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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 람 Dec 31. 2018

일에서의 균형과 배려 3

기업가와 근로자-서로 다른 입장, 그러나 같은 인간의 길

회사에 왜 다니나요?

돈 벌려고 다니는 것 아닌가요?

사장님도 돈 벌려고 회사 운영하는 것 아닌가요?

취업과 기업의 목적을 자연스럽게 돈으로 귀결시키고 그것이 전부인 듯 여기는 사회에 살고 있다.

기업을 돈을 버는 도구로만 생각하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역시 그의 도구로만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다.


회사를 만들어 기업활동을 한다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욕구,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 또는 현재의 삶에서 보다 나은 경제적인 가치 창출을 기대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여내지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자 하는 등 다양한 동기와 목적이 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사업품목과 서비스 방법 등에 따른 계획을 세우고 가용한 자본의 규모를 짜 맞추고  함께 일할 다른 사람을 찾게 된다.


기업은 이윤추구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지만 그 목적을 위한 도구로서 사람을 대하는 것은 초기 자본주의의 모습이다.  이제 자본을 창출하고 다루는 사람이 도구적 존재에서 인격을 존중해주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동기도 중요하고 사업품목, 자금도 중요하지만 역시 인사가 만사다.

첫인사는 회사를 설립하는 사람이고 그다음 그와 함께하는 사람들이다.

무슨 생각으로 어떤 의도로 어떤 방식으로 일하느냐  기업가의 마인드와 열정 그리고 역량, 비전 등을 바탕으로 사람이 모인다.

결국 이들이 기업의 핵심가치이고 기업의 시작이다.


근로자와 회사 간의 입장은 서로 다르지만 고용 목적상 서로 기대하는 조건을 맞추어 일함으로써 상호 간의 기대가치를 교환해가면서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간다.

절대빈곤이 존재했던 산업화 시대에선 노동자는 인격에 앞서 노동의 금전적 효용가치가 우선되었지만 그 과정을 겪어낸 현재에 이르러서는 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동의 교환가치 외에 인격적인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 회사는 생존과 성장이라는 과제를 감당하기 위해 시장을 통해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고 그들이 스스로 동기에  충만하도록 업무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그들이 적절한 보상을 얻도록 한다.

보다 우수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기업은 가능한 한 차별화된 기업가치와 보상체계를 제공하려 한다. 기업의 가치와 보상체계가 보편적인 기대 수준보다 그 차이가 클수록 지원자는 몰리고 기업은 폭넓은 선택이 가능해진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치열한 경쟁은 소수의 성취자와 다수의 탈락자가 양산되는 구조를 만든다. 탈락자가 탈락 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을 때는 상대적 박탈감이 적지만 그 폭이 좁을 때 사회적 박탈감을 갖게 된다. 그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은 점차적으로 독점적 힘을 갖게 되고 자연스레 균형이 깨진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된다.


여기에 기업가와 근로자의 입장이 심하게 구분되는 시점이고 남과 다른 지위와 힘을 맛보고 이를 지키고 더 나아가 강화시켜나가고 싶은 욕구가 해당된 기업과 소속 근로자 모두에게 꿈틀댄다. 보편적 사람에서 남과 차별화된 위치의 사람이 되고자 하는 유혹이다. 애초에 기업의 출발 속에 감춰져 있던 인간의 욕망에 해당되는 것일 수 있다.

빛나는 외형적 성장 이면에 사람을 도구로 보는 수천 년 역사의식에서 벗어나기 힘든 함정이 숨어있다. 사람은 도구 이상의 가치가 있다.


기업이 근로자뿐 아니라 사용자나 구매자,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힘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그 힘을 어떠한 입장과 태도로 사용하느냐는 각 기업의 가치에 달려있고 그것은 결국 그곳에서 일하는 이름 없는 각 개인의 집단 가치의 표현이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그 가치에 동조하는 근로자가 기업과 사회를 만들어간다.


이러한 것은 형태만 다르지 나와 남을 구분하고 독점적 힘을 향한 인간의 욕구가 권력이나 자본, 명성 등으로 나타나는 것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유혹 속에 살고 그 유혹에 잘 반응하는 인간의 단면이다.

선택은 깨어있는 개인의 몫이다.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  


많은 수의 사람들이 기업들이 제공하는 새로움 그리고 편리함, 안락함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적극적으로 이를 자신의 일상적 삶에 가치로서 허용하고 수용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듯 역사적으로 소수가 누려왔던 부와 편리함을 대중들이 맛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펼쳐진 것이다. 절제하기 힘든 유혹이다.

그 중심에 있는 기업과 근로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자임과 동시에 사용자, 소비자의 위치에 처해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시대에서도 사람이 먼저인가 기능과 역할이 먼저인가를 언제든지 되물을 수 있는 제삼의 시각을 내적으로 갖고 있고 이러한 의식은 조금은 어렵고 버겁더라도 균형 있게 기업활동을 통해 지구공동체 안에서 많은 유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생산자 혹은 소비자가 아닌 깨어있는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업가와 근로자 모두의 피할 수 없는 몫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사적인 조직이지만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니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업이 추구하는 이익을 반사회적인 방법으로 취득하게 되면 함께 일하는 모든 이의 노동가치가 반사회적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니 기업활동의 결과인 이익뿐 아니라 의도와 과정 또한 결과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이다. 반사회적 방법으로 취한 이득과 사회적 동의에 의해 취한 이익의 가치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개개인의 의식 수준이기도 하거니와 그 시대 사회적 의식 수준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돈이라고 다 같은 돈이 아니라는 옛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한편 기업활동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경영자나 근로자 모두 노동의 가치를 적절한 금전적 보상과 더불어 인격적인 대우와 실행 과정의 의미, 대상과 환경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추구하는 시대에  근로자가 사회적 약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한 또 다른 권력을 행사하는 이면도 조심스럽게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기업가나 근로자 모두 자기중심적인 입장에서 공동체를 위해 각기 한 발짝 떨어질 필요가 있다.  

고전적 가치처럼 여겨지는 절제의 미덕이 절실해진다.

고용주나 피고용자가 서로 입장이 다르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의 가치가 기업활동에 우선하지 않겠는가?


돌이켜보면 불순하기도 하고 정리되지도 않은 개인의 동기와 욕구에 맞춰가며 함께 일해온 동료와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기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 사회와 환경이 고맙기에 늘 벌어지는 눈앞의 유혹에 그 이익이 자신에게나 공동체에 얼마나 유익한지 날마다 묻고 갈등할 수밖에 없다.


취업을 앞둔 딸에게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과 취업하는 동기를 되살펴보며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에 맞게 자신을 갖고 도전해보길 바라며 두서없는 글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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