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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와 티파니 영

Runaway (Feat. Babyface) - Tiffany Young

by Aprilamb

얼마 전 우연히 유튜브에서 라디오스타 다시 보기를 보게 되었다. 성시경이 군대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출연했던 에피소드였는데, 그는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의 마지막 방송 때 질질 짠 것을 고백하고 있었다. 하긴 군대를 가는 게 조금은 세상이 끝나는 것 같긴 하니까. 하지만, 그 덩지에 방송 중 전국 애청자를 앞에 두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상상이 좀 안 되잖아. 하여간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그 이후 그들은 계속 실없는 소리를 하다가 갑자기 '좋아하는 걸그룹'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성시경은


'라디오 방송 중에 청취자가 소녀시대 예쁘다고 했다가 여자 친구와 싸웠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티파니를 실제로 만나면 기절한다고 그랬어요.'


라고 했다.(그 말할 때는 다음 날 입대한다는 걸 잊은 듯했음) 물론 나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티파니는 목소리가 훨씬 더 예쁘다.



작년 티파니는 전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그때 그녀는 소녀시대의 활동명인 '티파니'와 자신의 본명인 '황미영'의 '영'을 합쳐 '티파니 영(Tiffany Young)'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독립을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는 신인 아닌 신인으로 오디션을 보고, 작곡도 하고, 공연 투어도 하면서 홀로서기를 시전하고 있다. (물론 도와주는 사람들이 엄청 많겠죠?) 내가 혼자 미국에 정착하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했던 것과는 조금 다를 것 같긴 하지만, 나는 그저 몸 누이고 식사 제때 하는 것 정도가 목표였으니까.


작년 이맘때쯤 그녀는 미국에서 미니앨범인 'Lips On Lips'를 발표했었다. 그 앨범에는 베이비 페이스 Babyface와 함께 듀엣으로 부른 'Runaway'라는 곡이 들어있고, 그 곡은 내가 기분이 우울할 때마다 듣는 최애 곡 중 하나다. 가사는 조금 촌스럽고 오글거리지만, 베이비 페이스 특유의 감성적이고 트렌디한 멜로디 위에 얹힌 티파니의 보컬은 그녀가 소녀시대였다는 것을 잊게 만들어준다.


Let's just runaway

Can't we runaway now

Hear me when I say I don't wanna

Waste another day with you away from me


곡의 훅 hook인, 이 부분을 듣고 있으면 처음 들을 때 이해 못했던 성시경의 표현이 부가 설명 하나 없이 그대로 이해가 된다.


'티파니가 사람을 좀 감는 것 같아요.'


....


오늘도 아침에 집을 나와 걸으면서도 계속 돌려 들었던 이곡. 기분이 우울한 사람이 있다면 한번 들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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