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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충만한삶 Dec 09. 2019

2018년, 일년전의 나는 어땠지?

Day9. 그리고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육아휴직을 하고 4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는 거의 세상과 단절되다시피 살았다. 집에서 아이들만 키우다보니 웬지 자존감도 자신감도 사라졌고, 원래 성향도 내향적이어서 어디가서 어울리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고인 물이 되어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도 많이 주었다.


그렇게 침잠해들어가다보니 그래도 내게 남아있던 작은 자존감이 ‘이대로는 안되지 않겠니?’라는 마음을 조금씩 불어넣어줬고, 우연히 인터넷서핑을 하다가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찾아보자는 블로거를 보게됐고 그분이 주는 질문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거기서 함께하는 분들을 통해 온라인독서모임도 알게되고 그렇게 블로거분들을 건너건너 가면서 독서모임이나 부동산모임 등을 알게됐다.


둘째가 어린이집에 가게 된 19년 3월부터는 몇시간이나마 나만의 시간도 생겼고, 온라인말고 오프라인 독서모임도 나가면서 조금씩 내 삶을 바꿔나가게 됐다. 사실 처음 독서모임을 나가면서는 엄청 긴장하고 가서 말한마디 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는데, 얼마후엔 내가 독서모임을 주도하기도 하고, 사람들과 말하는 것에 조금씩 자신감도 얻었다.


그러다가 평소 존경해마지않는 멘토이신 고영성 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이 하는 체인지그라운드 씽큐베이션에도 지원하게 됐고, 덜컥 합격?하기도 했다 .그날의 기쁨이란ㅋㅋㅋ


근데 그 씽큐베이션은 정말 동네 독서모임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동안 블로그에 끄적이던 서평(사실은 독후감)처럼 써서도 안될 것 같았고, 책도 난이도가 좀 있었다. 가끔 지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서평을 빼먹지 않고 올렸고 오프모임도 빠지지 않고 나가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아마도 내가 나이는 제일 많았을 거 같은데 내공은 가장 적었을 것이다. 그만큼 너무나 모두에게 배울 점이 많았고 실력이나 인성이나 열정, 실천에서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ㅋㅋ 너무나 좋은 분들을 만났던 것, 이것도 정말 큰 운이었다.


근데 또 거기서 끝나지 않고 준형님이 한달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 실력과 신뢰 연결까지 아우르는 정말 멋진 프로젝트였다. 사실 처음에는 글쓰기 습관 만들기로 동참했는데 웬걸ㅋㅋ 이것은 상상이상의 프로젝트였다. 사실 지금도 나이 많은? 내가 함께해도 되나 싶기도 한데(아냐 이건 낮은 자존감에서 나온 생각..) 너무나 좋아서 3기가 되어도 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멋진 씽큐베이션 실력2기팀원들이 실제로 한달 파생상품?ㅋㅋ들을 리딩하고 계시고 가끔 행동과 성과로 보여주는 동기? 들을 보며 나는 뭐하고 있나 싶기도 하지만, 그안에서 나타나는 연결을 통한 열매들을 보자면 입만 벌리게 될 정도로 엄청났다.


아무튼 그래서 이것도 커다란 운! 이 작용한 덕분이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내가 아무것도 안했다면 이런 운을 만날 수 있었을까? 아이들 등하원 시간에 안맞다고 씽큐베이션 지원을 안했다면? 혹은 블로그에 개발새발이나마 서평을 꾸준히 올리지 않았더라면? 혹은 한달이라는 프로젝트에 손들지 않았더라면? 이런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작은 발걸음이라도 행동을 했다는 것, 그게 나를 점차 나은 방향으로 인도해줬고, 커다란 운도 잡을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앞으로도 아마 더 큰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내심 기대해본다.


일년동안 나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내가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내향적인 내가 어찌됐든 독서모임에 나가고, 말은 잘 못하더라도 그걸 즐기게 되고, 책을 많이 읽고 쓰기도 하면서 또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는 것. 그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나의 자존감도 한층 높여주었고 가능성도 더 넓혀주었다. 이걸 이십년 아니 십년전에라도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도 싶지만 한편으론 아직 아이들이 어린 시기에 내가 변해서 다행이다 싶다.


나의 변화가 아이들에게 더 큰 가능성을 열어주게 하고 더 나은 방향의 삶을 살아가게 해주는데 도움이 된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또 더 나은(아주 작은 것이라도) 세상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변화는 지금 이 순간 작은 것이라도 행동하는 순간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자존감의 여섯기둥] 오늘의 문장


•자기주장은 생각하는 데에서 시작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세상을 나아가려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원하는 바를 현실로 옮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주장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존중하고 그것을 얻으려 투쟁하려면, 많은 경우에 용기를 내야 한다.

•미국에서든 다른 사회에서든, 튀는 것보다 조화를 이루는 편을 바람직하다고 여긴다면 자기주장이라는 미덕은 용인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지 않고, 당연히 그래야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않는다면, 자기 감각은 상처를 입는다. 세상이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다. 나를 상처입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자존감을 쌓는 방법 하나는 자기 주장이 곤란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관철하는 것이다. 자기 주장에는 늘 용기가 필요하다.


9장 자기주장하기에 나온 안좋은 예시들은 전부 내 경험담이 아닌가? 안타깝게도 정말 그랬다. 택시에서 담배냄새가 싫은데도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지 못하던 내 모습, 남편과 싸우는 게 싫어 그냥 입다물고 있던 순간들, 나는 정말 좋았지만 다른 사람이 별로였다고 하면 내 의견은 그냥 무시했던 순간들...아직도 완전히 고쳐지진 못했지만 지금은 그래도 소리를 내기 시작한 편이다. 왜 요구할 것을 요구하지 못하고, 튀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며 자기주장하는 것을 두려워 했을까? 한국사회 안에 내재된 문제이기도 하고, 부모님들의 잘못된 교육 때문이기도 하고, 용기를 내지 못한 내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이 나를 얼마나 상처내고 무디게 만들어왔을까? 그리고 또 그것이 나의 아이들에게 얼마나 안좋은 영향을 미쳤을까?


알지 못한채 그냥 살았더라면 나같은 (바보같은) 삶을 살았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아찔해진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도 산다. 나의 주장과 행동과 용기는 그래서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나를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반드시 바뀌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잊지말자.


#한달자존감 #자존감의여섯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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