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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Jul 13. 2019

여름 안의 완전한 가을

서울, 오늘 날씨는 맑음

드라마를 보는데 두터운 코트를 입고 걷는 주인공들 뒤로 눈이 내렸다.


'겨울엔 추운 게 지긋지긋했는데...'


하지만, 보고 있으니 그때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


어제는 초복이었고, 한 친구가 그걸 말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었다. 한 여름 속의 완전한 가을날. 우리는 희미해진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삼계탕을 먹었다. 그리고는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서늘해진 밤공기를 안으며 집으로 걸었다. 그러면서 '올 겨울에는 그리워질 여름 기억이 없겠는걸?' 했었다. 그래도 아직은 여름이 많이 남아 있으니까. 만약 정말 햇빛이 작렬하는 여름날을 만나지 못한다 해도, 저금해둔 가을 같은 바람이 불던 초복도 있는 것이다.


'뭐든.. 생각나겠지?'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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