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다른 온도를 사랑한다

마음의 온도와 경계

by 자유와재미

나와 남과는 체온차가 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가 느끼는 쾌적함은 다르다.

누군가는 덥고, 누군가는 춥다.

그래서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먼저 준비가 필요하다.


이불을 더 덮거나, 창문을 조금 열거나,

옷을 더 준비하거나

난방을 하거나 그러면서도 냉방이 필요한

말을 아끼거나, 먼저 건네거나.

사소해 보이는 조절들이

관계를 유지하는 실제적인 방식이 된다.


너무 힘들 때 쏟아내는 말은

항상 진심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말이 태어난 마음의 온도만큼은 진짜다.

뜨거워서 넘치는 말도 있고,

차가워서 날이 서는 말도 있다.


문제는 말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그 온도가 맞지 않을 때 생긴다.

상대는 이미 식어 있는데

나는 아직 뜨겁고,

나는 겨우 버티고 있는데

상대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아무리 진심으로 다가가도

사랑에는 온도차가 있고,

마음에도 각자의 적정 온도가 있다.

그 차이를 무시하면

우리는 서로를 데우려다 지치거나,

참으려다 조용히 식어간다.


함께 산다는 것은

같은 온도가 되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온도를 알고

조절할 준비를 하는 일이다.

조금 덥게, 조금 춥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같이 머물 수 있는 상태를 찾는 것.


마음과 마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다.

그 경계를 함부로 넘으면 상처가 되고,

외면하면 거리만 멀어진다.

필요한 것은 침범도 단절도 아닌,

서로의 온도를 느끼며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거리다.


우리는 같은 온도가 되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온도로도 함께 머무를 수 있는 법을 배우기 위해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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