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만 보입니다만...

마녀(2018)

by Aprilamb

'마녀'는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의 각본을 쓴 박훈정 감독이'신세계' 이후 다시 연출을 한 작품이다. 직접 각본을 썼다고는 하지만 설정은 일본 애니메이션인 엘펜리트나 엑스맨과 비슷하고, 스토리는 밋밋했다. 주인공은 최종병기 그녀의 치세, 악녀의 김옥빈 혹은 엘펜리트의 루시처럼 맥시멈 전투능력을 보유한 여성 원탑 인간병기이며, 그 능력으로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을 자근자근 밟아주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다.


내용이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은 데다가 등장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조곤조곤 친절하게 상황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복선도 필요 없고, 딱히 머리를 굴릴 일도 없다. 구성도 '이런 설정이라면 당연히...'를 벗어나지 않아서 정말 놀랍도록 마음이 편안한데, 다르게 이야기하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자체가 촌스럽고 뻔했다.


영화에 대해 몇 가지만 이야기해보자면,


1. 김다미의 연기는 '극한의 두통 연기'를 제외하고는 아주 괜찮았다. 김고은과도 또 다른 희한하게 밋밋하면서도 귀엽고 예쁜 마스크로 - 볼빨간 사춘기의 안지영과도 조금 닮았다 - 감정 연기와 강력한 액션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을 만들어낸 연기자라고 생각한다.


2. 조민수는 가끔 출연하는 영화를 우연히 볼 때마다 늘 '연기가 어색하네' 하게 되는데, 너무 오래된 연기자라서 '이거 뭔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늘 함께 하게 된다. 하지만, 연구소 씬에서 김다미와 함께 대면 토크를 하는 장면을 보면 그런 고민 안될 정도로 너무 비교되는데, 인터넷 기사를 보면 대부분 호평이라 더욱더 이상한 나라에 와있는 기분이 된다.


3. 귀공자 역 최우식에게는 영어 대사를 주지 말았어야 했다. 건들거리는 패륜아 유학생 스타일이라면 착착 말리는 유창한 영어는 기본일 텐데, 발음이 딱 기초회화 클래스 수준이라 영어 대사가 나올 때마다 흐름이 뚝뚝 끊겼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돌이 영화판도 다 차지하는구나.' 했는데,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연기자였다. 다른 연기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시니컬한 연기는 연구 좀 더 해야 할 것 같았다.


4. 미스터 최, 박희순도 남들은 깊은 목소리가 인상적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목소리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연기력은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감정이 한껏 고조된 변사처럼 대사를 치는 게 늘 거슬린다. 웃는 장면에서도 늘 얼굴 1/4은 찌푸리고 있는데, 이건 평생을 그런 식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분명히 연기는 아니다.


그렇다 해도 액션 자체는 박진감 넘치고, 신인 김다미의 매력도 스크린 밖으로 줄줄 흘러내리기 때문에 - 초반 이야기를 풀어내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 크게 지루하진 않았다. 강력추천 이라기는 좀 그렇지만 절대 비추는 아니니 이런 장르에 관대한 사람이라면 살짝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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