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뉴욕마라톤 도전기를 보고
오랜만에 설레는 마음으로 TV앞에 앉았다.
<나혼자 산다>에서 방송하는
기안84님의 뉴욕 마라톤 도전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기안84님은 작년 대청호 마라톤에 도전하셨다.
쓰러지고, 몸이 말을 듣지 않아도
끝까지 완주한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감동했다.
그 덕분에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는 이번 뉴욕 마라톤에서 서브4를 목표로 훈련했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훈련하는 그의 모습을
SNS를 통해 지켜보며 응원했다.
안타깝게도 기안84님의 실패 소식은
방송 전에 알게 되었다.
뉴욕 마라톤 당일, 수많은 기사가 쏟아졌다.
그의 기록은 4시간 48분.
예상보다 늦은 기록에 조금 놀랐다.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을까?’
‘혹시 다치진 않았을까?’
걱정되었다.
방송을 통해 그 과정을 보았다.
신나는 초반 레이스를 지나
중반부에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고,
결국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되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고통 속에서 결승점을 향해 가는 그의 모습.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기에
그 고통이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결승점을 통과한 그의 모습이 너무 속상해보였다.
많은 노력을 쏟아부은 도전이 실패로 돌아갈 때,
심지어 노력하지 않았던 때보다
낮은 점수의 시험지를 건네받았을 때,
그 좌절감은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결과가 생긴걸까...
그래도 다행인 점은
삶은 여러 번의 기회를 준다.
실패해도 다음이 있다.
나도, 너도, 기안84도, 수능을 본 수험생도.
한 번의 실패에 좌절하기엔
너무나 많은 재도전의 기회가 있다.
다행히도 기안84님은
달리기를 멈추지 않겠다고 하셨다.
역시 영웅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그의 다음 도전은 꼭 웃는 모습으로 끝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