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그것의 상실
요즘 계속 일이 많아 심신이 지쳐있다. 평소보다 늦어 후딱 준비하고 나가야지 하며 속도를 내고 있는데, 알람 대신으로 켜진 공중파 방송의 아침 드라마가 귀에 흘러들어 온다.
"어머니! 정말 기억이 안나시는 거에요?"
잘은 모르지만 주인공의 어머니가 사고로 기억 상실증에 걸린 것 같다. 이쯤 되면 '아침드라마 모범 이야기 구성 특강' 이런 것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잖아. 만약 기억 상실증이 없었다면 드라마 작가들은 골머리 깨나 썩었겠지. 어쩌면 평소에 기억 상실증 치료법 같은 것이 발견되는 악몽에 시달릴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갑자기 짜증이 나서 저 아주머니의 기억이 돌아오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