모든 말, 협박한 것, 거짓말한 것... 다 증거로 남아있어."
"어머님, 그건..."
"그리고 또 하나 더."
저는 또 다른 핸드폰을 꺼냈어요.
"이건 민수가 어제 준 거야. 실시간으로 전송되도록 설정되어 있어."
"실시간 전송?"
"네가 하는 말이 민수한테 바로바로 전해지고 있어."
수진이가 완전히 당황했어요.
"그럼... 그럼 민수 오빠가 다 들었다는 거예요?"
"당연하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듣고 있을 거야."
"안 돼... 이럴 수가..."
"수진아, 네가 나한테 한 짓을 민수가 다 알게 됐어."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어요.
"어머니! 다 들었습니다!"
민수가 들어왔어요. 얼굴이 완전히 굳어있더라고요.
"민수야!"
"수진아, 너 이런 사람이었어?"
민수가 수진이를 쳐다보는 눈빛이 차가웠어요.
"민수 오빠, 들어봐. 이건 오해야."
"오해? 뭐가 오해야? 내가 다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
"어머니한테 거짓말하고, 협박하고, 집을 빼앗으려고 한 게 오해야?"
수진이가 변명할 말이 없었어요.
"그리고 내 이름으로 가짜 계약서까지 만들어온 게 오해야?"
민수가 수진이가 가져온 서류를 들어보였어요.
"민수 오빠,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잘못한 정도가 아니야. 이건 사기야, 사기!"
"사정이 있었어..."
"무슨 사정? 말해봐!"
민수가 소리를 지르자 수진이가 울기 시작했어요.
"나... 나 투자 실패해서 돈을 잃었어."
"투자?"
"가상화폐에 투자했는데... 3억을 잃었어."
"3억?"
"응.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내 어머니를 속이고 집을 빼앗으려고 했다고?"
수진이가 대답을 못 했어요.
"수진아, 정확히 언제부터 계획한 거야?"
민수가 추궁하자 수진이가 결국 다 털어놓기 시작했어요.
"6개월 전부터..."
"6개월?"
"응. 투자에 실패하고 나서... 어떻게든 돈을 구해야 했어."
"그래서 우리 어머니를 노린 거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하면 끝나는 줄 알아?"
민수가 정말 화가 나 있었어요.
"그 김영희라는 사람은 누구야?"
"언니야. 고등학교 선배인데..."
"그 언니가 너한테 이런 짓을 하라고 시킨 거야?"
"그게 아니라... 내가 어머님 집 얘기를 했더니 언니가 도와주겠다고..."
"도와준다는 게 사기를 치겠다는 거구나."
"민수 오빠, 정말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었어."
하지만 민수는 용서할 기분이 아니었어요.
"수진아, 너 지금까지 우리 어머니한테 한 짓들 생각해봐."
"뭐?"
"치매 걸렸다고 하고, 판단력이 없다고 하고, 요양원 보내야 한다고 하고..."
"그건..."
"70살 어른을 바보 취급하면서 속이려고 한 거야!"
민수 말이 맞았어요. 수진이는 저를 완전히 무시했어요.
그때 저도 한마디 했어요.
"수진아, 네가 나한테 한 짓 중에서 가장 기분 나빴던 게 뭔지 알아?"
"뭐예요?"
"나를 바보로 본 거야."
"어머님..."
"70살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거지?"
"그게 아니에요."
"그럼 뭐야? 거짓말로 속이고, 협박하고, 집을 빼앗으려고 했는데?"
수진이가 할 말이 없었어요.
"수진아, 내가 70살이지만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바보가 아니야."
"어머님, 정말 죄송해요."
"죄송하다고 끝날 일이 아니야."
그때 민수가 핸드폰을 꺼냈어요.
"안되겠다 경찰에 신고해서 법적처벌을 받게해야지."
"경찰?"
"당연하지. 이건 사기미수야."
"민수 오빠, 그러지 마. 우리 지금 부부사이인데..."
"부부 사이에 이런 짓을 해?"
민수가 정말 화가 나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제가 말렸어요.
"민수야, 잠깐. 일단 수진이 말을 더 들어보자."
"어머니, 이런 상황에서..."
"수진아, 네가 투자 실패한 건 사실이야?"
"네... 정말이에요."
