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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 람 Oct 31. 2018

일에서의 균형과 배려 2

생산, 소비 그리고 환경

상품을 기획할 때 목표를 어느 정도까지 두고 개발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진다. 그 목표가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는 정도를 찾아서 지켜나가는 것이 매번 커다란 과제이다.


소비는 필연적으로 폐기의 숙명을 갖고 있다.

보다 나은 제품의 유혹은 소비를 유발하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현대 소비문화의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많은 기업들은 유행과 함께 적절한 소비욕구를 부추기며 이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미끼로한 대량생산과 소비의 꽃 창고형 할인점

현재 한국에서는 생활소비재의 폐기는 소비자의 책임이다. 일부 포장재와 가전제품은 생산자가 폐기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하지만 대부분은 소비자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일상에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와 구청에서 정하는 폐기비용을 지불하고 생활쓰레기를 처리한다. 그나마 의류, 가방, 신발 등은 재활용업체들이 수거하여 쓰레기 폐기비용을 덜어주고 있다. 자주 버린다면 자주 버리는 비용이 발생한다.

재활용 분리수거된 의류 유통현장

구매할 때 폐기하는 직간접적 비용을 생각하는 구매자는 얼마나 될까? 부담 없는 가격으로 가볍게 쓰고 유행 따라 분위기도 바꿀 요량으로 자주 구매하고 자주 폐기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개별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또한 적절히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하며 소비의 미덕을 생각할 것이고, 생산자는 현행법이 제한하는 법적인 책임 안에서 의욕적으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생산활동에 임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수백만 개의 생활용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대량 생산자 입장에선 상품이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폐기되는 과정이 사람의 생로병사와도 같이 오랫동안 잘 사용되어 제대로 폐기되길 바라게 된다.  다행히 잘 사용되고 별 탈 없이 수거되어 매립되거나 소각되면 좋겠지만 누군가는 그냥 자연에 내버리는 경우도 있다. 생활용품은 유기체가 아니니 자연에서 쉽게 썩거나 짧은 시간 안에 분해되지 않는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정부는 늘 일손이 모자라고 규율과 제도 속에서 주춤거리고 눈치를 살핀다.

적절히 수거되지 못한 생활폐기물들

인간의 삶에 유익함을 제공한 대가로 기업은 이윤을 얻고 사용자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자연은 무엇을 얻었을까? 대량생산에 따른 대량소비는 자연환경에 감당해야 할 몫을 너무 크게 짐 지운 것은 아닌지 미안해지기 시작한다. 남겨진 자연환경은 후손들이 사용하는 삶의 환경이 될 텐데 말이다.

다행히 탁월한 후대의 과학자가 쓰레기 폐기의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문제를 손쉽게 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몫이고 나는 현재의 몫을 감당해야 한다.

재활용 폐지 수집 분리 현장

일상에서 사용된 물건들이 너무 쉽게 사용되고 폐기된다. 소중하게 다루는 가치가 빛을 잃어가고 있다. 물건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같을 순 없지만, 그렇게 쉽게 물건을 쓰고 버리는 몸에 밴 태도는 부지불식간에 사람에게도 적용하게 된다. 인간존중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다고 쉽게 떠나보내지 못하고 집착하는 것 역시 건강하지 못한 태도이겠지만 좀 더 신중한 태도가 아쉽다.


나름 글을 쓰면서 돌이켜보면 정성스럽게 상품을 만든다 곤했지만 허접하기도 하고 내 욕심 갖고 만들기 일쑤였다. 그 와중에 그 상품을 구입하고 애정 갖고 사용해준 고객들과 버텨준 환경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시장에서 모두에게 적용할 가치라고 하긴 어렵지만 좀 더 오래 사용할 상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생산자가 많아지면 좋겠고 또 그런 상품을 오래 사용해주는 사용자도 늘어나면 좋겠다. 그래서 물건도 사람도 귀하고 자연환경도 귀하게 대접하면 좋겠다.


이제 상품을 기획할 때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인간과 환경의 지속적인 균형과 조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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