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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는 않지만 좋지도..

가와이 간지 - 데드맨

by Aprilamb

초등학교 때쯤에는 추리소설에 정말 빠졌었습니다. 코난도일과 모리스 르블랑. 가스통 르루부터 앨러리 퀸까지 정말 추리소설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었는데요. 한 권 잡으면 다 읽을 때까지 밥도, 노는 것도, 공부도 미뤘었죠. 덕분에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물을 읽을 때면 왠지 고향에 온 느낌이랄까요. 머리가 복잡할 때면 한 권 집어 들고 한두 시간 푹 빠져 읽는 버릇이 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정도의 마니아가 보기에 이 소설은요?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능력은 상당해서 초반부터 한번 책을 들면 중간에 놓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내용도 자극적인 토막 살인을 다루고 있다 보니 더 그런 면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솜씨 있게 독자들 정신을 홀딱 빼앗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소년탐정 김전일의 '이진칸촌 살인사건' 에피소드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그런데, 개연성이 너무 떨어지는 건 - 미스터리 소설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 해도 - 큰 단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범죄자 쪽이라도 어느 정도는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될만한 충분한 배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좀 더 독자들을 집중하게 만들어줍니다. 공감하게 만들 수 있다면 더 효과가 크겠죠.(물론 뇌와 감정 모두 없는 초사이코패스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 소설에서의 설정도 물론 어느 정도는 '그래, 그럴 수 있어'할 수는 있지만, 범죄자와 최후 희생자로 만들려 했던 과거 경찰과의 관계는 아무리 관대하게 받아들이려 해도 대체. 책을 읽으실 분도 있을 테니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뭔가 뒷부분으로 갈수록 '이거 뭐지?'하게 되어버렸네요.


별 다섯 개 만점이라면 세 개 줘야 하나 두 개 줘야 하나 고민되긴 할 것 같지만, 시간 때우기 용으로 라면 살짝 추천해 볼까요? 분명히 두 시간 내에 독파는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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