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도토리 Jan 13. 2020

주간회고 #19



1.

신규 서비스의 런칭이 코앞에 왔다. 이전까지는 내 서비스가 완전 마음에 든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이전보다 훨씬더 뾰족해진 컨셉에, 주고자하는 가치도 명확하게 느껴져서 만들면서도 꽤나 만족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마음에 가볍게 친구들과 맥주 한 잔하면서 새로이 런칭하는 서비스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그 친구들은 이전의 서비스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을 못했던 친구들인데, 이번에는 다를 수 있지않을까하는 마음과 함께.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들은 이번에도 공감하지 못 했다. 그들의 피드백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 유저가 얻는 가치가 불분명하고 너무 추상적이다.

- 이 가치에 공감할 사람들이 너무 적을 것 같다.


이전보다 훨씬더 앱이 선명해졌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는 약간의 충격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이렇게나 추상적이라고 느낄 수 있겠구나, 앱을 릴리즈 후에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설득시키는 작업을 열심히해야될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더 열심히 해야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략 2시간 동안 굉장한 극딜을 받고 잠깐동안 현타가 왔었는데 다시 돌이켜보면 새로운 관점으로 내 서비스를 볼 수 있게끔 환기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1. '창의적 절망'의 순간을 많이 설계해야한다.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집단에서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 팀 내에서 현 서비스에 이 정도로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없다(적어도 팀내에서 나는 그런 말을 들은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서비스에 대한 좋은 점이나 기대하는 점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고 우리끼리 그러한 믿음을 공유하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기가 쉽지않은 것 같다.


탁월한 의사결정, 혹은 판단에 대해 연구한 개리 클라인은 <통찰,  평범에서 비범으로>라는 책에서 통찰로 이끄는 유형 중 하나로 '창의적 절망'이라는 표현을 썼다. 막다른 순간, 막막함 속에서 사람들은 기존의 관점을 버리고 새로운 관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 표현이 계속 생각났다.(요즘 읽고 있는 책이라 그럴지도 ㅎㅎ)


팀 외부 사람들과 현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지면서 외부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서비스가 어떻게 비춰지는지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개선할 부분을 수집해야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2. 우리 서비스의 가치를 더 뚜렷하게 만들어야한다. 그냥 누구나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유저들은 앱을 통해 본인이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가치가 무엇인가를 통해 서비스를 판단한다.  나 스스로도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나 잘나가는 서비스들을 돌이켜볼때 이렇게 생각하더라. 예를들면, 유튜브는 다양한 영상 컨텐츠를 소비하게 해준다.  노션은 매우 탁월한 노트앱이다. 리디북스는 이북으로 책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유저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판단할때는 추상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가치로 판단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의 앱은 '습관'이라는 이름하게 큼직한 3가지 기능이 들어가있는데, 이것이 우리앱이 주고자하는 가치를 더 불분명하게 만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위한 습관과 루틴들을 강화함으로써 더 나다워지게 하는 앱이라고 인지하기보다, 유저들은 습관 관리하기 좋은 앱, 탁월한 일기장 앱 등으로 컨셉을 잡았을때 유저들이 느끼는 가치가 훨씬더 뚜렷하지 않을까. 일단 다 만들었으니 시장에 던져보고 Next Step으로써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다. 유저의 입장에서 우리앱은 어떤 앱인가를 생각해봤을때, 구체적인 가치가 떠오를수있게끔 설계해야하지않을까.






이러한 생각을 팀원들에게 공유했는데, 대화를 하면서 진짜 아쉬운 점은 뒤늦은 검증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신규 사업에 대한 시장성 검증을 앱이 거의 완성된 지점에서야 생각할 수 있었나에 대한 생각.


대화를 하고 실행력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되었다. 나름 꽤 빠르게 신규 프로덕트를 완성했는데, 서비스차원에서 '빠르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왜 이정도면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라는 확신을 갖고 개발을 하고 있었나.


1. 개발을 빠르게하여 앱을 빨리 릴리즈하는게 탁월한 실행력을 뜻하지않는다. 정말 빠르다면, 개발없이 실행하고 좋은 피드백을 이끌어냈을 것이다.

2. 우리팀은 의사결정을 완전히 PO에게 집중하기 위해 서비스 컨셉에 대한 팀내 피드백을 거의 안하거나 Approved Comment만 하기로 합의했다. 그에 따라 서로의 역할과 책임영역이 분명해졌는데, 이렇게 명확하게 나눠진 역할로 인해 시야가 좁아지게 되는 것 같다. 나 스스로도 반성.

3. 정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려면, 나의 책임과 더불어 조직차원의 문제해결에 초점을 잃지말아야 한다. 우리가 풀고자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통해 얻고자하는 배움은 무엇인지에 대해 등한시하면 안된다.

4. 주저리 주저리 적다보니 결국 이런 방식으로 사고하다보면 조직의 방향성에 대해 간섭할 수 밖에 없지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이런 관점으로 목소리를 내다보면 방향성이 조금씩 조금씩 번형되다 이전에 우리가 반복한 실수인 이도저도아닌 프로덕트가 완성하게되는 건아닐까..

5. 쉽지않다. 그냥 사람들과 많이만나서 우리 서비스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 봐야겠다.



2.

피아노를 접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가서 근근히 조금씩 연습하고는 있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피아노를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치지도 못하고, 시간만 아쉽게 쓸 것 같아서 그냥 안하기로 결정. 애인에게 연말 이벤트로 all of me ( by Jon Schmidt) 를 꼭 쳐주고 싶었는데 그냥 포기하게 되서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꽤 오랜기간 이런 류의 취미는 시도하지않을 것 같다.


약 4달정도의 시간동안 어떻게든 꾸준히 에너지를 써보려고 다양한 생각들을 했다. 취미인 동시에 배움에 대한 통찰을 얻기위한 전략적인 시간으로 가져가보려고도 했지만 딱히 유의미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 이유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보면, 내가 관심있어하는 다른 활동들과 너무 동떨어져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시간들에 시너지를 얻으려면 그러한 액션들을 꿰뚫는 공통분모가 있어야한다. 앞으로는 이러한 것들을 명심하고 행동해보길. 어설프게 이것저것 다 잡으려다가 다 놓칠수도 있다.


+ 학원에 돈과 시간을 쓰지말고 그 시간과 자원으로 애인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었으면.


이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인 all of me

https://www.youtube.com/watch?v=9fAZIQ-vpdw



















매거진의 이전글 Retrospective #1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