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나마 따뜻한 쉼이 되었기를 바랐다
며칠전, 봄을 재촉하는 비가 하루 종일 촉촉하게 내리는 날이었다.
창밖으로 회색빛 하늘과 빗줄기를 바라보며, 점심시간 즈음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따뜻한 커피 향이 감도는 평온한 시간이었다.
10분쯤 지났을까. 유모차를 끌고 한 여성이 들어왔다.
비에 젖을까 아이부터 살피는 그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조심스러웠다.
아기 의자를 끌어당겨 아이를 앉히는 손길에도 망설임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엄마의 손길이 떨어지는 게 불안했는지,
주문하러 돌아서는 순간 아이의 울먹임이 곧장 따라붙었다.
엄마가 시야에서 한 걸음만 멀어져도 아이는 세상을 잃은 듯 애타게 엄마를 찾기 시작했다.
울음소리에 어머니는 놀란 듯 주변을 살피며 다시 아이에게 달려가 토닥였고,
겨우 달래어 다시 주문대로 향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아이와 엄마 사이, 그 짧은 거리 위에서 여러 번의 실랑이가 오간 끝에야 간신히 주문을 마칠 수 있었다.
잠시 뒤, 진동벨이 울린 모양이었다.
이번에도 아이는 엄마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더 크게 울며 엄마를 불렀다.
당장이라도 일어나 “제가 대신 가져다드릴까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한마디의 선의가 혹시라도
‘내 아이가 남에게 방해가 되고 있다’는 부담으로 전해질까 봐,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그 뒷모습을 응원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몇 번의 짧은 다독임 끝에 커피와 빵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고단했던 실랑이가 끝난 식탁 위, 아이의 작은 포크 끝에는 따끈한 빵 한 조각이 걸려 있었다.
빵을 오물거리던 아이가 서툰 옹알이를 섞어 나직하게 말했다.
“엄마, 따뜻해.”
그 짧은 말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 한마디에 팽팽하게 굳어 있던 어머니의 얼굴에도, 그제야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 어머니는 알았을까.
아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무심한 척 고개를 돌렸던 사람들 중에도,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어머니 괜찮아요. 아이부터 돌보세요’라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밖에는 차가운 봄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아이가 말한 그 빵의 온기처럼, 그곳에는 낯섬이 아니라 다정한 시선들이 흐르고 있었다.
그 다정함이, 그 어머니에게도 잠시나마 따뜻한 쉼이 되었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