"3억을 잃었다고?"
"네."
"어떻게 그런 큰돈을 투자했어?"
"처음에는 작은 돈으로 시작했는데... 계속 올라서 더 넣고, 더 넣고..."
"가상화폐가 그렇게 위험한 줄 몰랐어?"
"언니가 괜찮다고 해서..."
"그 김영희라는 언니?"
"네."
"그 언니가 너를 속인 거네?"
"아마도..."
저는 점점 상황이 정리되는 게 느껴졌어요.
"수진아, 그 언니 연락처 있어?"
"네. 왜요?"
"전화해봐."
"지금요?"
"응, 지금."
수진이가 떨리는 손으로 김영희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언니... 저예요, 수진이..."
전화 너머로 김영희 목소리가 들렸어요. 저희가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말하더라고요.
"어떻게 됐어? 계약서 받았어?"
"그게... 좀 문제가 생겼어요."
"문제? 무슨 문제?"
"시어머니가 의심하기 시작해서..."
"의심? 할머니가? 70살 넘은 할머니가 뭘 의심해?"
김영희가 저를 무시하는 말투로 말하더라고요.
"언니, 지금 스피커폰이라서 다 들려요."
"아, 그래? 그럼 어머님도 들으시는 거네? 어머님, 안녕하세요."
김영희가 갑자기 예의바른 척하더라고요.
"안녕하세요."
제가 대답하자 김영희가 말을 이었어요.
"어머님, 수진이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어떻게 도와달라는 건가요?"
"그 집 좀 팔아주세요. 수진이가 정말 급해요."
"급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왜 남의 집을 팔라고 해요?"
"남의 집이 아니잖아요. 가족 집이니까."
정말 뻔뻔하더라고요.
"그런데 김영희씨, 혹시 이 집 시세가 얼마인지 알고 계세요?"
"글쎄요... 한 5억 정도?"
"이 집은 8억짜리예요."
전화 너머가 조용해졌어요.
"8억이라고요? 수진아, 너 8억짜리 집이라고 안 했잖아?"
김영희가 수진이를 추궁하기 시작했어요.
"언니, 그게..."
"너 나한테 거짓말했어?"
"그게 아니라..."
"그럼 뭐야? 5억에 사서 8억에 팔려고 했던 거야?"
김영희도 수진이한테 속았다는 걸 깨달았나 봐요.
"수진아, 너 나를 이용하려고 했구나!"
"언니, 오해야!"
"오해가 아니야! 너 처음부터 계획한 거지?"
김영희와 수진이가 서로 싸우기 시작했어요. 저희는 그걸 보면서 어이없어했어요.
결국 김영희가 전화를 끊어버렸고, 수진이는 완전히 무너졌어요.
"이제 어떻게 하지... 계획이 다 망가져버렸어."
"수진아, 이제 와서 걱정해봤자 소용없어."
민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민수 오빠, 나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건 네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야."
"하지만..."
"수진아, 우리 이제 끝이야."
"뭐?"
"이혼하자."
"이혼?"
"당연하지. 내 어머니한테 이런 짓을 한 사람이랑 어떻게 살아?"
수진이가 울기 시작했어요.
"민수 오빠, 제발... 한 번만 용서해줘."
"용서? 네가 우리 어머니를 어떻게 대했는데 용서를 바라?"
"정말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안 그럴게가 아니라 이미 늦었어."
민수는 단호했어요.
그때 제가 나섰어요.
"민수야, 수진아."
"네, 어머니."
"둘 다 내 말 좀 들어봐."
저는 수진이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수진아, 네가 나한테 한 짓은 정말 나쁜 짓이었어. 하지만 네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도 이해해."
"어머님..."
"그렇다고 해서 용서한다는 건 아니야."
"네..."
"너는 지금부터 네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해."
"어떤 책임이요?"
"첫네가 만든 가짜 서류들 다 가져가고, 다시는 이 집에 대해 생각하지 마."
"네..."
"그리고 김영희씨한테도 이 일이 무산됐다고 확실히 알려."
"알겠어요."
"마지막으로 민수한테 진심으로 사과해."
수진이가 민수를 바라봤어요.
"민수 오빠, 정말 미안해. 내가 정말 잘못했어."
하지만 민수는 냉정했어요.
