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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Jun 06. 2018

WWDC 2018에 대하여...

애플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포럼


지난 6월 4일 WWDC 2018 키노트가 있었죠. 대부분 그랬듯 하드웨어 발표는 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관련된 변화에 대해서만 릴리즈를 했습니다. 대신 소프트웨어 쪽은 iOS, MacOS, WatchOS, tvOS 전반에 걸쳐 골고루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었는데요. 간략하게 살펴보고 이번 변화로 예측할 수 있는 트렌드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iOS입니다


속도도 많이 개선되고,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가장 트렌디한 것을 꼽자면 역시 AR(증강현실)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안드로이드 진영이나 iOS 진영 모두 AR 관련 많은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번 iOS12에는 USDZ라는 AR File Format을 픽사와 함께 개발하여 덜컥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하면 jpg나 png 포맷이 있듯이, AR 관련 오브젝트를 명시적인 파일 시스템으로 구현한 것인데요. 사파리, 파일 앱 심지어는 메시징에서까지 해당 파일을 직접 랜더링 해서 보여줍니다. 증강현실 관련 사이트에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던 분들도 계셨을 텐데, 이제 오브젝트 파일만 만들 수 있으면 여러 곳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파리에 들어갔으니 다른 브라우저들도 점차적으로 해당 포맷을 랜더링 할 수 있는 기능을 집어넣게 될 것 같네요. 이제 짤방도 AR로 만들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증강현실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활용한 'Measure App'도 기본으로 탑재가 되는데요. 이 앱은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물체의 모서리의 길이나 높이 등을 정확하게 계산해줍니다. Simultaneous AR이라는 멀티 유저들이 동일한 증강현실 공간을 공유하는 기능도 AR Kit에 포함되었는데요. 이를 활용하면 게임이나 서로 협업하는 구조의 새로운 비즈니스 등을 구상할 수 있을 겁니다.


Siri에는 Shortcuts이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는데, 기존의 IFTTT 류 앱의 기능처럼 여러 앱들의 액션을 이어 붙여 배치로 엮고 이를 시리를 통해 호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나 집에 간다'라는 명령에 '집으로 가는 쇼트커트 확인', '집의 온도를 확인하고 활동에 적합하게 조절', '같이 사는 친구에게 집으로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와 같은 액션들을 일괄 수행하게 한다는 거예요. 안드로이드에서는 특유의 자유도 때문에 꽤 오래전부터 Thirt Party앱으로 제공되고 있던 기능이죠. iOS에서는 홈킷이라던가 여러 다양한 기본 기능들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보다 입체적인 배치를 구성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외 사진 쪽에 For You라는 딥러닝을 활용한 큐레이팅 메뉴가 추가되었습니다. 사진에 여러 이펙트를 더하거나, 사진을 짜깁기 해서 영상을 만들어주거나 - 이런 것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제공하고 있던 기능이죠 - 하는 기능이 이제야 들어갔네요. 그 외에도 사진 속의 인물들을 트래킹 해서 바로 해당 사진을 그들에게 공유해주는 기능도 포함이 되었습니다. 주식앱이 리뉴얼되면서 뉴스앱이 추가되었고, 보이스 메모 기능이 강화되었으며, 드디어 Car Kit에서 Third Party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밤에 푹 잘 수 있게 Do Not Disturb 기능이 강화되었으며, 알림(Notification) 기능이 그룹 알림, 락스크린 제어 등등으로 더욱 진화되었고요. Screen Time이라는 통계 기능으로 앱의 사용시간이나 알림을 보내는 정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며, - 좀 오버 같긴 한데 - 앱의 사용시간을 미리 정의해놓고 초과하는 경우 알림을 받는 App Limit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이제 이모지에 Tongue Detection기능이 포함되어 캐릭터들이 혀를 날름날름 합니다. 징그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네요. Memoji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만드는 기능도 추가되었는데, 닌텐도의 'Mii'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바로 그겁니다.(물론 Mii가 훨씬 귀엽습니다) 마지막으로 Group Facetime기능으로 32명이 동시에 화상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죽을 때까지 그 인원을 다 채워 통화를 해보기는 힘들 것 같네요. 어쨌든 놀랍습니다.


WatchOS를 살펴볼까요?


