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샌프란시스코는 맑음

좌충우돌 샌프란 생존기

샌프란시스코는 맑음, 서울은 가끔 흐림, 베를린은 아침에 안개, 뉴욕은 마른하늘에 가끔 번개

가끔 날씨 앱을 보고 있다 보면, 서로 다른 날씨들 사이로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좋다. 만약 세상의 누군가가 지역별 날씨 로직을 밝혀낸다면 자연에게 조금 실망할 것만 같은데, 루브르 드농관의 2층 벽에 걸려있는 모나리자 그림처럼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 허락되는 것도 세상엔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손바닥만 한 교실에서 50분 수업 10분 휴식 쳇바퀴 돌던 학생 시절, 내가 알퐁스 도데의 별을 좋아했던 이유는 스테파네트 아가씨에 대한 목동의 순수한 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 소설을 읽은 후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뤼브롱 산의 언덕과 그곳에 부는 바람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오늘 샌프란시스코는 드라이 시트 향을 포기하고 볕에 빨래를 말리고 싶어 지는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