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58일의 여운
58일간의 뉴욕여행이 끝나간다.
2025년이 저무는 시점,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의 가장 뜨거운 도시에서 딸들과 함께했던 덤덤한 일상을 돌이켜 본다.
맨해튼을 가득 메운 건물과 공원들, 그리고 문화공간, 특히 박물관들과 거리 곳곳을 다니며 이 사회가 지키며 살아가고 싶은 모습을 엿보며 함께 시간을 나누었다. 그 경험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는지 되묻는 시간이기도 했다. 함께 소통하길 바라고 상대를 존중함으로써 존중받고자 하는 다양함이 역동적으로 공존하는 도시공간, 뉴욕. 이러한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은 이 도시가 가진 독특한 개방성 아니었을까? 이 개방성은 먼 나라 이방인까지도 이 땅에서 숨 쉬게 하는 틈을 제공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가족의 모습과 형태에 열린 태도를 갖도록 도와준다.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한국과 미국으로 떨어져 있는 가족구성원이 물리적 거리가 마음의 거리가 되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소중히 지켜나가는 방법을 조금씩 더 배워가며 관계를 꾸준히 키워 나가길 조심스레 바라본다.
지나온 여정을 돌아보는 가운데 뜬금없이 숏폼 영상 속 생명력 넘치는 몸짓들에 눈길이 머문다. 지성의 자유함만큼이나 본능의 생동감 또한 인류를 지탱해 온 정직한 힘임을, 이 묘한 경계 위에서 새삼 깨닫는다.
커버린 딸들을 두고 떠나는 마음은 여전히 안쓰럽고도 헛헛하다.