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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년을 이어온 지혜의 말.

중용 23장에서 혜안을 찾다.

by 더블와이파파

나는 원래 계획적인 사람이었다.

무엇이든 시작하기 전에 오래 고민했고, 원하는 결말이 머릿속에 떠올라야 움직였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믿었다.


계획적으로 일하고, 중간에 생길 수 있는 변수까지 미리 대비하는 게 좋다고 자주 말했다.

지금 돌아봐도 그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기엔 하나의 변수가 있었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생긴다는 사실.


100을 준비해도, 101번째의 예외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이 필요했다.


계획이 완벽할수록 작은 변수에 더 크게 흔들리곤 했다.

결국 주저했고, 다시 시작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이젠 일단 시작하고, 하다 보면 완성하는 사람이 되었다.

물론 지금도 예기치 않은 일은 생긴다.

하지만 그때마다 “하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요즘 나를 지탱하는 말. 그건 바로 ‘하다 보면’이다.

하다 보면, 오히려 처음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

물론 그 ‘하다 보면’에도 법칙이 있다.

1. 정성을 다하는 것

2.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마음

3.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


이 세 가지가 연결될 때, 그 ‘하다 보면’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준다.


고전 『중용』 23장에도

이런 태도를 뒷받침해 주는 문장이 나온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하게 하고, 남을 감동하게 하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 23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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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극한 정성은 나를 바꾸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이제는 큰 계획보다 작은 정성에 마음을 둔다.


오늘도 나는 내 자리에서 나만의 속도로 ‘하다 보면’을 이어가고 있다.


완벽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정성을 다하다 보면, 삶은 반드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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