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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늘 꿈의 발목을 잡나요?

라라랜드

by Aprilamb
라라랜드를 봤습니다


이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은 극찬하고, 인생영화라고 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볼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인생영화가 생긴다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뮤지컬을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포스터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거든요. 그 두 주인공의 손목이 휘어진 모양이 왠지 싫었습니다. 왜지? 해도 역시 설명은 잘 못 할 것 같지만.


도입부의 고속도로 장면은 시원한 시네마스코프의 원테이크 신으로 피아노 반주가 산뜻한 'Another Day of Sun'과 함께 화려하고 역동적인 장면이 펼쳐집니다. 한 사람이라도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였겠죠? 올드보이의 장도리 격투 장면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메시지 자체도 긍정적이고, 무엇보다 역대급으로 흥겨워서 첫 장면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그래. 인생은 저렇게 살아야 하는 거 아냐?' 이런 생각으로요.


하지만, 줄거리는 약간 뻔하죠. '사랑과 성공을 위한 이별. 그리고, 추억' 정도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엠마 스톤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때부터 좋아했기 때문에 줄거리가 어떻든 장면 장면이 모두 맘에 들 수밖에 없었네요. 개인적으로 도입부는 신선하고 흡인력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반부는 조금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인 엠마 스톤이나 라이언 고슬링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하지만, 그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긍정적인 인물들입니다. 열정이 넘칠 때 서로를 알게 되고, 사랑 때문에 현실에 타협하게 되며, 결국 자신들의 길을 각자 찾아가게 되는 엠마와 라이언.

후반부의 꼬인 결말 때문에 싫어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지만, 그들이 원하던 것을 모두 이루게 되었으니 행복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선택이 최선이었다고는 누구도 이야기하지 못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도 아무도 확신할 수는 없을 겁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게 되고, 그것에 의해 미래가 결정됩니다. 그 선택의 시기에는 항상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고, 그들도 나름대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오롯이 자신만의 것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주변과의 타협으로 조금은 안정적인 선택을 하게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게 진정으로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아 나도 내 꿈을 위해 매진해야겠어!'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역시 라이언 고슬링 만큼 타인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피아노를 잘 쳐야 한다든가, 엠마 스톤만큼 예쁘면서 연기도 잘해야 한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조금 우울해질 수도 있겠네요.

인생영화까지는 아니었지만, 유쾌하고 깔끔한 영화 '라라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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