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경찰(2017)
친구가 정말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올해 자신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다이나믹하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이죠. 그래서 기대를 꽤 많이 했었습니다.
청년경찰은 박서준과 강하늘이 투톱으로 끌어가는 투캅스 식의 액션 코믹물입니다. 영화 제목은 촌스럽기 그지없지만, 최근 쌈마이웨이로 한껏 주가를 올린 박서준이 주인공이라니 어느 정도 흥행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게다가 친구가 재미있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영화, 개인적으로는 코드가 조금 안 맞았습니다.
우선 박서준과 강하늘의 연기가 아슬아슬 한데요. 이런 부류의 영화에 어느 정도 과장이나 오버는 필수죠. 그런데, 그게 묘하게 거슬려요. 연기가 어설프다기보다는 ‘그런 식의 연기에 적합한 목소리 톤이나 표정이 아니다’라고 할까요? (특히 강하늘이 그랬습니다.)
거기에 더해 이야기의 개연성은 영화 끝날 때까지 ‘표류 중’ 상태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경찰 학생들의 무리한 요청을 바로 승낙해버리는 너그러운 선배, 박하선은 진정 이 시대의 천사 아닌가요? 그리고, 범인들이 떼로 모여있는 범행 장소를 발견했으면 신고를 해야지 왜 둘이 중무장을 하고 뛰어드는 겁니까?
물론 영화가 지루하지도 않고, 중간중간 웃음 터지게도 해줍니다. 하지만, 그런 건 밤 열두 시에 하는 별 볼 일 없는 예능 프로도 그렇다고요. 아무리 박서준에게 호감이 있다 해도, 김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두 시간 동안 절대 긍정으로 손뼉 쳐주는 건 좀 무리였네요. 그런데,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에요. 그냥 다 보고 나오면서 조금 허전했다고 할까요?
그래도, 박서준 팬이라면 괜찮을 겁니다. 박서준의 몸은 여전히 좋고, 몸은 여전히 좋으며, 몸은 여전히 좋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