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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찰랑 Apr 10. 2024

1화. 시한부 선고 : 받아들이기

4개월 뒤 나는 이 회사를 떠나려 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선택이 많아질 수록 받아들여야 하는 결과도 많아지니, 어른이 된다는건 무게가 쌓일 수 밖에 없다.  




작년 6월에 만사가 뒤숭숭해서 점집을 갔었다. 용하다는 소문에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갔었는데, 딱히 과거를 맞추거나 신기했던 것 하나도 없었고.. 지금 회사가 흙탕물이니 얼른 나가는게 좋다. 근데 너는 늪에 빠져서 올해 이직하진 못할거야 라는 저주에 가까운 얘기만 들었었다.(이게 뭐에요...) 


그때는 '뭐래, 우린 잘 할 수 있는데? 그런 저주 따위 이겨내주겠어!' 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잊고 지냈는데. 지금 보니 꼭 맞았지 뭐야? 현실이 그랬다. 내가 맡은 사업부는 성장하고 있지만 위 경영진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고 그 결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 회사가 망가지고 있다. 



처음엔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내가 선택하고 사랑한 회사, 그리고 대표님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슬펐고 그 과정에서 나간다는 사람들이 하필 내가 제일 좋아한 사람들이기에 더 슬펐다.


그리고 한달이 지나자 분노가 일었다. 이 상황까지 내버려둔 인원과 결과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에 대해 대한 답답함이 컸다. 일을 해야하는데. 동료들이 무력함과 윗선의 방치가 한데 모여 혼란한 모습이 짜증났다.


마치 연인간 이별처럼, 그렇게 슬픔과 분노를 지나 이제는 냉정을 찾았다. next stage는 극복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거겠지.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 사업부는 성장하고 있고 기회가 있다. 모두가 방치한다면 내가 끌고 가겠어. 지금부터 7월까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성장시키면서 그 경험으로 이직을 준비하겠다. 그리고 7월에 다다라 '계속 다녀도 나쁘지 않고 떠나도 좋아요' 라는 기분 좋은 선택지를 놓고 동료들과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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