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명예, 가치의 영역
100억 원의 연봉을 버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성공한 사람? 능력자? 아니면 시대가 낳은 행운아?
‘일타강사’.
일등 스타 강사의 줄임말이다.
이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중 한 명이 정승재 강사다.
TV나 유튜브를 통해 성인들에게도 알려졌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명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수학 공식을 가르치는 사람은 아니다.
정승재는 아이들의 성장과 인생의 가치까지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다.
그는 수학 강사로서 입지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교재를 만들고 수업 콘텐츠를 브랜드화하며 교육과 사업을 연결하는 모델로 성장했다.
좋아하는 일을 진심으로 밀고 나가다 보니 그것이 현실적인 성공으로도 이어졌다.
한 방송에서는 연봉으로는 치면 100억쯤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모든 일을 멈추더라도 마지막까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다.
그건 바로 EBS 방송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EBS는 수강료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들은 비싼 인강도, 사교육도 들을 수 없다.
EBS는 그런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다.
다른 강의에서는 "이 강의 꼭 들어라" 말하는 게
왠지 돈을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질까 봐 마음이 불편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EBS에서는 그런 거리낌이 없다.
아이들을 향한 순수한 마음이 그 공간 안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안에서 자신의 ‘쓰임’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는 돈보다 중요한 가치였다.
돈과 명예를 넘어서면, 그다음은 가치의 영역이라고 한다.
그 가치는 다른 사람에게 증명될 필요가 없다.
스스로의 마음이 충만해지는 것,
내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된다는 느낌.
그것이면 충분한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가치의 공간이 있다.
나는 신중년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글쓰기 강의를 한다.
가끔은 구청 같은 곳에서 무료 강의를 열기도 한다.
그런 곳에서는 강사에게 소정의 수강료만 지급되고, 수강생은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글쓰기를 배우고 싶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물론, 그곳에 오는 사람들이 다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가 시스템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 또한 현명한 시민의 방식일 테니까.
사실 시간이나 수익 면에서는 온라인 강의가 더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오프라인 강의를 계속하고 싶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에너지와 온기가 있기 때문이다.
강의하러 가는 길이 설레고, 수업이 끝난 뒤에는 마음이 꽉 찬다.
“오늘도 내가 쓰임 있는 사람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마음에 남는다.
아마도, 그것이 나에게 주어지는 가치의 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