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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Apr 22. 2016

영원히 별이 되어버린 황태자

음악의 황태자 프린스(1958~2016)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갑자기 뉴욕타임스의 알림이 울립니다. 평소보다 약간 늦어 서둘러야 했기 때문에 확인을 미루고 우선 정류장으로 뛰어갔습니다. 버스에 무사히 타고난 후 안심하며 확인했던 알림은 마이클 잭슨과 쌍벽을 이루던 팝의 황태자가 오늘 향년 57세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NYTimes / Prince is dead at 57, The A.P.Says. He was a prolific, meticulous master of infectious pop.


아직 정확한 사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슬픈 일은 이제 그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겠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프린스는 58년 생으로 마이클 잭슨, 마돈나, 조지 마이클과 함께 80년대 팝의 중흥기를 함께 이끌어온 아티스트입니다. 그는 천재라고 불리는데 한치의 모자람이 없는 음악가로 노래, 작곡, 악기 연주 등 음악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재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 분야별 수준도 거의 탑에 가까왔습니다. 특히 기타는 당대의 기타리스트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었죠.

프린스의 음악은 노골적인 성적 표현과 퇴폐적 성향을 담고 있어 다른 음악가들만큼 쉽게 국내에서 접할 수는 없었지만, 'Pupple Rain'같은 곡은 웬만큼 음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그는 NPG음악클럽이라는 온라인 음원 사이트 사업도 시도 했었는데요. 그 덕분에 온라인 음원사이트나 유튜브 등에서 그의 음악을 접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NPG 음악 클럽도 문을 닫았기 때문에, 음원을 접하기 위해서는 레코드점에 가서 CD나 LP를 사는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아쉬운 대로 2015년에 발매했던 앨범은 애플뮤직 스토어에서는 구매가 가능합니다만, 역시 듣고 싶은 음악들은 과거의 음악들이거든요.


프린스의 명반이라면 동명의 영화(자신이 직접 주연을 했었음) 사운드트랙이었던 'Purple Rain'앨범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죠. 특이하게 앨범이 먼저 발매가 되고 한 달 정도 뒤에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앨범과 동명 타이틀 곡인 ‘Purple Rain’은 9분이 다 되어가는 긴 곡이었는데, 프린스가 이 곡을 만들고 플리트우드 맥의 스티브 닉스에게 가사를 써달라고 가이드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 곡을 듣고 그 스케일에 졸아서 작사를 못하겠다고 다시 넘겼다고 하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작사를 했다고 합니다. 김이나 씨였다면 잘 해내지 않았을까요?

Purple Rain 사운드트랙은 24주 동안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넘버원을 기록했습니다만, 이 곡은 싱글차트 2위까지 밖에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같은 앨범의 ‘When Doves Cry’나 ‘Let's Go Crazy’는 모두 1위까지 올라갔지만, 사람들은 ‘Purple Rain’만 기억하고 있는 것도 좀 신기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프린스가 음반사와의 분쟁 때문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프린스라 부르지 못하고 T.A.F.K.A.P.(TheArtist Formerly Known As Prince)라고 불리다가 2000년 워너와의 계약이 만료 된 이후 다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냈던 앨범들 중 ‘Musicology’와 ‘3121’을 특히 좋아합니다.

‘Musicology’ 앨범의 ‘Reflection’은 수백 번은 돌려들은 것 같은데, 나지막이 부르는 프린스의 보컬이 참 매력적인 곡입니다. ‘3121’의 ‘Lolita’라는 곡은 아마 들어보시면 ‘아, 이곡!’하면서 무릎을 치게 되실지도 모르겠네요. 이 외에도 'Kiss', 'Cream' 등 많은 주옥같은 넘버들이 있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중고 음반 판매점에 들러 LP 코너를 뒤적거리다 보니 1999년 발매된 'Rave Un2 the Joy Fantastic' 앨범에 수록되었던 ‘The Greatest Romance Ever Sold’라는 곡을 담은 싱글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있길래 무심코 집어들어 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고 천천히 앨범을 꺼내 바늘을 올렸는데, 신나는 곡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더 우울해지네요.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Prince (1958~2016)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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