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밀 정해운 감독의 기획
아들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새삼 놀랍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어쩜 저렇게 깊이 몰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빤히 쳐다보고 있노라면, 어릴 적 TV를 보던 내 모습도 전혀 다르지 않았음을 떠올립니다. 저 역시 작은 20인치 TV 속 주인공과 친구가 되고, 그 세계 속에서 함께 활약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은 모든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며, 놀라운 집중력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닷밀에서 만들어왔고, 만들어갈 작업물들 역시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삶에서 경험하는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환상적인 세상을 구현해내는 것, 새로운 세계를 온전히 체험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이죠. 닷밀이 전시 사업 분야 진출을 위한 새로운 브랜드를 구상하며 주안점을 둔 지점도 다르지 않습니다.
영어사전에 ‘Dive in’을 검색하면 ‘몰두하다’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새로운 세상에 빠져들고, 몰입한다는 의미는 닷밀이 만들어갈 공간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큰 이견 없이 다이브 인 이라는 브랜드를 론칭 하게 됐습니다. 다이브 인은 글로벌 I∙P와 닷밀의 기술력이 만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전시회나 전시전이라는 명칭이 아닌 다이브 인이라는 특정 브랜드를 론칭한 이유는, 전시회로 불리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보기만 하는 전시, 똑같은 놀이 공간에 캐릭터 등신대만 세워져 있는 그런 전시회는 우리가 가장 지양하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전시회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가 아닌, 우리만의 색을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CJ ENM이 주관하고 닷밀과 카카오의 공동제작을 통해 완성된 ‘신비아파트 미디어 어드벤처:내가 구하리!’는 다이브인의 방향성을 많은 분들에게 선보인 첫 번째 공간입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며 상상했던 것처럼, 신비아파트 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주인공이 되어보는 경험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신비아파트’는 귀신이 나오는 신비아파트를 배경으로 하는 호러 판타지 애니메이션입니다. 주인공들은 귀신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승천 시켜 줍니다. 우리는 ‘신비아파트’를 그대로 재현해내고, 찾아온 아이들이 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귀신들을 만나고 승천시켜주는 경험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신비아파트 등장인물이나 로고가 프린트된 등신대, 탈 인형 등 몰입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는 배제시켰습니다. 주 배경인 신비아파트 중정을 그대로 구현하고, 각 방마다 테마를 다르게 해 자유롭게 공간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정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실제 ‘신비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설정하고, 아트와 기술적 구현을 시작했습니다.
신비아파트 미디어어드벤처 제작기 ②아트편 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