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에 하나는 무리였나 보다. 꾸준히 글을 쓰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몇 달 씩이나 글을 쓰지 않은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올해 들은 음악들을 정리해본다. 이사를 마친 새로운 고향집에서 감기에 노곤해진 몸을 추스르며, 내년에는 격주에 하나라도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해본다.
* 아, 지난 10월부터는 친구들과 함께 벅스뮤직에 음악 글을 쓰게 되었다. 앞으로는 한 달에 테마 기사와 앨범 소개글 두 꼭지를 친구들과 나눠 써올리게 될 것이다.
올해의 변화 : 클래식 공연을 많이 보았다. 서울시향만 열 번 이상 보았음.
올해의 변화 2 : 특히 흑인 음악의 강세가 여러 연말 리스트에서 도드라져 보였다. 나는 갈수록 시대도, 장르도 가리지 않고 잡다하게 듣고 있고 올해의 트렌드와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1) 올해 많이 들은 앨범들.
- 올해 나오지 않은 앨범들 (발매 연도 순)
Bruce Springsteen, <Born to Run> (1975)
David Bowie, <Station to Station> (1976)
David Bowie, <Low> (1977)
David Bowie, <Scary Monsters (and the Super Creeps)> (1980)
Bryan Ferry, <Boys and Girls> (1985)
Antônio Carlos Jobim, <Passarim> (1987)
Nikolaus Harnoncourt,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 Rudolf Buchbinder, <Brahms: Piano Concerto No. 2> (1990)
D'Angelo, <Voodoo> (2000)
Carcass, <Surgical Steel> (2013)
Ibrahim Maalouf, <Kalthoum> (2015)
- 올해 나온 앨범들 열 장 (알파벳 순)
Anderson Paak, <Malibu>
Andreas Staier, Daniel Sepec & Roel Dieltiens, <Schubert: Piano Trios, Op. 99 & 100>
Car Seat Headrest, <Teens of Denial>
Conor Oberst, <Ruminations>
David Bowie, <Blackstar>
Esperanza Spalding, <Emily's D+Evolution>
Leonard Cohen, <You Want It Darker>
Nick Cave & the Bad Seeds, <Skeleton Trees>
V.A., <Day of the Dead>
생각의 여름, <다시 숲 속으로>
(2) 올해 기억나는 노래들
Astronauts, etc., "Shake It Loose"
David Bowie, "TVC 15"
Franz Schubert, "Impromptus, Op. 90 D. 899: No. 3"
Joni Mitchell, "Passion Play (When All the Slaves Are Free)"
Lambchop, "Up With People"
Tindersticks, "Help Yourself"
레드벨벳, "러시안 룰렛"
샤이니, "1 of 1"
생각의 여름, "새"
화지, "Ugk"
(3) 올해의 공연.
안드라스 쉬프Andras Schiff 내한 공연, 10월 23일 : 올해의 공연. 머레이 페라이어 내한까지 예매한 상태라 고민하다가 A석이 한자리 나와서 황급히 예매해서 갔는데 이탈리아 협주곡에서 기대했던 만큼을, 골드베르크 협주곡에서는 기대한 이상을 들려주었다. 5월의 알렉상드르 타로는 완전히 잊히는 수준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장식음이 배제된 아리아의 마지막 반복 부분을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잊지 못할 것이다.
욜 라 텡고Yo La Tengo 내한 공연, 11월 30일 : 올해의 락 공연. 두 시간 반 동안 어쿠스틱부터 노이즈까지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기타 : 너무나 기대했지만 사운드가 개판이었던 벡Beck 내한(그러나 상관없이 재밌게 봤다)과 루퍼스 웨인라이트와 에스페란자 스팔딩을 만난 서울 재즈 페스티벌 토요일.
(4) 기타, 올해의 이것저것들.
올해의 기다림 : The Avalanches, <Wildflower> / Maxwell, <blackSUMMERS'night>. 둘 다 도대체 몇 년을 기다린 앨범인가? (프랭크 오션을 기다린 사람도 많겠지만 애벌랜치스 정도는 아니라서 뺐음)
올해의 국힙 : 화지, <Zissou>
올해의 길티 플레져 : Mystery Jets, <Curve of the Earth>. 뭔가 좋은데 좋아하는 티를 내면 안 될 것 같은, 그러면서도 좋았던 음악.
올해의 놀라움 : Bon Iver, <22, A Million>. 아 이제는 본 이베어를 포크로 묶을 수 없겠구나.
올해의 더 들어보기 : Metafive, <Meta> / 이민휘, <빌린 혀>
올해의 뮤직 비디오 : Soulwax, <Dave>
올해의 분노 : Carcass, <Surgical Steel>. 트럼프 당선 이후부터 계속 들었음.
올해의 생각보다 좋음 : 강이채, <Radical Paradise>
올해의 죽음 : 데이빗 보위, 피에르 불레즈, 토미타, 프린스,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 레너드 코헨.
올해의 쥐도 새도 모르게 흘러가버린 : Radiohead, <A Moon Shaped Pool>
올해의 첫 경험 : 처음으로 발레 공연을 보았다. 국립극장에서 한 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 공연이었는데 사운드는 정말 별로였음.
결론
올해의 앨범 : David Bowie, <Scary Monsters (and the Super Creeps)>
올해의 노래 : David Bowie, "Ashes to Ash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