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살면 세상이 내 것이다.
사람이 멈추면 안 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공부요, 다른 하나는 청소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청소는 - 공부보다 쉬우면서 - 정말 오롯이 물리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돌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작업이다. 청소에 눈을 뜨게 되면 단지 한번 쓸어버리거나 털어버리는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거나 벽에 들러붙어 도 닦듯 시간을 보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군대에 있을 때 부대에 높은 분이 방문하면 수십 명의 장정들이 들러붙어 한 사람당 계단을 두 개씩 맡아 세 시간씩 광을 내던 때가 있었는데, 하도 짜증 나서 같이 닦던 선임에게 대체 어느 정도까지 광을 내야 하는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어리석은 질문을 받았다는 듯이) 청소는 끝이 없는 거라고..."
나는 그때 빨리 대충 닦고 내무반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만이 굴뚝같았기 때문에 '뭐래' 하면서 계단 코의 껌을 계속 긁어내는데 집중했었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정말 청소에는 끝이 없는 것이다.
나는 열심히 청소를 하다가도 '저긴 손이 닿지 않으니까' 하기도 하니까 어느 정도는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열심히 청소하는 사람이 비인간적이라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같이 있으면 내가 더 편하지 않을까? 어쨌든, 청소가 끝나고 나서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바닥을 보면 이미 어른인데도 마치 새로 태어난 사람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