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일상

welcome back

by 바 람

인천공항에서 14시간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케네디공항은 너무도 한산했다. 보통 도착하는 비행 편이 겹치기가 일쑤인데, 이번에는 단독 도착이었나 보다. 미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줄었다는 소식이 실감 난다. 자주 방문하여서인지 까탈스러운 입국이민국 공무원도 welcome back 인사를 다해주니 별일이다.

14시간의 비행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딸들을 보러 가는 마음에 지루함도 잊었다. 마음과 몸의 조화는 신비하기만 하다.

벌써 익숙한 광경에 눈을 뜨는 새벽이다. 얼핏 보면 한강변과 비슷한 맨해튼에서 브루클린방향으로 바라보는 이스트강변의 모습에서 어스름한 새벽녘 세상이 깨어나고 있다. 영상 12-13도 기온은 적당히 뛰기도 좋은 가을날씨이다.

무엇을 꼭 해야 된다는 마음 없는 마음이 자유롭다. 단지 적절히 자신과 주변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이며 그 순간을 가벼이 대하는 태도가 이제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딸은 아빠를 위해 브루클린 아트페어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 비트가 강한 흥겨운 음악과 함께 시끌벅적한 전시장은 파티같이 즐거운 분위기이다. 작품마다 작은 글씨로 가격이 표기된 부스는 관객을 향해 활짝 열려있다. 관심을 보이는 관람객들을 대하는 작가의 눈빛은 생기가 넘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그들의 작품으로 소통하는 이 순간만큼은 팔리던 안 팔리던 하나 되는 즐거운 시간이다. 미국은 물론 이태리, 우크라이나, 일본, 중국, 덴마크 등등 세계각국에서 온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에 시차도 잊고 한껏 취해본다.

문화의 도시 뉴욕에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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