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이 매일 아침에 다짐하는 말

치열한 다짐

by 더블와이파파

하루를 시작하다 보면 마음이 생각보다 쉽게 들뜨는 순간이 있다. 어제 거둔 작은 성취가 머릿속을 맴돌거나, 최근에 받은 타인의 인정이 잔상처럼 남아 있으면 어느새 스스로를 실제보다 크게 보게 된다.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 감정을 여과 없이 방치하면 삶의 방향타는 쉽게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게 아침은 단순히 잠든 몸을 깨우는 시간이 아니라, 비대해진 마음의 크기를 다시 조절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수 박진영은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한마디를 건넨다고 한다. “까불지 말자.” 짧고 투박한 말이지만 그 안에는 서늘할 정도로 분명한 기준이 담겨 있다. 지금의 위치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쌓아온 모든 것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경고다. 잘 풀리는 순간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 익숙함이 자만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치열한 다짐이기도 하다.


사람은 상황에 익숙해지는 순간부터 느슨해진다. 성취의 흐름이 이어지면 긴장이 풀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잣대는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신을 붙잡아줄 날카로운 문장 하나다. 타인의 지적은 반발심을 부르기도 하지만, 스스로가 세운 기준은 중심을 잡아주는 닻이 된다.


겸손은 누군가 만들어주는 태도가 아니다. 외부의 칭찬이나 비판과 상관없이, 시간이 흘러도 본질을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 아무도 지적해주지 않는 위치에 올랐을 때, 스스로를 가장 엄격하게 돌아볼 줄 아는 사람만이 멀리 간다. 그래서 아침마다 건네는 짧은 말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삶의 궤도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


나 역시 그런 순간을 자주 마주한다. 일이 조금만 잘 풀려도 마음이 앞서 나가려 하고, 그 달콤한 흐름에 취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일수록 의식적으로 마음의 높이를 낮춘다.


오래가는 사람은 남들보다 크게 앞서가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마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일의 지속성은 아침을 여는 사소한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이전 02화우리는 모두 한강 작가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