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polis of Ahmedabad
Sakhej Roza는 딸의 직장 사장이 방문을 추천한 무슬림사원이다. 방문 전 검색해 보니 프랑스 건축가 르꼬르 뷔지에르가 아마다바드의 아크로폴리스라 칭한 곳이기도 했다. 역시 유명한 누군가가 의미 있는 시각을 이끌어주면 좀 더 주의 깊게 살피게 된다.
아직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는 가보지 못했지만 상호연관성을 상상하며 나름대로 공간에 대한 의미를 더 찾게 된다.
이제 익숙하게 신을 벗고 사원내부로 들어간다. 누군가의 무덤인 줄도 알고 또 이를 기념하며 기도하는 곳인 줄 알게 되니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진다.
다행히 참배객이나 관광객이 많지 않아 이 공간을 오롯이 살필 기회가 주어졌다. 중앙에 자리 잡은 술탄의 관을 등지고 둘러보자니 왠지 모를 시선이 느껴진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보다.
빛과 어둠, 장인들이 만들어낸 공동작품, 아름답다.
철문을 지나 두 곳의 관이 있는 사원들과 구분된 또 다른 사원. 공간의 목적은 잘 모르겠으나 세월의 흔적 속에 남아있는 공간의 이야기는 인간과 비바람이 만들어낸 또 다른 대자연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긴 회랑 창너머에 보이는 또 다른 유적이 눈길을 끌어 밖을 향해 나갔다. 한참 주변을 돌며 길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하여 사원으로 다시 들어갔다. 좀 전에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이것저것을 물어온 소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기꺼이 안내를 자처해 주변사람들에게 길을 물어가며 앞장서주었다. 떠날 때까지 엉클을 외치며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BTS 덕을 단단히 보았다. 참 고맙다.
그 무거운 돌들을 나무 다루듯 깎고 다듬고, 맞추고 쌓아가며 건축물을 만들었다 불규칙한 바닥의 거대한 돌판도 짜임새가 잘 맞아 수백 년 거뜬하다. 중력을 버텨내는 게 건축의 묘미다.
좁다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지붕 없는 바닥에 관들이 덩그러니 나타나 살짝 놀랐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이는데 낯선 이방인의 등장에 그들도 멈칫한다. 왠지 방해되는듯하여 슬며시 계단을 다시 내려왔다.
인적 드문 사원에 새들은 주인이 된 듯.
연 날리는 소년들이나 BTS를 아는 소녀들이나 불쑥 찾아온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주는 눈빛이 잠시 주변의 소음이나 먼지를 잊게 할 만큼 따뜻하다..
사원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