"사과는 받겠어. 하지만 용서는 다른 문제야."
"민수 오빠..."
"수진아, 우리 정말 끝이야. 네가 한 일은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결국 수진이는 울면서 짐을 챙겨서 집을 나갔어요.
수진이가 떠나고 나서 저와 민수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못했어요.
"어머니, 정말 죄송해요."
민수가 저한테 고개를 숙였어요.
"뭘 미안해해. 네 잘못도 아닌데."
"제가 수진이를 잘못 봤어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는 거야."
"하지만 어머니가 그런 일을 당하게 했는데..."
"민수야, 괜찮아. 오히려 수진이 본색을 일찍 알게 돼서 다행이야."
"정말요?"
"그럼. 나중에 더 큰 피해를 당할 뻔했잖아."
민수가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어요.
"어머니, 그런데 어떻게 미리 알고 계셨어요?"
"응?"
"수진이가 그런 짓을 할 거라는 걸요."
"처음엔 확실하지 않았어. 그런데 8월에 수진이가 혼자 와서 집 얘기를 했을 때 확신이 들더라고."
"아..."
"그래서 너한테 도움을 청한 거야."
"저도 처음엔 어머니 말씀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당연하지. 아내니까."
"하지만 어머니가 녹음기까지 준비하시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의심하기 시작했구나?"
"네. 그리고 수진이 행동을 자세히 보니까 정말 이상하더라고요."
민수가 한숨을 쉬었어요.
"수진이가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 투자 실패한 직후부터일 거야."
"6개월 동안 거짓말을 했다는 거네요."
"그렇지."
"정말 무서워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민수야, 사람은 절박해지면 못할 짓이 없어."
"하지만 그래도..."
"수진이도 처음엔 나쁜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닐 거야. 하지만 점점 깊이 빠지다 보니까 돌이킬 수 없게 된 거지."
저는 수진이가 미워지기보다는 안타까웠어요.
"어머니는 정말 대단하세요."
"뭐가?"
"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시고..."
"70살까지 살았는데 이런 일쯤이야."
그날 밤 우리는 오랫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어요. 긴 폭풍이 지나간 뒤의 고요 같았어요.
마무리
며칠 뒤, 민수가 녹음 파일과 위조 계약서 사본을 들고 법률 상담을 받았어요.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강요미수까지 충분해요.”
민수는 더 이상 미루지 않았어요. 수진과는 조정 없이 곧장 소송으로 들어갔고,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수진에게 있다고 판결이 났어요. 재산분할은 최소로, 위자료도 일부 결정됐어요. 수진은 이혼이 확정되자 김영희에게 다시 매달렸고, 두 사람은 급전을 노리고 또 다른 노인을 상대로 ‘다운계약서’와 ‘현금 차액’을 미끼로 같은 수법을 벌였어요.
하지만 이미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었어요. 제 사건 기록과 통신 내역, 계좌 이동,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대화 녹취가 결정타가 됐어요. 재판부는 “고령자의 취약성을 악용한 계획적 범행”이라며 실형을 선고했어요. 수진과 김영희는 사이좋게 함께 형을 살게 됐지요.
민수는 마음을 추스르고 주말마다 내려와 저와 함께 텃밭을 손봐요. 저는 집문서를 제 이름으로 재확인했고, 기본 상속·증여 계획도 변호사와 깔끔히 정리했어요.
저녁이면 한옥 마당에 노을이 내려앉아요. 그 빛 속에서 저는 다시 차를 끓이고, 민수는 마루에 앉아 기타를 튕겨요. 폭풍은 지나갔고, 우리는 배웠어요. “나이를 핑계로 누구도 바보 취급하지 말자.” 그리고 “사랑한다면 더 정직해지자.”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예요. “겉다르고 속다른 며느리”에게 휘둘리던 제 삶은 법과 증거로 마침표를 찍었고, 그 자리에 평화와 행복이 깃들었죠
여러분도 비슷한 일을 겪고 계시다면, 혼자 울지 마시고 증거부터 모아보세요. 필요하시면 댓글에 남겨 주세요. 다음 영상에서 노후 재산 안전 체크리스트를 표로 정리해서 보여드릴게요.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오디오북으로 정성스레 만들어 드립니다.
좋아요와 구독은 큰 힘이 됩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내일 오후 세시에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