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해철 1주기
최근 주변에서 갑자기 신해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었다. 벌써 일주년이 된 것이다.
신해철 하면 늘 노래를 잘하는 사람 보다도 말을 잘하는 사람, 말을 잘하는 사람 보다도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의 곡은 늘 보컬과 연주보다도 가사가 앞서는데, 한 귀퉁이도 버릴 것이 없는 그의 글은 늘 그 멜로디보다도 더 강하게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가끔은 중2병 환자 같기도 하고 만화 주제가 같기도 하지만, 찬찬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슴이 아려오는 것을 어쩔 수 없다.
1주년에 듣게 되었던 그의 곡은 'Here I stand for you'였다. 도입부 그의 극저음 내레이션도 멋지고 후반부 내지르는 고음도 좋지만, 나는 이 곡하면 늘 한음 한음 한 길이로 똑똑히 짚어 나가며 부르는 이 부분이 생각난다.
난 너를 알아 볼 수 있어 단 한 순간에
아무리 멀리 오래 떨어져 있었다고 하더라도 늘 마음에 가슴에 담고 있었기 때문에, 단지 찰나의 순간에도 알아챌 수 있다. 그 이유로 그들은 후에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절대로 다시 헤어지지 않을 것이다.
신해철의 그녀가 묘비에 다른 곡들을 모두 뒤로 하고 이 곡을 기록한 이유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일 거다. 이 곡은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게 될 때 바로 알아 보겠다는 약속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이제 2주년, 3주년을 따라가며 점점 더 다른 의미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겠지만, 나는 대학가요제 1위 발표에 하늘을 주먹으로 가르며 신나서 무대 위로 뛰어나오던 더벅머리 신해철을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