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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amb Aug 03. 2019

질문받지 않겠습니다

서울, 오늘 날씨는 맑음


자전거를 타고 팔당대교 쪽으로 한강공원 자전거길을 따라가다 보면, 스타벅스 팔당점 가기 전에 지붕이 있는 평상이 하나 있다. 스타벅스가 거리도 적당하고 뷰도 좋아서 늘 '거기까지' 하면서 자전거를 달리지만, 막상 근처에 도착하면 한참 사람이 많을 때라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시큼한 땀냄새로 사람들의 상큼한 아침을 망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럴 때는 그 평상에 앉아 땀을 식힌다.  


햇빛이 작렬할수록 지붕 그늘 밑은 더 시원하고 아늑했다. 평상에 앉아 땀을 좀 식히고 나면, 좋아하는 음악을 작게 틀어놓고는 허벅지 근육이 터져나가도록 자전거를 달리는 사람들을 싫증 날 때까지 구경했다. 그러다가 지겨워지면 스트레칭을 몇 번 하고는 다시 서울 쪽으로 페달을 밟았다.


....


오늘도 그렇게 한강공원 자전거 길을 따라 달려와서는 평상에 누워 있는데, 희한하게 자전거를 멈추고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 밖으로 어떻게 나가요?’

'모르겠어요.'


‘팔당댐이 이 근처인가요?'

'잘 모르겠..'


‘여기가 어디쯤이에요?’  

'그러게요...'


.....


북적거려 정신이 없더라도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를 하나 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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