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 2 AMNH

빅뱅, 우주의 시작과 현재

by 바 람

자연사박물관을 다녀온 지 이틀이 지났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나머지 전시가 자꾸 눈앞에 어른 거린다. 결국 흐린 날씨에는 박물관이 최고라며 핑곗거리를 만들어 C라인 지하철에 올랐다. 두 번째 방문이라 입구애서부터 티켓팅까지 거침없다. 더욱이 딸과 함께 뉴욕에 지내고 있다고 하니 입장료도 원하는 만큼만 내라고 한다. 여러모로 쉬워졌다.

지난번엔 아프리카, 아메리카대륙중심으로 봤다면 이번엔 아시아관이다. 아시아동물뿐 아니라 러시아, 몽고, 중국, 일본, 티베트, 태국, 말레이등 아시아문화가 전시되어 있다. 왠지 기분이 묘하다. 유럽관이나 미국 이민자 전시관도 있을 법 한데 이들에 대한 이야기 보다 아시아는 이들에게 아직 박물관에 두고 살펴봐야 하는 낯선 문화인 것이다.

중국관에 있는 맹호도, 너무도 조선민화와 닮았다

미국자연사박물관은 1869년 처음 센트럴파크 아스널(The Arsenal)의 작은 건물에서 시작했다가 1877년 지금의 건물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설립자인 앨버트 빅모어(Albert S. Bickmore) 박사는 당시 JP 모건이나 루스벨트대통령의 부친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시니어등 미국의 경제, 정치지도층과 함께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프랑스 파리국립자연사박물관에 영감을 받아 뉴욕에 미국을 대표할만한 박물관을 표방하며 유럽의 박물관보다 더 크고 좀 더 공공교육에 목표를 두고 박물관을 출범시켰다고 한다. 정말 다시 가봐도 설명이 잘되어있다. 그냥 전시관이 이끄는 방향대로 가다 보면 전시흐름이 잡히게 설계되었다. 거대한 공간 속에서 실물 같은 견본들과 함께 전달되는 정보는 영상과 인쇄물로 공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상생활 속에서 조금만 시간을 내어 방문한다면 우리가 사는 지구환경과 문화, 우주에 대한 기초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감동적이다. 호기심을 일깨우니 공부하고 싶은 열의가 나도 모르게 솟아난다.

북아메리카 미국본토의 동식물환경과 해양생물도 빼놓지 않았다. 해양관 중앙 천장에 압도적인 스케일의 29미터 대왕고래(Blue whale)를 실사크기 모형으로 전시한 것만으로도 거대한 바닷속에 빠져드는 느낌을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크고작은 생물표본들

무려 37미터 길이의 티타노사우르스 실제화석은 너무 커서 전시실 뚫고 나와있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서 발견되어 파타고니탄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거대한 공룡은 살아있을 때 아프리카코끼리 10마리 정도를 합친 무게라 하니 정말 엄청나다.

세계최대규모의 공룡화석 전시답게 다양한 공룡화석들이 많은 연구를 거쳐 살아있을 때의 동작을 구현하고 있다. 자연과학에 대해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살아있는 전시관이다.

지구와 우주.

빅뱅으로 시작하는 물질세계의 탄생.


우주가 더 이상 낯선 세계가 아니다. 우주는 지구의 시작점이자 인류의 시작점이고 현재다. 이 세계로의 탐험은 외계생명이 더 이상 괴물이 아닌 우주라는 거대한 공동체 안에 또 다른 생명체라는 열린 태도로 안내한다. 과거 남미전역에서 스페인식민시대에 멸종된 원주민역사도 반면교사이다. 아는 만큼 자유로워진다.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은 방어본능을 일으키고 서로 이빨을 드러내게 하지만 알아갈수록 그 두려움은 사라지게 되어있다. 인류자신과 지구를 표본 삼아 열린 마음으로 배워가야겠다.

철학이 지성의 지유로운 세계를 열고, 종교가 영성의 자유로운 문을 연다면 예술은 표현으로 자유함을, 그리고 자연과학 또한 물질세계의 자유함을 준다. 물질세계에 대한 즐거운 질문들이 샘물처럼 솟는 와중에도 지금 질문하는 의식의 기원에 대한 궁금증이 몽글몽글 올라온다. 미지의 신비함은 분명 탐험의 즐거움이다.


자연사박물관은 질문한다.

인류는 과연 지속가능한 종인가?



인류에게 미래는 있는가?


하루 앞도 모르는 오늘을 살며 너무 앞서가는 질문 아닌가 싶어도 내가 받고 누린 만큼 후대에 남겨줘야 할 숙제가 무엇일까 돌이켜보게 한다.

그리고 질문 속에서 오늘의 소중함을 느껴본다.


이제 뉴욕의 날들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주어진 조건 속에 무엇을 선택하며 사느냐는 전적으로 본인몫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값지게 보내게 해 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어수룩한 여행기를 함께 읽어준 친구들과 독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모두에게 평화가 함께하길~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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