가장 괜찮았던 것은 Automatic Workout Detection기능으로 이제 사이클링을 하거나 걷기 전에 앱을 구동하고 세팅하지 않아도 저절로 Motion을 인식하여 액티비티 로그를 저장합니다. 요가를 하는 것까지도 알아낸다지만 사용해보면 또 다를지도 모르죠. 나이키 플러스 앱도 비슷한 기능이 있었는데 택시를 타도 슈퍼 러닝으로 로깅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 외에 Wa라는 워키토키 기능, 시리의 Shortcuts을 버튼으로 호출하는 기능, 웹킷 사용 가능, 팟캐스트 사용 가능 등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tvOS는 어떨까요?


이번에는 스킵하려다가 충동적으로 4K 지원 Apple TV를 지난주에 구매했는데, 실망스럽게도 별게 없네요. 어차피 국내에서는 많은 서비스가 제한되어서 사용성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긴 합니다. Dolby ATMOS를 지원하는 것이 좀 컸고, 스포츠 방송의 확대나 Charter Spectrum이 추가된 것 정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MacOS는 Mojave 버전이 소개되었습니다


대부분 iOS에서 추가된 기능들을 흡수하거나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내용이었고, 그 외에 파인더나 스크린샷 기능 강화에 마크업(이미지나 스크린샷 위에 가이드라인이나 메모 등을 추가하는 것)을 연결하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밤에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Dark mode, 월페이퍼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Dynamic Desktop, 바탕화면의 파일들이 종류, 날짜, 태그에 따라 자동 정렬되는 Desktop Stacks가 추가되었고요. iOS에서 기존에 존재하거나 버전 12에서 추가된 Stocks, News, Voice Memo, Home Kit Monitor 등의 기능들도 동일하게 추가되었습니다. 파인더에서 이미지의 메타데이터를 보거나 간단한 조정을 할 수 있고, 여러 파일들의 미리보기 기능들이 강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브젝트들을 미리보기 하는 기능들에는 모두 마크업 기능이 일관되게 추가되어 있어요. 물론 스크린샷 기능에서도 마찬가지로 마크업이 추가되었죠. 스크린샷 기능에는 영상녹화 기능까지 추가되었네요. 생각보다 이런저런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 Security와 Privacy의 강화 차원에서 웹페이지의 입력 기능에서 쿠키나 추적 로그의 발생 등을 컨트롤할 수 있는 창이 뜬다던지, 광고의 개인화를 막기 위한 시스템 관리, 브라우저 기본 폰트 강제 등의 기능도 더해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앱스토어에 MS의 Office 365나 Adobe의 Lightroom도 출시가 된다고 합니다. 들어왔다가 또 나가고 하겠죠? 아무래도 맥 앱스토어는 인기가 좀 없긴 하니까요.


Metal에 추가된 ML Kit을 통해 별다른 노력 없이도 쉽게 Machine Learning을 활용한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게 된 것도 개발자들에게는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입니다. 애플은 장기적으로 iOS와 MacOS를 통합하는 것이 아닌 MacOS의 UX위에서 iOS의 UIKit만 반입하여 iOS의 앱을 구동하는 작전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UX 기본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무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방향으로 잘 타협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글도 Chrome OS에서 Android 앱을 구동시킬 수 있게 했잖아요?




이 정도면 WWDC에서 나왔던 내용들은 얼추 다룬 것 같네요. 사실 여러 자잘한 기능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쿨하고 멋져 보일 수는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거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나갈 정도는 아닐 겁니다. 전체 내용 중에서 개발자들이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조금 관심을 가져야 할 키워드들을 추려보자면 이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1. 증강현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2. 큰 노력 없이도 유용하게 사용 수 있는 ML
3. 시리의 ShortCuts을 활용한 창의적 발상


단기적으로는 3번을 활용해서 여러 기존의 비즈니스 앱들을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Third Party앱에서 Shortcuts을 호출하거나 생성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제공하는지는 코드를 좀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역시 AR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 할지 - AR은 기존의 위치정보처럼 가상세계와 실제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고, 관련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ML을 잘 활용한다면 생각보다 똑똑한 앱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OS의 Major Update는 주요 기능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평가를 하기 조금 애매하죠. 전체적인 사용 플로우나 기능의 부드러운 연결과 관련된 작은 디테일들이 그 완성도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배타 버전은 바로 배포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설치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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