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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 메이드 리메이크의 표본 '굿 와이프'

원작을 잊게 만드는 전도연 아니, 나나의 힘

by Aprilamb

얼마 전부터 TVN에서 한국판 '굿 와이프'에 대해 공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드라마는 미국 CBS의 인기 드라마로 현재 시즌7이 종료되어 있는 상태죠. 집필 작가 7명 중 4명이 실제 변호사 출신이었기 때문에 사실적이고 프로페셔널 한 스토리를 자랑하며 뛰어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입니다. 원작의 여주인공 역이었던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에미상을 세 차례나 받은 연기파 배우로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역할을 했었죠.


이런 드라마를 리메이크한다니 사람들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기존 국내 리메이크 드라마들은 대부분 문화적 정서가 비슷한 일본이나 다른 동양의 드라마들이 대부분이었죠.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서양 드라마의 스토리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적 차이를 자연스럽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변화나 전개 방식의 재구성이 필연적인데, 그렇게 되면 원작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유명한 미국 드라마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원작과의 비교는 덤이겠고요. 게다가 미국 드라마들은 인기작들의 경우 계속 시즌을 이어가며 장수해왔기 때문에 국내처럼 10부작 이내로 종료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 하에서는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지 조심스럽기도 할 테죠. 아무래도 리메이크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여주인공이 칸의 여왕, 믿고 보는 전도연이었기 때문에 저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컸는데요. 드디어 이주 전 첫 방송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5회가 방송된 상태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이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역시 제일 돋보이는 것은 전도연과 유지태의 안정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도연은 깊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남편의 그늘과 홀로 서야 하는 변호사 롤 사이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김혜경'캐릭터를 노련하게 표현해 내고 있으며, 유지태도 이제 옛날과는 달리 부드러움과 날카로움 사이를 넘나들며 이중적 카리스마를 뿜어냅니다.(표현은 아직 좀 단조롭습니다만)

이런 연기가 가능했던 것은 역시 원작의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의 상황과 정서에 맞게 재구성을 적절하게 수행해 낸 구성 작가의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주었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 드라마도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국내 드라마라고 생각 할 정도로 제대로 로컬라이징이 되어 있으며, 그러면서도 원작의 모럴이나 무드를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으니 놀라울 뿐입니다.


실제로 회차가 진행될수록 원작을 어떤 식으로 개작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은데요. 이미 '굿 와이프'를 보신 분들은 그런 차이점들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고, 그렇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거미줄처럼 치밀하고 탄탄한 미국 드라마의 시나리오 파워를 즐겁게 접해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전도연, 유지태 등등 쟁쟁한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카리스마적 매력을 한 껏 뿜어내고 있는 나나를 응원하고 있는데요. 너무 너무 너무 멋진 그녀가 아치 판자비와는 달리 전도연과 계속 친하게 잘 지내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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