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참 많아지는 하루였다.
저녁 6시 무렵, 초인종이 울렸다.
올 사람이 없었기에 의아했다.
아이들이 떠들었서 밑에 집에서 오셨나 잠시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아이들은 조용히 집에 있을 시간이었다.
인터폰 화면엔 낯선 아이 한 명이 서 있었다.
문을 열자, 아이는 망설임 없이 우리 집 안으로 들어왔다.
순간, 당황했다.
당당하게 들어와서 소파에 앉은 아이는 “엄마가 안 보여서 왔다”라고 했다.
마침 거실에 있던 우리 아이들과 인사를 나눴다.
둘째와 동갑이라 했다.
놀이터에서 몇 번 봤던 아이라고 한다.
그 아이는 자연스럽게 장난감 있는 곳으로 가고, 소파 위를 뛰며 태권도 시범도 보였다.
이내 웃음이 났다.
순간 다시 스쳐오는 생각은?,
그 아이의 엄마는 얼마나 놀랐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잠시 뒤, 방송으로 아이를 찾는 소리가 났다.
나는 경비실에 연락했고, 동과 호수를 알려드렸다.
아이 엄마가 도착할 때까지 그 아이는 우리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다.
편한 얼굴로 엄마를 맞이했고, 엄마는 여러 번 인사를 하셨다.
나는 아이에게 말했다.
“괜찮아. 다음엔 엄마한테 말하고 놀러 와.”
아이들이 문을 닫고 들어온 뒤, 우리 집이 어떻게 알려졌는지 물었다.
놀이터에서 잠깐 우리 집 층수를 이야기했다고 했다.
같은 층에 세 집이 있는데
어떻게 우리 집을 바로 찾았을까.
혹시 다른 집에 먼저 갔다가 문이 안 열려서 온 걸까.
안심한 듯 들어와 뛰놀던 아이를 보며, 우리 가족 모두 놀라고, 웃었는데
나는 생각에 잠겼다.
아이들은 원래 저렇게 해맑아야 하는데 나는 너무 많은 제약을 두고 있진 않았을까.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낯가림이 많은 걸까.
가르친다는 것과 제한한다는 것은 다른 말일 텐데.
낯선 집에서도 친구 집처럼 뛰노는 아이를 보며 나도 모르게 부러웠다.
소극적인 우리 아이들을 보며 묘한 죄책감이 밀려왔다.
혹시, 내가 없는 곳에서는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천진난만할 수 있을까.
그날은, 생각이 참 많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