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시 (樂詩)
내가 뱉은 말들
내가 쓴 글들
내가 네게 충고랍시고 쏟아 낸 모든 것들
나는 정말 너를 생각해서 한 말이었을까
너를 위하는 내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좀 다르게 얘기했으면 어땠을까
우정
사랑
인생
아기가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는 동안의 시간
그 시계를 두 바퀴나 돌리고도
나는 저 세가지를 도통 모르겠다
예전에는 알았던 것도 같다
아니, 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쓰고 뱉은 건 다 똥이었나 보다
또 한참 시계를 돌리고 나면
이렇게 무언가 깨달은 듯 했던 말들도
사춘기 소년의 일기처럼 느껴질까
아무렴 어때
개똥도 철학이라 불러주는데
지금은 그냥 훌훌 비워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