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15
목이 불편한 것이 만성화되어 가고 있고, 어깨 통증도 몇 달간 사라지지 않아서 정말 쉽지 않다. 몇 달동안 계속 도수치료 받아도 없어지지않았는데, 이건 너무 이상해서 의사한테 다시 증상을 말하고 집요하게 물었다. 그 결과 리코타(?) 근육 그쪽이 뭉쳐있는 것 같다는 단서를 발견했고, 거기에 근육 주사를 놓게 됬는데 놀랍게도 그 당일날 증상이 90% 정도 좋아졌다! 비록 다음달 다시 통증이 생겨서 더 치료를 해야되겠지만, 몇달간 여러 정형외과를 가도 진전이 없었는데, 드디어 효과를 봐서 기쁘다.
명확하게 불편한 지점이 생기니까 운동의 목적이 예전과는 완전 달라졌다. 이전에는 스트레스를 풀고, 몸을 이쁘게 가꾸기 위함이었는데, 지금은 정말 건강해지기 위해 한다 ㅠㅠㅠㅋㅋㅋ. 운동은 저중량으로 하더라도 무조건 자세를 신경쓰면서 하고(이전에 비해 중량을 1/2, 1/3 정도로 낮춰서 하는 것 같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열심히 한다. 이렇듯, 목적이 달라지니까 내 삶에 운동의 우선순위가 매우 높아졌다. 이전에는 그냥 귀찮거나 다르게 하고 싶은게 생기면 안가곤 했는데, 지금은 다른걸 포기하더라도 운동을 가게 됬다.
제대로된 자세를 배우면서 운동하기 위해 PT를 끊어서 운동하고 있는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운동 자세를 정말 몰랐구나 하는 것도 알게되고, 밥 먹기 전에 음식사진 찍어서 보내는 것도 내가 무엇을 먹는지, 얼마만큼 먹어야하는지를 계속 신경쓰게 해줘서 좋다. 트레이너가 식단조절을 위해 FatSecret이라는 앱을 추천해줘서 쓰다가 YAZIO로 갈아탔다. 음식 데이터베이스가 훨씬더 많은 것 같아서 더 유용할 듯.
요즘 내 몸이 좀더 긴 안목을 가지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당장의 눈 앞의 성취, 학습, 자기계발을 위해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희생하거나 뒤로 해서는 안된다고.
요즘 참 쉽지 않다. 몇 번의 Pivot 시도가 잘 안되면서 우리가 풀어야하는/ 풀수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부터가 모호해진 것 같다. 메인 가설, 메인 BM, 메인 Product는 회사, 조직을 응집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특히 구성원이 많으면 많을 수록. 현재 우리 회사는 비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들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더 흔들리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나 스스로 몇가지 질문을 하게 되더라.
나는 왜 계속 남아있는가?
이 비전이 가진 임팩트를 믿는다
이 사람들이랑 무언가 결과를 만들어내보고 싶다.
나는 어떤 기준을 통해 팀의 가능성을 판단할 것인가?
다른 팀원들의 의지. 당신들은 우리로써 무언가 더 시도해보고 싶은가? 다른 팀원들은 우리 로써 얼마만큼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임팩트를 만들어 낼만큼 팀 내의 역량이 현재 충분한가. 이부분이 나에게 있어 굉장히 애매한 부분인 것 같은데, 단기간 성과, 지표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사업, 비즈니스의 성공여부에는 굉장히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에 확실한 기준이 뭐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나는 느낌적 느낌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의하고 그 부분은 행동을 통해 배우고 보완해나가는 능력이 충분한지 지켜보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조직차원에서의 멘탈모델을 잘 설계하고 하나의 단위로써 배워나갈 역량이 있는가. 이러한 역량을 어떻게 알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느낌이 오지않을까?
나는 다른 팀원들/ 파트너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실무 영역에서 본인의 1인분을 할 수 있는 역량은 당연하다. 그와는 별개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불투명하고 불확실성에 인해 힘든 지점이 굉장히 많을 텐데, 이런 순간에서도 믿음과 신념으로써 중심을 잡고 의지할 수 있는가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함께할 동료로써, 오너쉽을 공유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새로운 신사업을 발굴해내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나의 비즈니스 감각이 정말 부족하구나하는 것을 계속해서 깨닫고 있다. 불확실한 순간에 나는 다른 팀원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팀원이었나, 스스로 반성하고 각성하게 되는 것 같다. 당분간은 개발은 뒤로 한 채, 창업가 마인드셋과 함께 고객 개발 관점에서 시장을 탐구할 수 있는 역량 기르기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
나름 치열한 2019년을 보내면서 시간관리, 우선순위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 날 때 그와 관련된 글을 쓰면서 이런 팁들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특급 열차 이슈들이 계속해서 생겨서 밀리고 있다. 어떻게든 시간내보려고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아 돈걸고 글쓰게 하는 모임도 잠깐 만들었었는데, 지금은 도저히 그럴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당분간은 접어두기로. 내가 가진 지식이나 재능을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을지 천천히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