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기와 목표 달성 능력, <오리지널스>

by 이도의

애덤 그랜트의 책 『오리지널스』를 읽으며, 창의성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미루기'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내용을 접했다. 이에 대해 정리하며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아이디어의 형성과 실행 과정에는 두 가지 중요한 영역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사고와 창의성이 중심이 되는 영역으로, 새로운 개념을 발견하거나 예술적 영감을 떠올리는 과정이다. 두 번째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현실에 구현하여 실제 변화를 일으키는 실행의 영역이다. 다시 말해, 하나는 아이디어의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현실로 실현하는 세계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행동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하려 한다. 이는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바와 같이,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역량이다. 현실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 없이는 어떤 아이디어도 단순한 구상에 머물 뿐이다. 따라서 실행과 행동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오리지널스』에서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즉,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 과학자, 예술가, 건축가 등 사례를 보면, 이들이 오히려 미루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계획을 세우고 즉시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아이디어를 숙성시키면서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를 도출했다는 것이다.


물론 조악한 아이디어라도 실행을 거듭하며 개선해 나가는 방식도 존재한다. 하지만 애초에 조악한 아이디어라면 그것을 현실에서 실행해 본다 한들 결과 역시 조악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창의성과 혁신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아이디어의 질을 높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미루기를 통해 아이디어를 숙성시키면서, 기존의 구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역사적인 인물들 중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활용한 사례가 많았다.



예술과 과학의 영역에서는 특히 아이디어의 질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뻔하고 조악했던 생각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새로운 가능성을 띠게 되고, 완전히 다른 차원의 아이디어로 발전할 수도 있다. 즉, 미루기를 단순한 게으름으로 볼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를 깊게 다듬는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행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라도 현실에서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결국, 실행력을 기르고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며, 실행과 아이디어의 균형이 중요하다.


기업 경영에서도 이러한 균형이 필요하다. 기업은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목표를 달성하며 생존해야 한다.


그러므로 전략적으로 미루기를 활용하되, 궁극적으로는 실행력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기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의 창의성과 현실적인 실행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조직 내에서도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목표 달성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실행 중심의 역할을, 창의적 사고가 강한 사람은 기획 및 혁신 부문에서 활약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목표 달성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추면서도 창의적 사고를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가져갈 줄 아는 것이 가장 좋아보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 보기에도 이는 너무 이론적이고, 그저 다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든, 시도해보면 안다. 안되는 데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 이론적인 소리만 하면 욕심인 것이고, 된다면

안되는 데도 계속 그리하면 욕심이고, 되면 그리 하면 된다.


내 타고난 성향은 원래부터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스타일은 아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연하게 사고하는 편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본성에 더불어서 목표 달성 능력을 훈련한다면, 전략적 유연함과 목표 달성 능력이 균형있게 맞춰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즉, 나의 본래 성향과 훈련을 통해 습득한 역량이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아 다시 봐도 참 욕심 많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미루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다. 무작정 미루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깊이 숙성시키는 도구로 삼되, 적절한 시점에서는 반드시 실행으로 옮겨야 하며, 그렇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위대한 아이디어도 상념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인간의 심리와 특성은 변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