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T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때가 있다.
나는 MBTI가 ISTJ다.
그중에서도 특히 T 성향이 강하다.
좋게 말하면,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효율적인 걸 좋아한다.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이 T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때가 있다.
1. 글을 쓸 때
글을 쓰다 보면, 자꾸 분석하려는 습관이 고개를 든다. “이 글의 구조는 맞는가?”, “논리적 비약은 없는가?” 머릿속에서는 정리가 되는데, 감정선은 얕게 느껴진다. 읽는 사람이 느끼기도 전에, 내가 먼저 글을 딱딱하게 만들어버린다.
사실, 때로는 그냥 흘러가는 감정을 담으면 될 텐데. 나는 자꾸 글의 해석부터 집중한다. 느껴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다. 요즘은 특히, 소설 쓰는 사람들을 존경하게 된다. 논리보다 감정으로 글을 끌어가는 능력. 그게 지금 내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2. 아이들과 대화할 때
아이들이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으면, 나는 본능적으로 해결책부터 내놓는다.
“그건 이렇게 하면 되잖아.”
“네가 이렇게 했으니까 그런 거지.”
논리적으로는 맞을 수 있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그 순간 닫혀버린다. 그때 필요한 건 해답이 아니라 공감인데, 나는 자꾸 답안을 꺼내놓고 만다. 다 말하고 나서야 후회한다.
“아, 그냥 들어줄걸...”
3.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저건 현실성이 없어.” “저 장면은 개연성이 떨어져.”
다들 감정에 몰입하고 있을 때, 나 혼자 장면을 해체한다. 그러다 관심이 식어버리고, 이내 딴짓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감정에 젖어야 할 순간에, 나는 감독이 되어 있다. 이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면, 내 성향이 참 못마땅하다.
하지만 나는 성향이 타고나는 것보다, 길러지는 쪽에 가깝다고 믿는다. 좋은 점은 살리고, 불편한 점은 변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판단이 필요한 순간도 있고, 논리적인 사실 제시가 꼭 필요한 때도 있다. 보기에 따라, 단점은 장점이 되기도 한다.
다만, 항상 잊지 않고 싶다. 논리보다 감정이 더 중요한 순간이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