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할 때 루틴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지난달 들었던 한 강의에서 참 마음에 와닿는 말을 있었다.
"루틴은 평온할 때 만들어야 한다. 위기 속에서 급하게 만든 루틴은 내 것이 되지 못한다.
평온한 날들에 다져진 습관이 결국 위기 속에서 나를 구해줄 것이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루틴이 있다면 그 루틴이 나를 다시 꺼내줄 수 있다."
그 말을 듣고 문득 생각했다. 지금, 내가 평온할 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루틴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계속 미뤄왔던 일이 하나 떠올랐다.
바로 치과 진료였다. 잇몸이 약한 편이라 치과에 갈 때마다 정기적인 치료를 권유받았지만,
아플 때만 겨우겨우 갔고 그마저도 '좀 괜찮아지면 가야지' 하며 자꾸 미뤄왔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평온할 때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라는 말을 떠올리며 이번엔 아프기 전에 치료를 받기로 마음먹었다.
지난주엔 스케일링과 함께 전반적인 검진을 받았다.
예상대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순간 '괜히 검진받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아플 때 받는 치료는 훨씬 더 고통스럽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이번엔 주 1회 잇몸 치료를 받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그 시기부터 치아 관련 글과 광고가 자꾸 눈에 띄었다. 누군가의 글에 치아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해서 댓글을 남겼더니 “꼭 미리 치료받으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었다.
물론 주 1회 치료는 시간도 들고, 비용도 든다. 하지만 나중에 큰 치료를 받는 것보단 훨씬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통증이 힘들지만 나는 특히 두통과 치통을 제일 견디기 힘들어한다.
어제는 치료를 받고 하루 종일 입 안이 얼얼했지만 그래도 미리 다녀오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토닥였다.
치통이 시작되면 책도 못 읽고, 글도 쓸 수 없을 테니까. 좋아하는 글쓰기를 계속하기 위해
운동을 하듯 몸을 돌보는 루틴도 절대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오늘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미뤄두었던 치과 진료를 결심하게 만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때 그 분이 나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오늘은 내가 누군가의 미루고 있던 루틴을 조용히 꺼내줄 수 있으면 좋겠다. 평온한 날에 만든 루틴 하나가 언젠가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