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와, 삶 쓰기는 다르지 않아요.
전자책이든 종이책이든, 책을 쓰려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누구는 기획이 중요하다고 하고, 또 누구는 독자를 먼저 떠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목차’다. 책의 구조, 흐름, 방향성까지 절반 이상은 목차에서 결정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책을 쓸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목차를 정하는 데 쓴다. 전자책을 코칭할 때도 나는 언제나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일단 목차부터 잡아봅시다.”
목차는 글의 나침반이다. 방향을 잡아주고, 길을 잃었을 때 돌아오는 기준점이 된다. 마치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처럼 잠시 길을 잘못 들어도 전체 경로를 다시 안내해 주는 것이다. 물론 글을 쓰다 보면 처음의 계획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생긴다. 그럴 땐 목차를 다시 손본다. 하지만 단단한 뼈대가 있으니 글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목차는 방향을 지키게 하고, 독자는 자연스럽게 다음 장으로 이끌린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삶도 결국 한 권의 책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 무엇을 먼저 할지 정하지 않으면 시간은 흘러가고 나는 그저 따라가게 된다. 아무런 계획 없이 사는 삶은 목차 없는 책과도 같다. 제목은 멀쩡한데 내용은 흩어지고 결국, 내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모르게 된다. 그래서 나는 매일 해야 할 일을 적는다.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한다.
하루치 목차를 만드는 셈이다. 이건 단지 책을 쓰는 사람만의 습관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삶의 방향 잡기다. 일이 많다고 느껴질 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건 ‘막연함’ 때문이었다. 정리해 보면,
의외로 간단한 일들이 많다. 구체화하면 어렵지 않다. 목차를 세우는 일은 삶을 정돈하는 첫걸음이다. 물론,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도 있다.
갑작스러운 변수,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삶이라는 여정의 흐름을 흔들어 놓는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단단한 기준이 필요하다. 목차는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완성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흔들릴 필요는 없다.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중요도에 따라 순서를 정하고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을 하나 정하면 된다.
그리고 한 걸음씩, 그 길을 따라가면 된다. 하루하루, 그렇게 목차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조용히 한 권의 삶이 완성되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