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샌프란 생존기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오기 전에 환전을 조금 하기 위해 은행에 갔다.
'환전 부탁드려요.'
'네. 알겠습니다.(촥촥촥촥....) 여기 있습니다.'
2분 걸렸다. 돈을 세는 것을 보면서 '저 기계를 백 프로 믿을 수 있는 건가?'하며 아주 조금 지루해했던 것 같다. 2분이라니 조금 더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샌프란시스코에서 환전을 하려고 집 근처 은행에 갔다.
'환전하고 싶어.'
'어. 지금 어디 살아? 직업은 어떻게 되니?'
....
'오! 어썸이야! 근데, 앱으로 환전 신청이 가능한 거 알아?'
....
'아. 메뉴가 없어? 미안. 데스크톱으로 해야 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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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안. 내 피씨에서는 블락이 되어 있어 들어갈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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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마트폰으로 사이트에 접속했어? 어썸! 잠시만. 내가 찾아줄게.'
....
'미안해. 십오 분 걸려도 못 찾다니. 분명히 있었던 것 같은데.'
....
'응. 네 말대로 물론 내가 은행 시스템으로 신청해주는 것도 가능해!'
....
'아. 미안해. 웹 시스템에는 없나 봐. 호스트 화면으로 접속할게.'
....
'찾았어! 신청화면. 주소는 뭐야? 전화번호는 어떻게 돼?'
....
'아. 어썸! 다 됐어! 이제 신청이 된 거야.'
....
'아. 미안. 바로는 못줘, 우리 지점으로 본사에서 배송해오면 그때 연락할게. 2~3일 걸려.'
....
'배송료가 붙는다는 것에 서명 좀 해줘. 1000불 이하는 배송비를 내야 해.'
....
'응. 본사에서 우리 지점으로 보내는 배송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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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 이제 끝나가. 프린트 좀 해올께!'
....
'여기에 싸인 좀 해줘. 호스트 스크린 캡처 용지마다 다 해야 해.'
....
'어썸! 완벽하게 끝났어! 2-3일 있다가 전화 줄게. 그때 여기로 다시 오면 돼.'
한 시간 걸렸다. 호스트에 화폐 코드 찾는 중간에 하도 떠들어 대서 좀 집중하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너무 신나 해서 그만두었다. 덕분에 이 중국인 남자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게 되었어. 복장은 터지지만 친구가 생긴 것 같다.
'다음에 또 와야 하다니 귀찮은걸.'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갑자기 나를 보더니 이런다.
'혹시 한국에 여행을 가면 서울이 좋아? 제주도가 좋아?'
너 사람 잘 골랐다. 나도 이제 꽤 오래 이 곳에 있어서 샌프란시스코 사람 다 됐다고.
'음. 너 도시에서 다니면서 맛있는 거 먹는 게 좋아? 아니면, 자연을 보면서 힐링하는 게 좋아?'
....
'오. 어썸. 넌 서울이야.'
십오 분 더 이야기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