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스타 - 청학동 소녀 이성은
케이팝 스타를 정말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이번부터는 걸그룹 연습생들도 출연이 가능했기 때문에 옛날 어설픈 꼬맹이들 성장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과는 또 다른 뿌듯한 시청이 가능했는데요. 그렇게 보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달라스에서 온 '이성은'이라는 소녀.
지난주 예선 때 마이클 잭슨의 'Love never felt so good'을 선택했던 그녀는, 긴장을 너무 해서 그런지 들고 나왔던 기타도 결국 치지 못하고 샘킴의 반주에 노래를 불러야 했습니다. 노래 자체도 쉽지 않아서 음색이 특이하긴 했지만 크게 감동을 받지는 못했었는데요. 오늘은 'Honey'라니! 박진영의 저 곡은 이미 이 곳에서만도 수 번은 본 곡 아니에요?
그런데, 그녀의 기타는 정말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보컬도 좋았지만, 기타가 너무 대단해서 다른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그녀의 손만 봤네요. 박진영이 칭찬을 하며 화성학적 분석을 쏟아 냈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하는 표정입니다. 그러자, 박진영이 질문을 했죠. '혹시 화성학을 공부했어요? 코드를 아나요?'라고요. 그러자 그 소녀는 대답합니다.
No. But, it sounds cool!
그렇습니다. 사실 화성학의 대가도 이렇게 음악을 만들지는 못할 겁니다.(대신 분석은 할 수 있겠죠.) 음악이라는 건 화성학의 개념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음악도 미술도 모두 마찬가지로 듣기에 멋지고 보기에 아름다우면 되고, 사실 그게 전부죠. 일부 사람들은 그것들을 분석하고, 공통점을 찾아내고, 분류해내고, 궁극에는 학문으로까지 발전시켰지만, 사실 본질은 그게 아니니까요.
음악이나 미술 모두 내 마음, 내 감정, 내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극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자 방법입니다. 공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느껴야 할 대상이고, 연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본능에 충실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죠.
'But, it sounds cool!' 그 한마디로 충분했습니다. 박진영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요.
이 천진난만한 소녀가 케이팝 스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