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힘든 글쓰기를 왜 하는 거야?

누군가의 이유가, 나의 이유가 된다.

by 더블와이파파

우리는 무엇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는 걸까.


한 편의 글을 읽고, 문득 나도 글을 쓰고 싶어졌다. 글은 묘하게 전염성이 강하다. 누군가의 문장을 읽으며 마음 한편이 저리면, 나도 모르게 글을 쓰고 싶어진다. 내 감성과 닿은 글, 과거의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글, 한 사람의 서사가 짙게 배인 글. 그의 마음에 내 마음을 살며시 더하고 싶어지는 순간들. 이유는 참 다양하다.


손녀가 자신의 글을 읽어줄 날을 상상하며 글을 쓰는 한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과 함께, 그분의 글쓰기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국민학교 시절, 방학마다 일기를 성실히 써서 상을 받던 아이였고, 문학소녀 시절엔 문예지를 만들며 꿈을 키웠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열 살 무렵, 일기장에 마음을 눌러 적던 기억. 남편과 원거리 연애를 하며 주고받은 편지들. 결혼 후 남편의 양복주머니 속에 있던 꼬깃꼬깃 접힌 쪽지들. 아이를 낳은 뒤에는 육아일기를 썼고, 이제는 그 기록을 장성한 자녀들과, 며느리와 함께 꺼내보며 어릴 적 자신과 엄마의 사랑을 다시 만난다고 했다.


글이란, 그렇게 삶을 되짚는 창이 된다. 그런 추억들이 저절로 떠올랐을까? 아니다. 글을 쓰는 순간, 잊고 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둘, 조용히 돌아와 준 것이다. 그분은 말했다. “이제는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싶어요.” 그리고, “호호할머니가 되어도 글을 쓰고 싶어요.” 그 말이 어쩐지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다.


온라인 글쓰기와 SNS, 새로운 도전을 즐기며 성장하는 그 모습은 누구보다 생기 있어 보였다.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이 먼저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그분의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다. 글은, 그동안의 나를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위로받고, 응원해 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글을 쓰며 가장 먼저 위로받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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