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샌프란 생존기
에어 캐나다를 탔었다.
비행기는 깨끗했고, 복도 쪽이라 기분도 좋았다.
'이 정도면 괜찮잖아?'
그 정도면 충분했다. 대충 짐을 얹어두고 영화나 골라보다 보면 금방 도착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앞사람 의자 뒤 스크린이 켜지지 않는다.
'어차피 영화는 다 본 걸 텐데 뭐.'
특별히 할 게 없어 멀뚱 거리다 보니 마침 스튜어디스들이 카트를 밀고 다닌다. 배가 고프니 식사나 하면 되겠어.
'비프 샌드위치로 주세요.'
'네. 손님. 10불이에요.'
어? 에어 캐나다가 저가항공이었나. 배가 고프니 우선 사 먹었다.
미국에서 먹는 샌드위치에는 어떤 특이한 비밀재료가 들어가길래 이렇게 하나같이 비누 맛이 나는 결까. 그래도, 그게 비누는 아닐 것 같다. 비누는 먹는 건 아니니까.
꾸역꾸역 다 먹어 배도 부르니 내릴 때까지 푹 자기로 했다. 그런데, 기내가 너무 추워. 웬만하면 참아보겠는데 아무래도 이 정도라면 참는 내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지는 게 맞을 것 같다. 왼쪽에 반팔만 입고 견디던 캡틴 아메리카 같은 청년도 점퍼를 입고 있으니까.
'저. 여기 담요 좀 주실래요?'
'아. 손님. 저희는 담요가 없어요.'
'아. 네.'
'그런데, 손님용 담요가 7불 이거든요. 따뜻해요.'
'......'
야! 없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